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야당] 한국당-국민의당, 집안싸움에 '텃밭'서도 빨간불

입력 2017-05-22 18:53 수정 2017-05-22 19:08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의 대선 후유증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각각 텃밭인 TK와 호남에서도 고전하고 있는 양상인데요, 오늘(22일) 야당 발제에서 위기에 처한 두 당의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이 유행어 다들 기억하실 겁니다.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8년 전에 한 개그 코너에 나왔던 유행어죠. 지금 보시는 건 제가 당시 주인공들과 인터뷰를 했던 기사인데요. 그런데 이 유행어를 불편해 했던 한 정치인이 기억납니다.

[한선교/자유한국당 의원 (2010년 4월 19일) : 개그콘서트를 보면서 찝찝한 부분이 한 군데 있는데 1등만 알아주는…그건가요? 더러운 세상. 그 대사만 없으면 난 더 재미있고 가족끼리 즐겁게 보는데…]

자, 마치 지금의 자유한국당을 예견이라도 한 것 같죠. 한국당 입장에서는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말이 요즘처럼 불편하게 느껴질 때도 없을 겁니다.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를 보겠습니다. TK 지역의 당 지지율을 조사했더니, 한국당이 민주당에 13%p나 뒤지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텃밭인 TK에서조차 1등 자리를 내주게 된 겁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대선 패배 이후에도 집안 싸움에만 골몰하는 모습에 민심이 등을 돌렸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그 갈등의 핵심에 이 두 사람, '투(two) 홍'이 있습니다. '친박'홍문종 의원과 '비박' 홍준표 전 경남지사. 두 사람은 요즘 당권 투쟁이 한창인데요, 홍 전 지사가 "바퀴벌레"라고 도발하자, 홍 의원이 이렇게 받아쳤죠.

[홍문종/자유한국당 의원 (지난 17일) : 무슨 바퀴벌레고 무슨 탄핵 때 어쩌고, 이게 제정신이에요? 낮술 드셨습니까, 정말?]

자, 그런데 저는 요즘 두 사람이 싸우는 걸 보면서 "정치가 참 비정한 것이구나", 그런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대선 때만 해도 홍 의원은 이순신 장군을 거론하면서 홍 전 지사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었습니다.

[홍문종/자유한국당 의원 (지난달 7일) : 조선을 지킨 이순신 장군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5월 9일 홍준표입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자, 그런데 어제 홍 전 지사가 페이스북에 손녀 영상을 올렸습니다. 평소의 독한 이미지를 떠올리면, 상당히 낯선 모습입니다.

(영상출처 : 홍준표 페이지 페이스북)

네, 홍준표 할아버지의 따뜻한 모습을 보면서, 이제 화해 모드로 돌아서는구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자칭 '천재 싸움꾼'은 또 다시 친박계를 향해 싸움을 걸었습니다.

[홍준표 (음성대역) : 박근혜 전대통령과 같이 탄핵된 세력들이 또 다시 준동한다면 국민들이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 몇 안 되는 친박이 자유한국당의 물을 다시 흐리게 한다면 당원들이 나서서 그들을 단죄할 겁니다.]

친박계는 부글부글 끓고 있습니다. "사람의 도리가 아니다", "안면을 싹 바꿨다" 비난이 터져 나왔습니다.

이런 가운데, 정우택 원내대표는 전당대회 불출마 선언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친박계와 홍 전 지사를 싸잡아 비판했습니다.

[정우택/자유한국당 원내대표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저는 친박이 자중하고 신중한 처신을 보이는 것은 좋겠다, 이런 것은 제 생각입니다.

[정우택/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자중하거나 정계 은퇴한 후보들이 대부분이었다, 홍 후보도 그런 좀 자중을 해 달라…]

오늘 한국당은 7월 3일에 전당대회를 열기로 결정했습니다. 홍 전 지사와 강성 친박계의 대립이 점점 격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자,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유행어가 절절하게 느껴질 정당은 또 있습니다. 바로 국민의당이죠. 국민의당 역시 텃밭을 잃어버릴 위기에 처했습니다.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입니다. 호남의 당 지지율을 조사했더니, 국민의당은 5%에 불과했습니다. 정의당보다 낮은 수치죠. 반면, 민주당은 71%였습니다. 국민의당의 지역 기반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은 호남 출신과 안철수 전 대표의 측근까지 요직에 임명하고 있죠.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5년 전만 해도 안 전 대표의 확실한 측근이었습니다.

[장하성/청와대 신임 정책실장 (2012년 9월 27일) : 존경하고 따를 수 있는 리더를 만들어내야 되겠다, 하는 생각에서 저는 안철수 후보를 선택을 했습니다.]

전직 대표이자 대선후보의 측근을 기용한 대통령을 국민의당이 마냥 비판만 할 수는 없겠죠. 선명한 야당 역할을 하기에는 이런저런 한계가 따르는 상황입니다.

국민의당은 비대위원장 문제로 집안싸움까지 벌이고 있습니다. 동교동계 인사들이 정대철 카드를 꺼내들면서 갈등이 격화되고 있죠. 오늘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비대위원장 선출에는 실패했습니다.

자, 오늘의 발제를 음악으로 정리합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그렇게 하나씩 잃어버렸다는 걸
알 것 같아 다시 또 하루가 흘러

성시경의 '잃어버린 것들'입니다. 한국당과 국민의당은 대선 패배 이후 최대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텃밭인 TK와 호남에서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죠. 그런데 두 당이 집안 싸움만 벌이고 있는 걸 보면, 무엇을 잃어버렸는지조차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정치에서는 잃어버린 민심을 되찾는 것보다 어려운 일은 없습니다.

오늘 야당 기사 제목은 < 한국당-국민의당, 집안싸움에 '텃밭'도 빨간불 >입니다.

관련기사

자유한국당 정우택 '제창 거부'…"북한군 개입 밝혀라" "바퀴벌레 같다 vs 낮술 먹었나"…당권 경쟁 진흙탕 싸움 자유한국당 대선 후 첫 의총…'복당파' 몰아세운 친박 민주·국민 새 원내대표 선출…'재정비' 나선 여야 4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에 '연대 러브콜'…정계개편 신호탄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