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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강의실·대자보·1인 시위…개강 맞은 대학가 '미투' 확산

입력 2018-03-08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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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8일) 밀착카메라는 대학가에 번지고 있는 미투운동을 담았습니다. 지금 당장 혼란이 있어도 이번에는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윤재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저는 지금 서울대학교 사회대 건물에 나와 있습니다.

새학기를 맞아 게시판에는 각종 동아리나 공연 홍보 포스터물들이 붙어 있는데요.

이 사이로 고은이나 이윤택처럼, 미투 가해자들 이름이 적힌 하얀 대자보가 눈에 띕니다.

대자보에는 '남의 일이 아니다'며 K, P, L, H 같은 교수 성씨 이니셜이 적혀 있습니다.

온라인에서 들끓었던 대학가 미투운동의 여파가 개강을 맞아 캠퍼스에도 퍼지고 있습니다.

서울 서대문에 위치한 명지전문대학교 연극영상학과입니다.

앞서 이 학과 교수진 5명 중 3명이 학생들에게 안마를 강요했다는 성추문에 휩싸였습니다.

개강을 했지만 가해자로 지목된 교수들의 연구실은 불이 꺼진 채 비어 있었습니다.

[명지전문대 교직원 : 교수로 활동하고 계신 분들,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 이런 분들을 아주, 아주 어렵게 모셨기 때문에 너무 조심스럽고… ]

해당 학과 학생들은 2차 피해를 호소합니다.

[명지전문대 학생 : 제2차 피해자들이 계속 속속들이 생기니까…지나다니면서도 수군수군 거리는 말들이 계속해서 들려오니까, 굉장히 불쾌했었죠.]

서울시립대도 새학기부터 휴강 사태를 겪고 있습니다.

자유융합대학 박모 교수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익명의 미투 폭로가 나오면서입니다.

[학교 관계자 : 조사도 하고 있고 뭐 면담도 한다고는 하는데…강의는 휴강했어요.]

현재 시간 11시 9분, 원래대로라면 박 교수의 수업이 진행되고 있어야 할 시간이지만 오늘은 보시다시피 강의실이 텅 비어 있습니다.

학교가 조사를 진행하는 이번주 금요일까지 임시 휴강을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전현욱/서울시립대 신입생 : 왜 휴강했는지 몰랐었는데 그 이유를 알고 나니까 차라리 휴강한 게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고…]

세종대 분위기 역시 심각합니다.

이 학교 영화예술학과 김모 교수의 성폭행 의혹이 불거진 뒤 학과 건물 곳곳에는 대자보가 붙었습니다.

[세종대 학생 : 누군가는 분명 그 관계자한테 이야기를 했는데도 세상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는 게 저희도 되게 의문이고, 좀 착잡했어요.]

성균관대에서는 JTBC 뉴스룸을 통해 실명으로 성폭력을 폭로한 남정숙 전 교수가 1인 시위에 나섰습니다.

사흘 동안 이어진 남 교수 시위에 학생들도 함께 했습니다.

[현은진/성균관대 학생 : 3년이나 되게 혼자서 싸워오셨던 사건인데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는 것에 대해서 놀랍기도 하고 죄송스럽기도 한 마음에서…]

서울대에서는 학생들이 미투 발언을 이어가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이민주/서울대 학생 : 권력구조에 의해서 일어나는 성폭력이라는 게 우리 일상에 모두 다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이번을 계기로 대학가 안에서도 조금 더 적극적인 여성주의 운동이 있었으면…]

과거에도 대학 내 성폭력에 대한 문제제기는 있었지만 주변의 은폐나 무관심으로 인해 금방 사그라들고는 했습니다.

'달라진 우리는 새로운 역사를 쓸 것이다'

오늘 행사 제목처럼, 이번에는 정말 달라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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