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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 보고서 조작' 서울대 교수 보석 신청…"제자들 장래 걱정돼"

입력 2016-06-28 18:00

변호인 "지도학생들 지위 열악, 조치 필요"
검찰 "증거 위조·조작 가능성 및 도주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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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지도학생들 지위 열악, 조치 필요"
검찰 "증거 위조·조작 가능성 및 도주 우려"

'옥시 보고서 조작' 서울대 교수 보석 신청…"제자들 장래 걱정돼"


옥시레킷벤키지(옥시) 의뢰로 진행한 가습기 살균제 독성 실험 보고서를 조작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서울대 교수 측이 "전문분야인 만큼 피고인 방어를 위해 보석을 허가해달라"고 주장했다.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남성민) 심리로 수뢰후 부정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서울대 조모(56) 교수에 대한 보석 심문기일이 열렸다.

조 교수 측 변호인은 "전문적인 분야로 안전성 평가나 실험 결과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대학원생들에게 도움을 받거나 조 교수를 접견한 후 자료를 전달, 다시 방문해 의견을 들으면서 준비가 쉽지 않다"며 "피고인의 자기 방어와 재판부에 관련 정보 및 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보석이 허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 교수가 지도하던 학생이 21명으로 이들의 지위가 열악해져 지도 교수 변경 등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구속 후 연구과제 진행 및 연구비 지급이 중단되고 연구논문을 진행할 수 없어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검찰 측은 "사안의 중요성 및 대학 교수라는 지위 등에 비춰 보석이 허가되면 기존 증거뿐만 아니라 추가로 제출될 증거가 위조·조작될 가능성이 높다"며 "도주의 우려 역시 상당하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이어 "변호인이 말하는 불구속에 대한 사유들은 대체로 조 교수를 석방할 만큼 중요한 사안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보석 청구를 기각해달라"고 요청했다.

조 교수는 이날 법정에서 "지도교수로서 젊은 학생들이 장래에 지장을 받지 않도록 후속조치를 하고 싶은 소박한 바람"이라며 "생명과학을 이끌 후속세대들의 장애가 됐다는 것이 더 큰 고통이다. 배려를 해준다면 최소한의 도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조 교수 측에 직위해제된 상태를 확인, 취할 수 있는 조치가 무엇인지 물었다. 조 교수 측은 "연구에 직접 관여할 수 없지만 지도교수 변경 등 설득을 위한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사전구속영장이 발부된 조 교수는 지난달 18일 재판에 넘겨지기 전 구속이 적법한지 여부를 심사해달라며 법원에 구속적부심을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 첫 재판이 열리기 전날인 지난 9일 재판부에 보석을 신청했다.

조 교수는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와 인체 폐 손상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는 취지로 실험결과 보고서를 조작하고 그 대가로 12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또 학교 산학협력단으로부터 연구와 상관없는 물품대금 5600만원을 부당하게 수령한 혐의(사기)도 받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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