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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추미애 발언' 파장 일파만파…국회 또다시 마비

입력 2017-07-07 17:52 수정 2017-07-07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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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세균 국회의장이 추경안을 예결특위에 오늘(7일) 회부했습니다. 하지만 어제 추미애 대표의 이른바 '머리 자르기' 발언 때문에 국민의당까지 전면 보이콧을 선언한 상황이어서 국회 상황이 녹록지 않습니다. 그래서 추경안 심사는 쉽지 않을 전망인데요, 야당 발제에서 복잡하게 돌아가는 국회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지금 국회는 마비된 상태입니다. 야3당이 모두 국회를 보이콧하고 있죠. 야3당은 정부-여당 탓을 하고 있는데, 국민 여론은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오늘 나온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를 보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소폭 상승해서 83%에 달했습니다. 취임 이후 지지율 고공 행진을 계속 이어가고 있죠.

여당인 민주당의 당 지지율도 마찬가지입니다. 역시 소폭 올랐는데요. 무려 50%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야3당은 여전히 침체된 모습입니다. 전당대회 효과로 소폭 상승한 자유한국당을 제외하면 모두 지지율이 떨어졌습니다.

특히 국민의당은 4%로, 창당 이후 가장 낮은 지지율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울고 싶은데 뺨을 때려준 걸까요. 어제 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이른바 '머리 자르기' 발언이 최악의 위기에 빠진 국민의당을 제대로 자극했습니다. 국민의당은 추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면서 국회 보이콧을 풀지 않고 있습니다. 얼마나 화가 났는지 말실수까지 속출했습니다.

[박주선/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 인내에 한계가 있고, 수모에도 정도가 있습니다. 집권당인 민주당은 거짓 선동으로 '민주당 죽이기' 정쟁을 가열시키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변준용' 취업 특혜 비리 의혹과 관련된 제보…문준용. 미안합니다, 이게 내가…다시 할게요.]

사실 추미애 대표도 협치의 중요성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야당을 상대로 때로는 부드러운 모습을 보여왔던 것도 사실입니다.

[추미애/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4일) : 자, 우리가 서로 그 협치를 굳게 국민들한테 약속한다는 의미에서 팔짱 한 번 끼실까요? 이렇게 좀 적극적으로! 이렇게 한번 해주시고.]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지난 4일) : 예, 예…하자는 대로 하겠습니다.]

하지만 어제 '머리 자르기' 발언 이후, 보수 야당까지 가세해서 추 대표의 진정성에 의문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하태경/바른정당 최고위원 : 추미애 대표, 며칠 전에 홍준표 대표하고 팔짱을 낄 때 오누이 덤앤더머가 되기로 한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추미애 대표는 머리 자르기라는 IS를 연상시키는 초엽기적 발언을 해서 안 그래도 어려운 국정을 벼랑 끝으로 몰고 있습니다.]

자, 이렇게 야3당이 협공을 펼치고 있지만, 추 대표는 전혀 사과할 생각이 없습니다. 오늘은 오히려 역공을 펼쳤습니다. 판사 출신답게 법률 지식을 근거로 내세웠습니다.

[추미애/더불어민주당 대표 : 국민의당의 대선 조작 게이트는 이런 일찍이 북풍 조작에 버금가는 것입니다. 국민의당의 시스템이 전격적으로 풀가동이 되어 유포시킨 것입니다. 그런 사실과 결과를 후폭풍을 용인한다는 것으로 형사법적으로는 미필적 고의에 해당한다고 보입니다.]

민주당 내에는 추 대표를 옹호하는 반응도 있습니다. 정청래 전 의원은 "제대로 할 말을 했다"면서 추 대표를 감쌌습니다. 하지만 지도부는 곤혹스러운 표정입니다. 추경을 비롯한 산적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민의당의 도움이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난감해한다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유시민/JTBC '썰전' 226회 (어제) : 국민의당이 좀 안정이 되어서 좀 현안을 가지고 상의할 수 있는 상황이 더 좋은데, 지금 정상적으로 원내교섭단체 간에 협의를 하기도 좀 어렵게 돼 버렸단 말이에요. 거기에다가 추미애 대표가 조금 뾰족한 얘기를 하는 바람에 또 감정적으로 굉장히 부딪치고 있다고… 대통령은 지금 미국 갔다가 막 돌아왔는데, 보니까 여기가 쑥대밭이 돼 있어서 되게 난감해하고 있어요.]

자, 그런데, 추미애 대표가 오히려 역공을 펼치자 국민의당에선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긴급 의원총회에서 국회 전면 보이콧 방침을 재확인했습니다.

[김동철/국민의당 원내대표 : 이런 상태에서는 정말 우리가 국회 일정에 협조한다고 하는 것이 너무나도 순진한 것이 아니었나…]

정세균 국회의장은 오늘 여야 원내대표와 오찬 회동을 했습니다. 악화된 국회 상황을 풀어보기 위한 자리였죠. 그런데 분위기가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우원식/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우리도 손도 한번 잡고 그래야 하는데…]

[정세균/국회의장 : 김동철 대표가 안 잡으려고 할 것 같은데?]

[우원식/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에이, 잡아.]

[김동철/국민의당 원내대표 : 손은 잡고, 손은 잡고 안 볼게요.]

'노룩 악수'?

정세균 의장은 오찬 자리에서 "추경안을 예결위에 회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야3당이 보이콧을 선언한 상태여서, 심사 절차에는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자, 오늘의 발제를 음악으로 정리합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막말하지 마 맘에 없는 말 하지 마
막말하지 마 막 던지지 마

메이다니의 '막말하지 마'입니다. 국회가 또다시 마비됐습니다. 국민의당은 추미애 대표의 막말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사실 국민의당 쪽에서 나오는 말도 그렇게 품격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는 게, 적지 않은 국민들의 평가입니다. 문학이 말의 예술이라면, 정치는 말의 기술입니다. 그러나 말 한마디를 잘 다룬다면, 정치도 때로는 예술이 될 수 있습니다. 마비된 국회를 풀어낼 정제된 정치 언어를 기대해봅니다.

오늘 야당 기사 제목은 < '추미매 발언' 일파만파 … 국회 또 마비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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