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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67년만에 '비법조인' 장관…법무부 탈검사화 가속

입력 2017-06-12 18:41 수정 2017-06-12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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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문재인 정부 검찰개혁 과제를 이끌 첫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안경환 서울대 명예교수가 지명됐습니다. 안 후보자는 비법조인 출신의 진보 성향 학자로 줄곧 검찰개혁에 대한 소신을 밝혀왔는데요. 조국 민정수석과 함께 검찰개혁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12일) 최 반장 발제에서는 안 후보자와 검찰개혁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기자]

[박수현/청와대 대변인 (어제) : 안경환 법무부장관 후보자는 저명한 법학자이자 인권정책 전문가로 인권 가치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며 검찰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강화하고 검찰 개혁을 차질 없이 추진할 적임자이며 문재인 대통령의 법무부 탈검찰화 약속 이행의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청와대가 밝힌 안경환 후보자의 인선 배경은 명확했습니다. 바로 '검찰개혁'과 '인권 강화'입니다. 67년 만에 사법시험을 거치지 않은 법무장관 후보자로 법무부의 '탈검찰화'의 상징입니다. 또 국가인권위원장 출신으로 대학에서는 인권법 강의를 맡고 공익인권법재단 이사장을 지냈습니다.

노무현 정부 당시 검찰개혁의 상징이 바로 기수 서열을 파괴한 강금실 장관 임명이었는데요. 당시 안 후보자는 장관 직속 정책위원회를 이끌며 검찰개혁의 밑그림을 그렸습니다. 검찰청법상 '상명하복' 의무를 삭제하고 구속영장 심사 전면 확대, 그리고 피의자 신문 때 변호인 입회 의무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었는데요. 강 전 장관도 "안 위원장이 적극적으로 이끌어줬기 때문에 그나마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회고했습니다.

안 후보자는 그동안 검찰의 막강한 권한을 지적하며 검찰개혁에 대한 소신을 밝혀왔습니다. 검찰이 모든 범죄에 대해 독점하고 있는 수사권과 공소권 조정을 강조했습니다. 검찰 권력에 대한 감시를 위해서 법무부를 검찰과 분리시키고 검찰총장직의 외부 개방을 제안했습니다.

[안경환/법무부 장관 후보자 : 굳이 우수한 검사들이 담당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회적인 공감대가 형성이 돼가고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모든 인적자원을 동원해서 법무부를 검사만이 중심이 되는 법무부가 아니라 다양한 인적자원이 들어와서 국민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법무부의 탈검찰화의 이념입니다.]

늘 검찰 몫이었던 법무장관, 그리고 민정수석도 문제 삼았는데요. 이건 바뀔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안 후보자가 정식 임명되면 앞서 임명된 비고시 출신의 조국 수석과 함께 검찰개혁을 위해 손발을 맞추게 됩니다.

사실 안 후보자와 조 수석은 오랜 기간 관계를 맺어왔는데요. 우선 서울대 법대 사제지간이자 교수로서는 선후배 사이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인권위에서는 위원장과 비상임위원을 지냈고, 참여연대에서는 초대 집행위원장과 사법감시센터 부소장으로 몸을 담았습니다.

그리고 문 대통령과의 인연도 각별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대리인이었던 문 대통령이 서울대 법대학장이었던 안 후보자를 찾아가 이렇게 도움을 청했는데요. 처음엔 거절했던 안 후보자, 다른 교수들이 모두 거절했다는 소식을 듣고 서는 직접 전화를 걸어 "필요하다면 제가 직접 헌재에 나가겠습니다"며 도움을 줬다고 합니다.

이후 안 후보자는 참여정부 국가인권위원장을 지내며 뚜렷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특히 피우진 신임 국가보훈처장과의 인연도 각별한데요. 피 처장이 유방암 수술 전력을 이유로 강제 전역을 당해 소송을 벌일 때는 "국방부가 복무 자유를 제한하고 병력에 대한 차별금지를 위반했다"는 인권위 의견서를 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정권이 바뀐 후 이명박 정부의 인권 의식을 비판하며 중도 사퇴한 안 후보자, 당시 남긴 말이 그 유명한 "정권은 짧고 인권은 영원하다"입니다. 그러면서 "가난한 사람의 눈물에 인색한 정부는 올바른 정부가 아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는데요. 사회적 약자, 소수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온 안 후보자를 가까이서 본 지인은 "로맨티시스트 법학자다"라고 평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법학 전공 서적 외에도 《남자란 무엇인가》《법과 문학 사이》《법, 셰익스피어를 입다》《윌리엄 더글라스 평전》《법, 영화를 캐스팅하다》등 교양서는 물론《동물농장》《두 도시 이야기》등 문학작품을 번역하기도 했는데요. 대학 때는 문학회 활동도 할 정도로 건조하고 딱딱한 인상을 주는 법학자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모습입니다.

게다가 알고 봤더니 안 후보자의 부인인 박숙련 순천대 교수, 바로 한국인 최초로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스승이었습니다. 박 교수는 2004년 영재아카데미에서 당시 10살이던 조성진의 재능을 일찌감치 알아보고 본격적으로 가르쳤다고 합니다.

아무튼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 수석에 이어 비법조인 출신을 통해 향후 검찰개혁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검찰의 반발을 잠재우고 인적, 조직 쇄신을 이뤄낼 장악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우려도 없지는 않습니다.

다만 1987년 전임강사로 시작해 명예교수로 은퇴하기까지 20년 넘게 서울대 법대에서 강의하며 숱한 제자들을 법조인으로 키워온 만큼 일선 검사들이 느낄 이질감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여당 발제 정리하겠습니다. < 67년만에 비법조인 법무장관…법무부 탈검사화 가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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