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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버스 '전방경보장치', 졸음운전에 효과?

입력 2017-07-12 22:35 수정 2017-07-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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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부고속도로 사고, 지난해 봉평터널 사고 모두 졸음운전을 한 버스 기사가 앞차를 들이받은 사고였습니다. 추돌 전에 기사가 깨어나서 브레이크를 밟았다면 참사를 면할 수 있지 않았을까. 그래서 전방추돌경보장치를 도입하자는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효과가 있을지 팩트체크해보죠.

김진일 기자, 일단 전방추돌경보장치가 뭔지부터 좀 설명을 해 주실까요?

[기자]

앞에 가는 차와의 거리가 갑자기 좁혀지면 운전자에게 경고음이나 진동을 통해서 알려주는 시스템입니다.

운전자가 혹시 졸더라도 이 시스템이 알아서 추돌 경고를 해주고, 운전자를 깨워서 브레이크를 밟게 한다는 겁니다.

[앵커]

그러면 이거를 실제로 장착을 해 본 차량들은 어떤가요. 실제로 효과가 있다고 하던가요?

[기자]

효과는 있습니다. 한 고속버스 회사를 상대로 조사한 내용인데요. 전방추돌경보장치를 장착한 전후 16개월의 교통사고를 비교해 보니까 사고 발생 건수는 8건이 줄고 피해자 수도 46명이 감소했습니다.

상당히 큰 비율로 줄었습니다.

[앵커]

그러면 이거 그냥 그대로 추진을 해서 좀 장착을 하게 하면 참사를 막을 수 있지 않을까요. 어떻습니까?

[기자]

그런데 이게 정상적으로 주행을 하는 상황이라면 분명히 효과는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벌어진 버스사고들은 모두 운전자가 졸음운전을 한 상태고 앞에 차는 정지상태였는데요. 이런 상황에서는 효과가 제한적입니다.

가장 많이 쓰이는 전방추돌경보장치의 특성을 보면 추돌하기 최대 2.7초 전에 경보장치가 울리게 돼 있습니다.

시속 100km로 달리는 차가 2.7초면 75m를 주행하게 되죠. 앞차와 추돌하기 75m 전에만 경보가 울리면 충분히 제동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동차가 정지하기까지 이 제동거리가 전부가 아닙니다.

앞 상황을 지각하고 그 상황이 무엇인가를 판단하는 시간 그리고 근육이 반응을 해서 이 브레이크를 밟고 브레이크가 반응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미국과 우리나라 도로 설계를 할 때 쓰는 기준에 따르면 2.5초가 걸리는데요. 경보장치가 최대 2.7초 전에 울린다고 하니 브레이크가 실제로 작동하는 시간은 0.2초만 남는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인지하고 반응하는 시간에 이미 이제 차가 추돌을 해 버릴 수가 있다는 건데 그러니까 운전자가 심지어 또 졸고 있는 상태였다면 문제가 더 커지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이 졸음운전을 하는 상태였다면 이 시스템이 경고를 해 줘서 깨더라도 판단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생체공학학회의 연구를 보실 텐데요.

차를 타고 가다가 졸다 깼을 때는 결정을 내리는 감각이 즉각적으로 활성화되지 않는다,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저희가 앞서 기준으로 삼았던 이 인지 반응 시간인 2.5초보다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앵커]

그러면 이 경보소리하고 동시에 이제 브레이크가 작동을 한다면 어떻습니까?

[기자]

그런 상황을 가정할 수 있겠는데요. 도로설계기준에 따르면 시속 100km로 달릴 때 제동거리는 135.8m가 나옵니다.

버스에는 무게가 무겁기 때문에 더 길어질 수는 있습니다. 앞서 본 상황처럼 버스는 졸음운전, 앞차는 정지 상황인데요. 2.7초 전이면 추돌까지 75m 정도가 남았죠.

만약 브레이크가 자동으로 제동된다면 추돌을 피하지는 못해도 참사로 이어지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자동으로 좀 브레이크를 밟아주는 시스템이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요.

[기자]

그게 바로 자동긴급제동장치 AEBS라는 건데요. 추돌이 감지가 되면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밟아서 정지시켜주는 그러한 시스템입니다.

국토부가 올해 1월부터 신규 출시되는 대형 승합차, 대형 화물차에 의무적으로 이걸 달게 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신규 출시된 차들은 그렇다고 치고 그러면 기존 차량들은 어떻게 하는 겁니까?

[기자]

그렇죠. 이게 비용이 문제인데요. 신차는 설계 과정에서 이걸 넣기 때문에 200만 원에서 400만 원 정도가 드는데 기존 차량은 엔진을 포함한 전체적인 구조를 다 바꿔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1000만 원 이상 들어간다고 합니다.

그래서 정부도 이걸 추진하다가 포기했습니다. 교통안전법에 자동긴급제동장치를 포함시키는 개정안이 올라갔지만 예산 문제로 빠졌고 정부도 시행령을 바꾸면서 그대로 따랐습니다.

그러나 결국 이 정책의 완결성을 위해서는 개정안을 다시 논의할 수밖에 없지 않나 하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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