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학생들에게 급식비를 독촉해 논란이 된 서울 충암고등학교 소식입니다. 저희 취재팀은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한 걸음 더 들어가 취재해봤더니 새로운 내용들이 있었습니다. 학생들은 평소 급식에 불만이 많았고, 이런 이유로 급식비를 내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충암고의 급식비 미납액은 서울 평균의 2배가 넘었습니다.
이희정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충암고등학교 점심시간.
오늘(8일) 메뉴는 김치볶음밥과 국, 단무지와 닭꼬치입니다.
학생들 사이에 급식에 대한 불만이 쏟아져 나옵니다.
[충암고 학생 : 그게 뭐가 김치볶음밥이야. 그냥 겉에만 김치볶음밥이지. 오늘 닭꼬치는 6년 만에 처음 나왔어요.]
한 끼당 4300원인 단가에 비해 급식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는 겁니다.
도시락을 싸오거나 학교 밖에서 사먹는 경우도 많습니다.
[충암고 학생 : (먹다) 다 버려요. 나가서 먹었으면 좋겠어요. 맨날 라면 먹으러 가요.]
그러나 학교 측은 학생들 불만에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고, 그 사이 미납금은 늘어났습니다.
그러다보니 교감이 공개적인 장소에서 급식비를 독촉하는 일까지 벌어진 겁니다.
[충암고 학생/목격자 : 명단 들고 한 명씩 다 보더니 한 명 딱 잡은 다음에 "네가 얘들 밥 뺏어 먹고 있는 거라고, 지금 알고 있냐"고 소리치고 호통친 것은 맞아요.]
서울시교육청 조사 결과, 충암고의 지난해 8개월 간 미납된 급식비은 약 640만 원입니다.
서울시 고등학교 평균치인 287만 원보다 2.2배 높습니다.
학교 측이 밝힌 지난해 미납액은 3900만 원.
지난해 하반기부터 학생들의 불만이 더 커지면서 미납액이 크게 늘어난 겁니다.
교육청은 오늘 충암고에 학생인권옹호관을 파견해 진상 조사에 착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