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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폼페이오 "검증된 비핵화 먼저…김정은과 다시 대화"

입력 2019-03-19 18:22 수정 2019-03-19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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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하노이 회담 결렬 후 북·미간 치열한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폼페이오 장관은 "김정은 위원장과 다시 대화하겠지만, '검증된 비핵화'가 선행되는 것이 올바른 순서"라 강조했습니다. 아세안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문재인 대통령은 다시금 '경제'를 강조하고 나섰는데요. "제조업 분야의 고용 부진이 우리 경제의 가장 어려운 점"이라며 "제조업 활력을 위해 정부가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습니다. 오늘 신 반장 발제에서는 외교·안보 속보와 청와대발 뉴스를 함께 살펴봅니다.

[기자]

베이징 차오양구에 위치한 북한대사관은 북한 체제를 선전하는 중국 내 거의 유일한 공개 창구입니다. 대사관 외부 게시판에 걸린 사진과 글은 북한이 해외로 보내는 외교 메시지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최근 이 게시판이 새 단장을 마쳤습니다. 지난 2월 26일부터 3월 2일까지 이뤄진 김정은 위원장의 베트남 공식 방문사진들로 채워진 것인데요.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국가주석과의 회담 사진, 또 호찌민 묘에 헌화하는 사진, 전통의상 아오자이 차림 공연단과 함께한 환영 만찬 사진 등이 대대적으로 걸렸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봐도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이 보이지를 않습니다. 나흘간의 베트남 일정 중 절반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일정이었는데 이 게시판만 보면 북·미 정상회담은 아예 없던 일처럼 보입니다. 실수일까요, 의도일까요.

지난해 6·12 북미 1차회담 직후를 보면요. 대사관 게시판에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첫 악수 장면, 단독 회담 현장, 공동 서명식, 또 화기애애한 산책 사진을 하단에 설명까지 달아 상세하게 실었습니다. 당시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북한대사관 게시판에 미국 대통령 사진이 나온 것은 처음일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죠. 이번 2차정상회담 사진을 싣지 않은 것은, 예기치 못한 회담 결렬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비핵화협상 중단'을 거론한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평양 기자회견과 같은 맥락이라는 것입니다.

[최선희/북한 외무성 부상 (지난 15일 / 화면제공 : 중국 CCTV) : 미국 측이 조·미(북·미) 관계 개선이라든가 그밖에 다른 6월 12일 공동성명 조항들의 이행에는 일체 관심이 없고, 오직 우리와의 협상에서 그 어떤 결과를 따내서 저들이 정치적 치적으로 만드는 데 이용하려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명백히 하건대 지금과 같은 미국의 강도적 입장은 사태를 분명 위험하게 만들 것입니다.]

이에 대한 미국의 반응도 소개해 드렸죠.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입을 여는 대신 볼턴 보좌관이나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등 참모진을 통해 입장을 전했습니다. 협상 중단 협박은 '도움이 안 되는 발언'이고, 비핵화 해법에 있어서도 '양보는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오늘은 폼페이오 장관이 정면에 나서 한 번 더 쐐기를 박았는데요. 대화는 이어가겠지만, "'검증된 비핵화'를 먼저 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라고 강조했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미 국무장관 (현지시간 지난 18일 / 출처 : 미 KCMO 라디오) : 협상의 세부사항에 대해 전부 다 말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시기'와 '순서'의 문제이며, 어떻게 이것을 달성할지의 문제라는 겁니다. 북한 국민들의 밝은 미래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은 진실입니다. 북한의 검증된 비핵화가 반드시 우선되어야 합니다.]

비핵화 빅딜론,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죠. 어제 한 국내 언론에 흥미로운 기사가 하나 실렸는데요. 외교소식통이 전한 바에 따르면 하노이에서 빅딜 강경론을 밀어 붙인 것은 볼턴 보좌관이 아닌 폼페이오 장관이었다고 합니다. 그동안 협상파들은 '그놈의 콧수염의 문제야' 하고 볼턴 보좌관 탓만 했는데 실은 폼페이오 장관이 강경론을 주도하고 있었다는 것이죠. 또 기사는 전직 백악관 인사의 발언을 인용해 "폼페이오 장관이 향후 자신의 정치적 야심을 이루는데 있어, 북한과 안이한 타협은 도움이 안 될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최근 미국 언론보도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 내년 선거에 캔자스주 상원의원으로 출마할 거란 설이 솔솔 나오고 있습니다. 정치적 야심이 큰 그가, 상원의원을 거쳐 차차기 공화당 대선주자로 나설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앞서 소개해드린 '검증된 비핵화' 관련 발언도, 지역구로 낙점한 캔자스주의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나왔습니다.

이제 국내로 좀 돌아오겠습니다. 아세안 순방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 3주 만에 국무회의를 주재했습니다. 북·미 협상 관련한 코멘트는 따로 없었고요. 대신 순방 성과와 경제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 : 평화 번영의 한반도와 신경제지도는 신남방정책, 신북방정책과 함께 완성됩니다. 관계 부처는 이번 순방 성과를 바탕으로 내실 있는 구체 사업을 발굴하고, 실질 성과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해 주기를 바랍니다.]

문 대통령은 또 "국가 경제의 근간인 제조업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세계경제의 둔화도 있지만, 우리 제조업의 경쟁력이 낮아지고 있는 게 문제"라고도 지적했습니다. 정부가 내놓은 대책에 대한 현장 체감도가 낮다면서, 제조업 활력 살리기에 전력을 기울일 것을 당부했습니다.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 : 전통 주력 제조 분야의 고용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점이 우리 경제의 가장 어려운 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고용의 불안을 야기하는 일이 없도록 확실한 대책을 마련해 주기 바랍니다.]

이와 함께 지난 연말에 발표한 자동차 부품 산업 대책, 비 메모리 반도체 분야 경쟁력 제고, 또 신산업 육성 방안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내일 홍남기 부총리로부터 주요 경제 현안을 보고 받는 등, 경제 행보를 이어갈 방침입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 폼페이오 "검증된 비핵화 먼저…김정은과 다시 대화"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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