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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철도노조 집단행동…노조는 "준법투쟁" 회사는 "태업"?

입력 2019-11-18 22:05 수정 2019-11-18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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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철도노조가 인력 확충과 인건비 정상화 등을 요구하면서 집단 행동에 나섰습니다. 지난 주말에 열차 일정이 늦어져서 불편을 겪은 승객들도 있었죠. 그런데 이 상황을 두고 노조와 일부 언론은 준법투쟁이다라고 하고 코레일이나 또 다른 몇몇 언론은 태업이다라고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같은 현상을 두고 왜 다른 표현이 나오는 건지 팩트체크 이가혁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보통 태업이라고 하면 일을 좀 게을리 한다 이런 뜻이잖아요. 

[기자]

그리고 뭐 정당하게 해야 될 일, 주어진 일을 열심히 안 했다 이런 인상을 주는데요.

코레일 사장은 지난 5일에 철도노조가 준법투쟁이란 태업 행위를 선언했다 이렇게 표현했고요.

지난주에 주말에 역에 가보면 열차 지연에 대해서 안내를 할 때도 이렇게 태업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코레일 측은 태업이라는 용어만 쓰는 이유에 대해서 두 용어가 판례상으로는 유사하고 특별히 구별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그러면 코레일 설명대로 정말로 두 개념이 그렇게 구분이 안 되는 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판례나 학계 연구에 따르면 분명히 서로 다르게 취급하고 있습니다.

둘 다 주장을 관철할 목적으로 노조가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것이라는 점에서는 비슷합니다만 준법투쟁은 주어진 업무지침을 어기지 않으면서 실력 행사를 하는 방식입니다.

주로 철도, 지하철, 항공처럼 쟁의행위가 제한되는 공공 분야의 노조에서 안전 운행 투쟁이라는 형식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태업은 정당한 업무지시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 정당한 업무지시를 이행하지 않는다 이 성격이 큰데요.

특히 이 부분이 다릅니다.

준법투쟁과는 달리 태업은 파업을 하면 임금을 안 주는 것처럼 마치 무노동, 무임금 원칙이 여기에도 적용이 되는 겁니다.

2011년에 대법원 판례도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지금 철도노조는 안전운행 투쟁 형식인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에 노조가 각 노조원들에게 내린 지침을 한번 보시겠습니다.

운전사를 교대할 때나 뛰지 않고 안전하게 걸어서 이동한다같이 안전점검이나 운행 때 정해진 원칙을 최대한 지키라 이런 내용입니다.

평상시라면 운행 상황에 따라서 융통성 있게 좀 빨리 처리할 수도 있는 일을 시간과 절차를 원칙적으로 정확히 다 지키는 방식으로 하라는 겁니다.

따라서 이번 철도노조의 집단 행동의 경우 태업이 아닌 준법투쟁이라는 용어를 쓰는 게 맞습니다.

뿐만 아니라 회사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행위인 이 쟁의행위는 이렇게 법적으로 보장된, 헌법뿐만 아니라 이렇게 법적으로도 보장된 노조의 권리입니다.

그래서 준법투쟁은 합법이고 태업은 불법이다 이렇게 구분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이번 상황도 조합원 과반 찬성이라는 정해진 절차도 지켜졌기 때문에 불법적인 집단행동처럼 몰아가는 건 정확하지 않은 표현이고요.

또 정확하지 않은 보도입니다.

[앵커]

팩트체크 이가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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