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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은 갑, 학부모는 을"…되풀이되는 특기생 입시비리

입력 2019-01-13 21:11 수정 2019-01-13 21:44

대학들 "사전 스카우트 없었다" 자체 결론 제출

연세대 '체육 특기자전형' 폐지 검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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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들 "사전 스카우트 없었다" 자체 결론 제출

연세대 '체육 특기자전형' 폐지 검토 중

[앵커]

취재기자와 좀 더 자세히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정해성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정 기자, 두 달 전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대학 아이스하키 특기생, 사전에 이미 정해져 있었다. 그런 의혹을 보도했었고 그걸 이제 합격자 명단이 미리 유출됐는데 실제 합격된 사람들을 보니까 정말 똑같더라 해서 나왔던 이야기였잖아요.

[기자]

네. 이른바 '사전 스카우트 의혹'입니다.

아이스하키로 유명한 연세대와 고려대에서 모두 그런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보도 이후 두 학교 모두 자체 진상조사에 나섰고, 그 결과를 최근 교육부에 제출했습니다.

일단 현재 학교 입시 시스템상 현장 감독과 코치 등이 개입할 여지는 없다, 이렇게 결론내렸습니다.

[앵커]

하지만 그 결론은 이제 일선 학교에서 자체 조사, 대학에서 자체 조사의 결과를 바탕으로 한 거고요. 앞서 리포트에서도 보셨듯이 재학생 학부모들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대학 감독들이 개입을 했다 이런 증언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교육부 관계자도 그럴 가능성에 대해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습니다.

그 이유가 입학사정관으로 참여하는 교수가 매년 바뀌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미리 알고 접근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수사권이 없기 때문에 이 부분을 직접 들여다보지는 못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취재 중 의심이 갔던 부분이 있는데, 이번 입시에서 연세대 아이스하키 체육 특기생으로 9명이 합격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 중 6명은 다른 대학에 지원을 하지 않고 오직 연대에만 지원을 했다는 겁니다.

[앵커]

9명 중 6명이 그랬다고요? 이게 아무리 성적이 좋은 학생이라고 하더라도 좀 불안하기 때문에 다른 학교를 같이 이제 복수지원을 하지 않습니까? 좀 이례적인 케이스라고 볼 수 있겠네요.

[기자]

그러다 보니 혹시 사전에 합격을 자신했기 때문에 혹은 약속을 받았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니냐 이렇게 연대 측에 질문을 던졌는데 답이 돌아왔습니다. 한번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연세대 관계자 : 연대 인기가 높아서. 최상위권 지원자 중에는 으레 연대만 지원하는 경우가 많아요.]

[앵커]

다른 대학, 지원할 만한 다른 대학들도 있을 텐데 선뜻 납득하기가 힘든 그런 대답이군요. 물론 그런데 이 부분은 정황상 그렇게 보일 수 있다라는 그런 거고 관계당국에서 아무래도 확인이 좀 더 필요하겠죠. 그런데 이제 앞서 나온 그 증언대로 이런 구조가 사실이라면 학생과 학부모들 입장에서는 대학 진학에 대한 어떤 것들까지 쥐고 있는 고등학교 코치에게 절대적으로 어떻게 복종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라고 볼 수 있겠군요.

[기자]

연고대 수시 특기자전형에는 실기평가가 없기 때문에, 고교 경기 실적이 매우 중요합니다.

고교 감독이 출전권을 가지고 있고요.

학부모가 감독에게 항의조차 할 수 없는 구조라고 합니다.

[윤종원/서울 강북 K고 학부모 : 딱 저보고 그래요. 'X새끼 많이 컸네'. 결국엔 내 새끼 죽인다는 소리로 밖에 안 들리는 거죠. 진짜 무섭습니다.]

[앵커]

고등학교 코치가 학부모에게 저런 욕설을 했다는 거군요. 서울 강북의 K고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과연 이 학교에서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기자]

K고 만의 일은 아니었습니다.

다른 학교에서도 제보가 들어오고 있는 상황인데, 특히 이번 입시를 두고 계속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 K고 학부모 : 공공연하게 누구는 4억을 주고 들어갔다. 어떤 친구는 4억이다. 또 어떤 친구는 예비기 때문에 2억이다. 뭐 이렇게 해서 합이 10억이고.]

[앵커]

액수가 상당히 충격적이군요. 그런데 이런 체육 특기생 비리, 이번이 처음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해결이 안 되고 계속 되풀이되는 느낌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98년에도 당시 아이스하키협회장이 연대 특기생 선발 대가로 학부모들로부터 금품을 받고 구속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2007년 연대 윤 모 감독, 지금도 연대 감독입니다.

고교 감독으로부터 입학 대가로 돈을 받아서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습니다.

입시 비리가 계속되는 가운데 최근 연대는 아예 수시모집 체능계열 특기자전형을 폐지하는 것까지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JTBC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체육특기생 비리와 관련된 제보는 지금도 계속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하죠. 관련된 내용들 또 저희가 추가로 취재를 해서 잘 전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정해성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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