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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야권운동가 의식불명…나발니 측 "독극물 테러"|아침& 세계

입력 2020-08-24 09:59 수정 2020-08-24 10:16

이신욱 동아대 국제전문대학원 교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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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욱 동아대 국제전문대학원 교수 인터뷰


■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지구촌 곳곳의 소식을 전문가의 깊이 있는 분석과 함께 전해 드리는 아침& 세계시간입니다. 지난 20일 공항에서 차를 마신 뒤 쓰러진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이틀 뒤 독일 베를린의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시베리아에서 모스크바로 향하던 비행기 안에서 알렉세이 나발니가 갑자기 고통을 호소하면서 쓰러졌습니다. 나발니는 비행기를 타기 직전 차를 마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나발니는 의식 불명 상태에 빠졌고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나발니의 개인주치의는 독극물 중독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아나스타시야 바실리예바/나발니 개인 주치의 : 나발니는 여전히 중태에 빠져있습니다.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알 수 없는 독성 물질에 의한 중독, 독성 뇌병증으로 인한 혼수상태로 보여집니다.]

프랑스와 독일은 나발니를 적극 돕겠다고 나섰습니다. 지난 22일 나발니는 의식 불명 상태에서 독일 베를린의 한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한때 러시아 의료진이 이송을 반대 했다고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러시아 의료진은 그동안의 검사 결과 나발니의 몸에서 독성 물질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담당 의료진의 발언 들어보시죠.

[알렉산드르 무라홉스키/나발니 담당 러시아 의료진 : 연구가 아직 진행 중이지만, 나발니의 몸에서 (독성 물질로) 이름 붙일 만한 약물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알렉세이 나발니는 푸틴 대통령의 대표적인 정적으로 꼽혀온 인물입니다. 나발니 측은 항상 독극물 테러 위협에 시달려 왔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2017년에는 푸틴 대통령의 지지자로 알려진 괴한이 염료를 뿌려 한 쪽 눈이 부분적으로 실명됐고 지난해 7월에는 시위 주도 혐의로 구금된 상태에서 독극물 감염으로 추정되는 알러지 성 발작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독일 메르켈 총리와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사건의 배후를 밝혀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러시아 전문가죠. 이신욱 동아대 국제전문대학원 교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조사가 더 진행돼야 하겠지만 나발니의 측근과 프랑스, 독일 등에서는 푸틴 대통령의 개입 의혹을 현재 강력하게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 어떻게 보고 계세요?

    이번 젊은 야권 지도자 독극물 테러사건은 러시아식 공포정치의 일면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2000년 집권 이후 푸틴 대통령은 여러 암살사건과 연계된 것으로 서방에서 보고 있는데요. 유명한 것이 2006년 방사능 홍차 사건입니다. 영국으로 망명한 전직 KGB요원 라트비넨코를 런던 시내 호텔에서 방사능을 탄 홍차로 독살한 사건이죠. 2004년에는 우크라이나 유력 대권 후보 유센코에게까지 마수가 미칩니다. 친서방 성향의 유센코 후보는 러시아의 사주로 추정되는 우크라이나 정보국 국장이 초대한 자리에서 다이옥신 중독증상을 보였고 목숨을 구한 유센코는 대선에서 승리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2015년에는 푸틴 대통령과 대립하던 유명 야권인사였던 보리스 넴초프 전 부총리도 크렘린궁 근처에서 암살되는 등 유독 반푸틴 인사들이 제거되는 일이 많았습니다.

 
  • 러시아 내에서는 반푸틴 움직임이 점점 더 확산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번 나발니 사건으로 푸틴 대통령이 더욱 위기에 몰릴 가능성이 클까요?

    그렇게 생각합니다. 2000년 이후 순조로웠던 푸틴 체제는 2020년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생각됩니다. 2014년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어려운 경제사정과 서방의 제재 그리고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여러모로 위기에 처해 있는 모습입니다. 지난 7월 헌법개정을 통한 영구집권을 꿈꾸고 있으나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대도시와 시베리아 하바롭스크까지 반푸틴 전선이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고 설상가상으로 러시아 코로나 감염자가 95만이 넘는 등 코로나 사태를 수습하지 못하는 무능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푸틴이 스푸트니크V라는 백신을 내놓아서 민심 수습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장기적인 측면으로 볼 때 푸틴 체제는 언젠가 바뀔 것으로 보입니다. 거듭된 테러리즘은 러시아 청장년층에게 반푸틴 정서를 유발하고 있고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열망, 세계화 등이 마치 페레스트로이카를 통해 소련을 붕괴시켰듯이 언젠가 낡은 러시아 정치를 바꿀 것으로 보입니다.

 
  • 독일은 나발니의 치료를 맡았고요. 프랑스 역시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잖아요. 이번 사건 국제적인 파장도 상당하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저는 민주화 물결에 저항하는 러시아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지금 민주화 물결이 서에서 동으로 퍼져나가고 있는데요. 이제 우크라이나를 넘어서 벨라루스 그리고 그다음이 러시아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고 푸틴 대통령은 절대적 체제 위기라는 절박한 심정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국제정세를 기반으로 이번 암살시도를 살펴보아야 하고요. 앞으로 프랑스와 독일과의 야권지도자 나발니를 사이에 둔 물밑 암초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주의냐 아니면 슬라브 독재냐의 판단은 오직 러시아 국민들에게 맡겨진 셈이지만 오뚝이 같은 젊은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등장으로 인해 푸틴 대통령에 대한 도전은 더욱더 거셀 것으로 보입니다.


러시아 의료진들은 나발니가 저혈당으로 인한 대사성 질환을 앓고 있었다며 이로 인해 쓰러졌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나발니 측은 정기적으로 건강 검진을 받아왔고 건강에는 문제가 없었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나발니를 쓰러뜨린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그리고 그 후폭풍은 얼마나 거세게 불어올까요. 러시아 국민들은 물론이고 주변국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아침& 세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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