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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김승우 "이태란, 남편도 응원한 베드신 벌벌떨어"

입력 2016-11-04 13:01 수정 2016-11-04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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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기특하다" 칭찬할 수 있는 여유로움이 있다. "막장·불륜을 싫어한다"고 대놓고 말할 줄 아는 단호함도 있다. 1990년 영화 '장군의 아들'로 데뷔해 올해 배우생활 26년 차가 된 김승우(47). 연예계 산증인으로 별의 별 꼴을 다 보고 살았다는 김승우에게 더 이상의 두려움은 없다.

4년 전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 거절했던 영화 '두번째 스물'(박흥식 감독)을 다시 선택하기까지는 수 많은 고민이 뒤따랐다. 그토록 싫어하는 불륜을 소재로 다룬 만큼 책임감까지 짊어지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멜로 영화를 애정하는 마음에서 과감히 참여했다. 김승우의 매력은 역시 '사랑할 때' 가장 빛난다.

※인터뷰 ①에서 이어집니다.

- 평소 미술과 와인을 즐기는 편인가.


"아주 안 즐기는 것은 아니지만 전문가적인 지식을 갖고 있지는 못하다. 까르바조도 EBS에서 잠깐 본 기억이 날 뿐이지 잘 모른다.(웃음) 근데 아마 나 보다는 이태란이 더 힘들었을 것이다. 난 적당히 아는 척을 하면 됐지만 이태란은 나에게 큐레이터처럼 설명을 해줘야 했으니까."

- 이태란의 첫 인상은 어땠나.

"적어도 민하 역할에는 잘 어울리는 친구가 아닐까 싶다. 캐스팅 해 놓고 보니까 털털하고 성격이 좋더라. 요즘 '만찢남 만찢남' 하는데 이태란은 시나리오를 찢고 나온 느낌?(웃음) 감독님은 캐스팅 전까지 이태한 배우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었는데 미팅을 하고 나서 딱 민하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하시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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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격 베드신까지 소화해야 했다.

"파격인가? 시나리오에 비해 엄청 많이 순화된 버전이다. 일단 두 남녀는 오래 된 연인이고 인생 앞에 솔직한 나이기 때문에 훨씬 더 솔직한 대사와 파격적인 신들이 많았다. 지금 우리 영화가 19금으로 떨어졌는데 원래는 29금, 40금이 다 될 뻔 했다. 정말 장난 아니었다. 할 것 안 할 것 다 했던 옛 연인을 만나서 그런지 과감했던 신과 설정이 많았다."

- 배우들의 요청에 의해 순화가 된 것인가.

"시나리오가 여러 번 수정됐는데 감독님 입장에서도 '이런 식으로 갔다가는 아예 캐스팅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셨을까. 하하. 감독님은 어떠셨을 지 모르겠지만 이태란은 '남편이 봐도 될 영화' 그 정도에서 합의를 봤을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 아내 김남주가 봐도 될 영화라는 뜻?

"그렇긴 한데 굳이 또 볼 필요가 있을까 싶다. VIP시사회도 초대를 하긴 했는데 응할지는 모르겠다.(웃음) 아내가 요즘 너무 바쁘다."

- 작품 선정에 관여 하지는 않나.

"그건 서로 이해를 많이 해주는 편이다. 심각하게 '이건 돼, 안돼'이렇게 말하지 않는다. 둘 다 배우이기 때문에 더 수월한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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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란은 베드신 촬영 때 엄청 긴장하고 예민해졌다고 하더라.

"베드신도 노출도 다 처음 하는 것이라고 하더라. 영화를 보셔서 아시겠지만 사실상 크게 적나라한 표현은 없다. 다만 그 때 이태란이 아무래도 지금보다 더 신혼 초였기 때문에 신경쓰이는 것들이 많았던 것 같다. 심지어 이 시나리오를 들고 이태란이 '할까 말까' 고민을 하고 있을 때 남편은 하라고 적극 추천을 했었다는데도 촬영이 가까워 지니까 많이 부담스러워 하더라."

- 분위기를 풀기 위해 특별한 조언을 해주지는 않았나.

"촬영 당일 날 바들바들 떠는 모습을 봤다. 근데 선배 입장에서 해 줄 수 있는 것이 뭐가 있겠나. 그저 감독님과 여배우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메신저 역할을 하는 것 정도였다. 감독님은 당연히 '조금 더'를 원하셨고 이태란은 '조금 덜'을 원했다. 누구의 욕심이 이겼는지는 모른다. 다만 결과물에 그 답이 담겨 있다고 믿는다. 감독님은 원하는 만큼, 이태란도 남편에게 민망하지 않을 정도의 합의점을 찾은 것이 아닐까 싶다."

- 이탈리아 촬영은 많이 힘들었다고.

"이동하는 시간이 쉬는 시간이었다. 매일 촬영의 연속이었다. 영화를 보면서 '우리가 저런 곳에도 갔었구나'라는 것을 새삼 깨달을 정도였다. 개인적으로 유럽을 별로 안 좋아한다. 너무 지저분하다. 담배꽁초 막 버리고 냄새나고 난리다. 차라리 우리나가 경주에 가는 것이 낫다."

- 이번엔 어떤 부분이 가장 안 맞았나.

"이 영화가 한국과 이탈리아의 첫 합작 영화로 안다. 이탈리아 관광청에서 촬영 협조를 받았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나 안 할래'라고 했던 또 하나의 이유가 주인공의 감정에 썩 공감하지 못하기도 했지만 이탈리아 풍광을 보여주는 기행문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그 정도로는 나오지 않은 것 같다. 보는 눈에 따라서는 '굳이 저렇게 이탈리아를 다 돌아다니면서 사랑을 할 필요가 있어? 한 군데만 있으먼 안돼?'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인터뷰 ③으로 이어집니다.
[인터뷰③] "나 녀석 기특해" 김승우 별꼴 다 본 26년 연예계 산증인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ins.com
사진=정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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