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베 일본 총리의 미국방문에 대해선 어젯(27일)밤부터 그 발언 하나하나가 속보로 전해졌습니다. 오늘 저희들은 아베가 쓴 단어 한 가지에 집중해봤습니다. 아베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사죄 없이 또다시 '인신매매'라고 언급했습니다. 이 인신매매란 말이 서구와 아시아에서 다른 어감을 갖는 점을 아베는 교묘하게 이용한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조민중 기자입니다.
[기자]
아베 총리는 하버드대 강연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인신매매'란 말을 꺼냈습니다.
[아베 신조/일본 총리 : 위안부와 관련해선 인신매매에 희생된 분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픕니다.]
아베의 인신매매 언급은 지난달 27일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 이후 두 번째입니다.
미 국무부는 당시 이 발언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논평을 냈습니다.
이에 앞서 국무부는 "2차 대전 당시 성을 목적으로 한 일본군의 여성 인신매매 행위는 끔찍하고 극악한 인권 위반"이라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국무부는 인신매매의 주체를 일본군으로 명시했는데, 아베는 생략한 게 차이점입니다.
그런데 이를 간과하고 아베가 인신매매란 용어를 씀으로써 위안부 문제의 책임을 인정하는 전향적 자세를 취한 걸로 간주한 겁니다.
하지만 국내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인신매매'는 민간업자들에 의한 범죄란 개념이 일반적이기 때문입니다.
[정신대대책협의회 관계자 : (위안부가) 일본군에 의한 성노예였다는 본질을 피하려는 용어 선택입니다. 개념의 차이를 이용하는 전략입니다.]
국제사회의 사죄 요구에도 아베 총리는 교묘한 이중 플레이만 벌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