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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주사 맞고 피부 괴사"…유효기한 때문?

입력 2017-12-12 22:13 수정 2017-12-13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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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뉴스룸 (어제) : 피부가 검붉게 변했고, 500원짜리 동전이 들어갈 정도로 상처가 벌어졌습니다. 상처 깊이는 5cm에 달합니다.]

[앵커]

서울 강남의 이비인후과에서 감기 주사를 맞은 환자 41명의 피부가 괴사됐다는 소식, 이틀 연속 전해드렸습니다. 원인을 놓고 여러 추측들이 나옵니다. 특히 병원이 '유효기한'이 임박한 주사제를 처방했다는 내용을 어제(11일) 저희가 전해드렸습니다. 팩트체크팀은 과연 이 '유효기한' 때문인지, 그리고 과거의 유사한 사건 때는 어떻게 결론이 났는지를 조사했습니다.

오대영 기자, 우선 '유효기한'이 원인입니까?

[기자]

그렇지 않습니다. 문제의 주사제는 '분말'로 된 항생제와 '식염수'를 혼합해 투여하는 방식입니다.

유효기간이 논란이 된 건 바로 '분말'인데, 식약처는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반면에 '식염수'의 오염 여부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습니다.

[앵커]

유효기한이 임박한 약이 처방되기는 했는데, 그게 원인이 된 건 아니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 항생제는 9월 30일에 유효기한이 끝나는데, 공교롭게 9월에 발병자가 급증했습니다.

환자 41명 가운데 31명이 9월에 주사를 맞았습니다.

유효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제품은 일반적으로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는 게 업계와 보건당국의 얘기입니다.

질병관리본부도 전례가 없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한때 유효기간과 부작용의 연관성에 주목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유효기한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도대체 원인이 뭡니까, 나온 게 있습니까?

[기자]

그 답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식염수'의 가능성 외에 침대나 의료기구에 균이 묻어 있었을 수 있습니다.

의료진의 손이 오염됐거나, 주사기 바늘 자체가 문제였을지도 모릅니다.

질병관리본부의 결론은 2개월 뒤쯤 나옵니다.

[앵커]

그렇다면 과연 어떤 세균이길래 '괴사'까지 일어나는 것인가요?

[기자]

피해자 41명은 모두 '비결핵 항산균'에 감염됐습니다.

이 균은 150종이 있는데, 그중 하나를 확대하면 이런 모습입니다. 보통 물이나 토양 속에 존재합니다.

폐 질환을 일으킬 수 있고, 피부에 침투하면 괴사와 고름이 생길 수 있습니다.

[앵커]

팩트체크팀이 과거 유사한 사례들을 모두 조사했다고 들었습니다. 취재의 결론은 무엇입니까?

[기자]

과거에 총 3번의 집단발병이 있었습니다. 원인은 조금씩 다릅니다.

첫 번째, 2005년 경기도 이천입니다. 주사를 맞은 66명이 둔부에 고름과 괴사가 발생했습니다.

항생제와 혼합한 '식염수'가 문제였습니다. 식염수를 개봉하고 오래 방치해 세균이 번식한 것입니다.

[앵커]

12년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군요. 두 번째 사례는요?

[기자]

2008년 경기도 안산입니다. 한의원에서 침을 맞은 104명에게 피부가 굳고 고름이 나오는 증상이 일어났습니다.

원인은 침대와 물리치료기 등이었습니다. 여기에 있던 세균이 주사 과정에서 옮겨져 몸속으로 옮겨 왔습니다.

[앵커]

하나는 식염수, 다른 하나는 환경 문제였는데 …두 사례의 원인이 다르군요.

[기자]

마지막은 2012년 서울 영등포 사례입니다. 관절 환자들이 '뼈주사'를 맞았는데, 61명의 관절에 고름이 찼습니다.

몇 가지 원인이 추정은 됐지만, 뚜렷한 결론은 없었습니다. 세 사례의 공통점은 2012년 의학계 연구 결과로 나옵니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사례는 모두 의료기관에서 시행되는 침습적 처치나 시술과 연관 있었다"

그러니까 '주사 시술'이라는 점입니다. 현재 의료법은 비교적 잘 갖춰져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런데 이를 잘 지키는지 세밀한 관리감독이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두 달 뒤에 결론이 나온다고 하니 기다려보죠. 팩트체크 오대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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