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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제주 4·3' 추념식…군·경, 71년 만에 첫 유감 표명

입력 2019-04-03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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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3일)은 제71주년 제주 4·3항쟁 추념일 이었습니다. 제주 4·3 평화공원에서는 피해 가족들과 이낙연 총리, 주요 정당 대표 등 1만여 명이 참석해 추념식을 가졌습니다. 지난해 직접 참석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별도의 메시지를 통해 "제주 4·3의 완전한 해결이 이념을 극복하고 국민통합으로 가는 길"이라면서 "대통령으로서 끝까지 챙기겠다"고 말했습니다. 오늘 고 반장 발제에서는 제주 4·3 항쟁 관련 소식과 이 시각 현재 진행되고 있는 보궐선거 관련 속보를 함께 전해드립니다.

[기자]

[이낙연/국무총리 : 그해 제주의 봄은 이념의 광기와 폭력에 짓밟혔습니다. 세계가 냉전으로 나뉘고 조국이 남북으로 갈라지는 과정에서, 무고한 제주도민들이 참혹하게 희생되셨습니다. 여러분은 4·3의 상처와 미움을 용서와 화해로 꽃피우셨습니다. 이 땅에서 피 흘리고 죽어간 모든 사람이 희생자라며 여러분이 먼저 용서하고 먼저 껴안으셨습니다.]

'속솜하라.' 제주도 방언으로 잠잠히 있으라, 조용히 있으라는 뜻입니다. 제주 4·3 항쟁 오늘이 71년 되는 날입니다. 매년 이 맘 때가 되면 4·3 항쟁에 대한 뉴스가 쏟아지지만 여전히 4·3 항쟁이 낯선 분들도 많으실 줄 압니다. 제주 4·3을 상징하는 단어 저는 이 '속솜하라'가 자꾸 눈에 밟혔습니다.

나서면 죽고, 잡히면 죽는 그런 세월. 참혹한 시간이 지나간 뒤에도 행여 빨갱이로 몰릴까 잠잠히, 그저 조용히 인내해야 했던 그 시절 바로 제주 4·3입니다. 제주 4·3 항쟁은 1947년 3월 1일 경찰의 발포로 주민 6명이 사망한 사건이 발단이 됐습니다. 이후 1954년 9월까지 제주도 내에서 발생한 무력 충돌과 강제 진압 등으로 무고한 주민 수 만 명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낙연/국무총리 : 이념이 뭔지도 모르는 양민들이 이념의 이름으로 살해되셨습니다. 젖먹이, 임신부, 팔순의 노인까지 광기의 폭력을 피하지 못하셨습니다. 7년 동안 제주 인구의 10%에 해당하는 3만여 명이 목숨을 잃으셨습니다. 목숨을 지킨 사람들께는 연좌제와 사회의 낙인이 옥죄었습니다.]

제주 출신 소설가 현기영의 작품 '순이삼촌'에는 이런 대목이 나옵니다.

[순이삼촌 (음성대역) : 아, 떼죽음 당한 마을이 어디 우리 마을뿐이던가. 이 섬 출신이거든 아무라도 붙잡고 물어보라. 필시 그의 가족 중 누구 한 사람이, 아나면 적어도 사촌까지 중에 누구 한 사람이 그 북새통에 죽었다고 말하리라.]

오늘 4·3 추념식에 참석한 배우 유아인 씨는 "나 역시 4·3 항쟁이 뭔지 몰랐다"고 고백하며 "젊은 세대가 4·3을 알아나가고 3세대 유족이 1세대를 이해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추념일은 그 어느 해보다 의미가 있었습니다. 바로 71년 만에 처음으로 군과 경찰이 직접 유감의 뜻을 나타냈기 때문입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오늘 서울에서 진행된 추념 행사에 직접 참석해 애도를 표했습니다. 경찰청장이 4·3사건 관련 시민단체 주최 행사에 참석해 애도를 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민갑룡 청장은 방명록에 쓴 메시지를 통해 "무고하게 희생된 모든 분들의 영전에 머리 숙여 애도의 뜻을 표하며 삼가 명복을 빈다"고 밝혔습니다. 추모제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다시 한 번 같은 입장을 강조했습니다.

[민갑룡/경찰청장 :이런 비극적인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있었던 우리 경찰의 행위에 대해서도 반성적으로 성찰하면서 다시는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경찰은 오로지 국민만을 생각하며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민주 인권 민생 경찰로 거듭나겠습니다.]

국방부도 공식 입장을 통해 유감의 뜻을 밝혔습니다. 국방부는 입장문에서 "제주4·3특별법의 정신을 존중하며 진압 과정에서 제주도민들이 희생된 것에 대해 깊은 유감과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제주 4·3 추념식에 직접 참석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별도의 메시지를 내놨습니다. 문 대통령은 "제주 4·3의 완전한 해결이 이념을 극복하고 국민통합으로 가는 길"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이 소식은 들어가서 더 전해드리겠습니다.

이렇게 제주 4·3의 아픈 역사 조금씩 치유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고통 속에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어제 뉴스룸에서는 정부에서 인정받지 못해 개별적 법적 투쟁 중인 피해자들의 사연이 방송됐습니다.

[최충일/기자 (JTBC '뉴스룸' / 어제) : 실종된 외할아버지를 찾으러 나간 할머니 등에 업혀있다 넘어져 허리를 다친 강양자 할머니입니다. 허리가 휜 채 70년을 살다 4·3특별법이 제정된 이후 후유장애인 인정 신청을 냈습니다. 하지만 증언해줄 이들이 모두 세상을 떠났고 기록도 남아있지 않아 퇴짜를 받았습니다.]

[강양자/제주 용담동 (JTBC '뉴스룸' / 어제) : 제가 (4·3 때문이라는) 대답을 할 수가 없었어요. 그때까지도 그 재판장한테…]

제주도야 언제 가도 좋은 곳입니다만, 특히 봄 제주 많은 분들이 찾고는 하죠. 제주 여행 계획하고 계신 분들 많으실 줄 압니다. 이번 제주 여행은 특별히 4·3 평화공원부터 4·3 기념관까지 관련 시설 둘러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제주 4·3 관련 소식은 들어가서 더 전해드리고요.

오늘 경남 창원 성산 그리고 통영과 고성에서는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오전 6시부터 시작된 투표 오후 8시까지 계속 될 텐데요. 이 시각 현재 투표율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창원 성산입니다. 오후 5시 현재 투표율 40.1%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통영 고성입니다. 오후 5시 기준 44.9%입니다. 이밖에도 전북 전주시 라 선거구, 경북 문경시 나 선거구, 라 선거구에서도 기초의원 선거 진행 중이니까요. 아직 투표 안 하신 분들 서둘러서 소중한 한 표 행사하시기 바랍니다.

선거 관련 소식도 들어가서 좀 더 전해드리고요. 오늘 발제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 군·경, 71년 만에 제주 4·3 첫 유감 표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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