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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엔저 직격탄'…"근본적 체질 개선 필요"

입력 2014-11-05 09:05 수정 2014-11-06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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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뜩이나 내수 침체로 힘든 한국경제가 일본 엔화의 약세로 2차 충격을 받고 있는데요. 이슈격파 이주찬 기자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이 기자, 일본이 강력한 엔저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상황이 어떤가요?

[기자]

네, 일본은행은 지난해 4월 시중자금 공급량을 연간 60조~70조 엔으로 늘린 데 이어 이번에 두 번째로 최대 80조 엔까지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통화량 확대해서 엔화 약세 유도하겠다는 것은 아베 신조 정권의 경제 정책인 '아베노믹스'의 핵심입니다.

내년 말까지 본원통화량은 지금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난 355조 엔에 이를 전망인데요, 시중에 돈을 풀어 화폐가치를 떨어뜨리고, 소비세를 올려 투자를 이끌어 내겠다는 전략입니다.

무리한 정책으로라도 일단 경기를 살리겠다는 결정으로 일본 증권시장의 닛케이 평균 주가는 어제 7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김용 세계은행 총재는 "일본이 지난 20년간 겪어온 디플레이션을 잡으려고 고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런 엔저 현상이 지속되면 우리 수출시장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대표적으로 요즘 미국에서 도요타의 신형 캠리는 2만 2970달러로 우리돈 2471만원부터 팔리는데, 현대 쏘나타는 2만 1150달러로 1820달러밖에 차이가 나질 않습니다.

고급사양의 경우는 오히려 쏘나타가 더 비쌉니다.

여기에 혼다와 닛산은 8%~14% 가량 가격까지 낮추면서 현대차의 판매부진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실제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6.5%가 감소한 데 반해 스바루의 경우 24.7%나 늘었습니다.

철강·기계·섬유 업계도 바짝 긴장하고 있는데요, 중국산 철강재의 공세에 일본 철강사까지 단가를 내리면서 신흥 시장인 동남아시아에서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내수 시장도 위축돼 있는데 수출까지 더 부진해 지면서 그야말로 한국경제는 샌드위치 상황에 놓였습니다.

월스리트저널은 아시아 통화 가운데 한국의 원화가 엔저에 가장 취약하며, 특히 '한국 자동차 업계의 부진이 가시화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우리 정부는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있나요?

[기자]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어제(4일) "과도한 엔저에 대해선 국제 공조를 통해 대응하겠지만 나름대로 강구책을 준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외환시장에 섣불리 개입했다가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인데요.

원화와 엔화는 재정환율로 정해지는 화폐 즉, 원-달러, 엔-달러 환율에 따라 시장에서 정해지는 환율입니다.

때문에 섣불리 외환시장에 개입하다가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더구나 기준금리를 더 내리기도 쉽지 않습니다.

이미 가계 빚이 1000조원을 넘어 선데다, 미국이 내년 상반기 쯤 금리를 올리려고 하고 있고 달러가 강세인 상황에서 국내에 투자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에 자칫 외환위기를 부를 수 있습니다.

[앵커]

결국 우리 기업들이 체질을 강화해야 한다, 이렇게 볼 수 밖에 없는 것가요.

[기자]

매번 외환 위기나 엔저 쇼크 등 외부적인 요인에 의한 위기가 닥쳤을 때 나오는 얘기입니다.

기업들은 내부 역량 강화와 기술력에서 우위를 확보, 원가 절감 노력으로 스스로 경쟁력을 키워야 하고, 정부는 수출 기업들은 지원하고 규제를 과감히 풀어줘라 하는 내용인데요.

하지만 보다 핵심적인 것은 위기에 강한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정부는 기업을 지원한답시고 무조건 세금이나 깎아주는 것 보다는 정말 불필요한 규제를 풀어주는 방향으로, 중장기적으로는 엔저에 맞설 수 있는 환율변동에 흔들리지 않게 경제체질을 강화하는 쪽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그리고 기업들은 현재 천문학적으로 쌓아두고 있는 자금은 과감히 투자하는데 써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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