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감독도 PPT" 넥센의 '싱크탱크'가 움직인다

입력 2015-01-07 10:35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감독도 PPT" 넥센의 '싱크탱크'가 움직인다


잘 되는 집안은 다르다. 공식 훈련 시작에 앞서 팀 '싱크 탱크(Think Tank)'가 먼저 움직인다.

넥센은 7일 한 호텔에서 오전 8시부터 밤까지 약 12시간 동안 릴레이 세미나를 연다. 염경엽(47) 넥센 감독은 물론 1·2군 코칭스태프와 스카우트까지 팀을 이끌어가는 핵심들이 모두 참석한다. 염 감독은 "나를 포함해 2군 감독은 물론 참석자 전원이 발표 및 프리젠테이션을 한다. 쉬는 시간 없이 오전 일찍부터 밤 늦게까지 빡빡하게 달린다"고 말했다.

넥센은 타 구단과 달리 이번 비시즌에 외부 전력을 보강하지 않았다. 강정호가 미국 피츠버그에 진출할 경우 중요 자원에 누수가 생긴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선수들을 100% 이상 활용하고 키워 나가야 우승에 도달할 수 있다. 당연히 제2의 서건창, 박병호, 조상우를 발굴하고 육성할 코치진의 역할이 중요하다. 넥센이 시무식 다음 날부터 팀의 싱크 탱크를 가동한 이유다.

세미나 주제는 '2015시즌을 채워갈 선수 전원'이다. 염경엽 감독은 "참석자 전원이 일치된 지도 방침과 방향, 유망주를 보는 안목과 훈육 방법을 나누고 교환한다"고 말했다. 겉만 핥지 않는다. 유망주를 영입한 이유와 성장과정, 실패와 성공 이유까지 꼼꼼하게 분석한다. 염 감독은 "스카우트들은 신인 선수 영입 성공 사례와 발전 속도를 발표한다. 2~3년 동안 지도했으나 실패했을 때는 그 이유까지 분석한다"며 "코치들은 심지어 선수들의 가정환경과 신체적 특징까지 교환한다. 집에서 어떻게 생활하느냐도 지도자에게는 중요하다. 선수를 다루는 방법에 차이를 둬야 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수장은 조직원에게 통일된 방향을 재확인하고 공표하는 계기가 된다. 염 감독은 "나는 물론 2군 감독도 지난 시즌 성과와 부족한 부분을 발표하게 될 것이다. 이어 팀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육성 방침을 다시 알리고 확인한다"고 덧붙였다. 모든 회의에는 자료가 남게 마련이다. 평소 작전과 선수 활용법을 꼼꼼하게 수첩에 정리하는 것으로 알려진 '염갈량'에게는 매해 열리는 세미나가 일종의 '오답 노트'다.

생각 후 움직인다는 '히어로즈'의 운영 철학이 담겨있다. 염 감독은 평소 이해와 설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무언가를 지시하거나 가르칠 때에는 상대방을 충분히 납득시킨 후 시작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 2015시즌 시작에 앞서 싱크 탱크가 집결한 것도 같은 의미다. "원래 1박2일로 진행했다. 그러나 자는 시간이 낭비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밥 먹는 시간과 휴식을 줄여 아침부터 밤까지 회의를 열겠다. 시무식 날에도 코칭스태프 미팅이 있었다"는 염 감독의 을미년은 벽두부터 바쁘다.

서지영 기자 saltdoll@joongang.co.kr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