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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정부 타깃, 강공 드라이브 건 현 정부에도 부담

입력 2015-04-09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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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자원외교 비리 의혹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아온 성완종(64) 전 경남기업 회장이 9일 북한산 인근에서 숨진채로 발견되면서 집권 3년차에 사정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어온 박근혜 정부에도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성 전 회장이 자살하기 하루 전인 지난 8일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은 "이명박(MB)사람이 아니다"라고 주장한 것은 수사의 타깃이 이명박 정부라는 것을 오히려 공식화한 측면이 있어 이번 사태가 현 정권과 전 정권간 마찰로 비화되는 등 파장이 예상된다.

당연히 자원외교 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 또한 사실상 올스톱 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도 성 전 회장과 관련된 수사는 계속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 이명박 정부 타깃 사정 기획설 기정사실화

검찰 고위 관계자는 이날 "성 전 회장의 자살로 우려되는 것은 검찰 수사의 공정성이 훼손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라며 "특히 본인은 MB맨이 아니라고 하면서 자살했기 때문에 국민들은 이번 수사가 전 정권을 타깃으로 하는 '표적 수사'라는 것을 더 믿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중순 포스코건설을 압수수색 하면서 시작된 사정정국은 초기부터 치밀하게 계획됐다는 게 정설처럼 흘러나왔다. 역대 정부들이 집권 중반에 그랬듯이 현 정부도 연말정산 파동, 잇단 인사 참사 등으로 인해 20%대로 곤두박질 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정국 장악력을 높일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차기를 준비하는 이완구 국무총리와 최경환 경제부총리, 내년 총선에서 친이계와 공천권을 놓고 다퉈야 하는 새누리당 내 친박계 등의 요구가 서로 맞아 떨어지면서 사정은 이미 예고된 수순이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로 이 총리가 박 대통령과 교감을 통해 지난달 12일 '부정부패 척결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기 전부터 검찰은 사정을 위한 전열을 가다듬었다.

앞서 같은달 6일에는 박성재 서울중앙지검장이 전국 검사장 회의에서 '사회지도층 비리 대응 방안'을 발표하면서 대기업들의 부정부패 엄단 필요성을 강조, 사실상 대대적인 사정 필요성을 공론화 시켰다.

이 시기 서울중앙지검은 이미 이명박 전 대통령 측근들을 겨냥한 자원외교 비리 의혹 사건과 포스코건설 비자금 조성 의혹 사건을 3차장 산하 특수1, 2부에 각각 재배당한 것도 사정을 위한 포석이었다.

◇ 지나친 강공 드라이브… "화 키웠다"

박근혜 정부가 지난 한달여간 사정정국을 지나치게 고조시켰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총리의 담화문 발표 이후 박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를 통해 "비리의 덩어리를 들어내야 한다"며 "부정부패 등 각종 적폐를 청산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발언 3일 뒤엔 추경호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부정부패 척결 관계기관회의'가 개최되기도 했다. 한 검찰 관계자는 "법무부와 검찰,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관세청 등 7개 사정기관 관계자들이 대통령이 한마디 한 뒤에 모여서 회의를 한 것도 어떤 면에서는 지나치게 사정정국을 조성했다는 비난을 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물밑에선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수사 진행과정을 면밀히 확인하면서 사정정국을 주도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병우 민정수석을 비롯한 사정라인이 성 전 회장 자살과 그 후폭풍으로 인한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검찰총장 출신의 한 법조인은 "청와대와 검찰간에 교감없이 사정 수사가 진행될 수가 없다"며 "그런데 이번에는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을 보면 지나치게 여러 사건이 돌아가면서 사정정국을 증폭시킨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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