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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네이스와 나이스…N.E.I.S'

입력 2015-07-22 21:19 수정 2015-07-23 13:53

'노동 개혁' '통큰 사면', 그대로 써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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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개혁' '통큰 사면', 그대로 써야 할까

뉴스룸 2부의 문은 앵커브리핑으로 엽니다.

'노동개혁'이 당청의 새로운 화두가 됐습니다.

"표를 잃을 각오"라는 표현마저 나왔으니 정말 그런지 여부를 떠나 다짐의 강도는 강해 보입니다.

'노동' 뒤에 '개혁'이란 단어가 합해졌습니다. 자연스레 노동시장은 '개혁'해야만 할 비정상적인 무언가가 되어버렸지요. 토론 시작도 전에 '개혁'이란 닻이 먼저 내려졌고 선택의 여지도 없이 그 배 위에서 논의가 시작되게 생겼습니다.

상생이란 이름하에 정규직은 가진 것을 내놓아야 하고 아들 세대를 위해 아버지 세대들은 임금을 줄여야 한다는 이치… 개혁에 반대하는 사람은 '반 개혁'이 되어버리고 마는 것이지요.

이런 논의구조라면 여기에서 기업의 역할과 책임은 노동계가 짊어질 짐만큼 크게 강조되진 않습니다.

최근 만들어진 또 하나의 단어가 있습니다.

'통 큰 사면'

사면 앞에 '통 큰'이란 후한 단어가 붙었습니다.

통이 크다는 것이 사면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국민 대화합이란 명제 앞에서… 사회정의, 즉, 누구나 죄를 지은 만큼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더 커다란 명제는 어느새 휘발되어 버렸습니다.

즉, 사면 앞에 통 큰이란 표현이 붙으면서 원칙을 벗어나선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것이 마치 속이 좁은 행태가 돼버리는 상황… 정치적 행위에 대한 이름짓기는 이렇게 사람들의 머릿속 사고의 틀짓기로 이어집니다.

노동개혁, 통 큰 사면.

그러나 비판하는 이들조차 이러한 표현들을 그대로 사용하는 중이고 언론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이 말을 하는 순간 코끼리를 떠올리는 것처럼, 부정하면 부정할수록 그 표현과 의도에서 벗어날 수 없는, 전형적 틀짓기, 즉 프레이밍의 덫에 걸려드는 건 아닌가…

지난 2003년에 벌어진 NEIS 논란을 기억하시는지요. 학생의 성적과 품행 등 모든 것을 기록해 공유한다는 교육부 계획을 전교조가 강력 반대하면서 용어를 둘러싼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교육부는 긍정의 의미를 담아 '나이스'라 칭했고 전교조는 '네이스'라고 불렀지요.

건강한 시민사회라면 누군가가 쳐놓은 프레임 안에서 대리전을 벌일 것이 아니라 프레임 밖에서 대안을 찾아 고민해야 하는 것이 아닐지요.

논란중인 국정원의 도감청 의혹 또한 '국가안보'라는 프레임을 극복해야 그 실체에 접근할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들의 언어가 아닌 우리의 언어로 우리의 신념을 말해야 한다"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의 저자인 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 교수의 조언입니다.

오늘(22일)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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