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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법관후보 성추문 5건으로 늘어…"집단성폭행 현장에 있었다"

입력 2018-09-27 16:09

세번째 피해 여성 "고교시절 약먹이고 집단성폭행"…4·5번째 의혹도 익명투서
FBI 조사촉구 등 파문 확산 속 청문회 주목…트럼프, 청문회 보고 결정바꿀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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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피해 여성 "고교시절 약먹이고 집단성폭행"…4·5번째 의혹도 익명투서
FBI 조사촉구 등 파문 확산 속 청문회 주목…트럼프, 청문회 보고 결정바꿀수도

미국 대법관후보 성추문 5건으로 늘어…"집단성폭행 현장에 있었다"

성폭행 미수 의혹에 휩싸인 브렛 캐버노 미국 연방대법관 지명자의 인준 청문회를 하루 앞둔 26일(현지시간) 3∼5번째 추가 의혹이 한꺼번에 터져나왔다.

캐버노 지명자는 즉각 의혹을 전면 부인했지만, 제기된 의혹이 그가 고교 시절 여학생들에게 약까지 먹이고 집단 성폭행을 하는 데 가담했음을 시사하는 내용이어서 파문이 더욱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 CNN 등에 따르면 줄리 스웨트닉(55)이라는 여성은 이날 변호사 마이클 아베나티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고교 시절이던 1980년대 초 집단성폭행을 당했으며, 이 현장에 캐버노 지명자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아베나티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성추문 상대 여성인 전직 포르노 배우 스테파니 클리포드(예명 스토미 대니얼스)를 변호했던 인물이다.

메릴랜드주의 게이더스버그 고교에 다녔던 스웨트닉은 당시 캐버노 지명자도 있었던 파티에 10번 이상 참가했으며, 캐버노 지명자가 "술에 취해 여자애들의 '노(No)'라는 말을 받아들이지 않고 과도하게 공격적으로 행동하는 등 매우 부적절한 행동을 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진술했다.

스웨트닉은 당시 자신도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면서 남학생들이 여학생들에게 약을 탄 술을 먹게 해 항거 불능 상태가 되게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무능력 상태의 소녀들을 성폭행하려고 남학생들이 화장실 옆에 줄 서 있던 현장을 묘사했다.

그는 "1982년 무렵, 나는 이런 '집단' 또는 '무리' 강간의 피해자 중 한 명이 됐다"며 "그곳에는 마크 저지(캐버노의 친구)와 브렛 캐버노가 있었다"고 말했다.

스웨트닉은 캐버노가 "동의도 구하지 않고 여자아이들과 밀착해 옷을 벗겨 은밀한 신체 부위를 노출시키는 등 폭력적이고 공격적인 행동을 하는 데에 가담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누가 자신을 성폭행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또 캐버노 지명자가 당시 남학생 무리 사이에 있었지만 그가 직접 누군가를 성폭행했다고는 밝히지 않았다.

캐버노 지명자의 성 추문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스웨트닉의 폭로 이후 상원 법사위가 그의 네 번째, 다섯 번째 성폭력 의혹을 점검했다는 사실이 미 NBC 뉴스와 CNN 방송 등의 보도로 공개된 것이다.

법사위가 공개한 콘퍼런스콜 녹취록에 따르면 캐버노 지명자가 1998년 자신과 데이트하던 여성을 공격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익명의 서한이 코리 가드너(민주·콜로라도) 상원의원에게 배달됐다. 당시 캐버노 지명자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추문 사건을 수사하던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팀에서 일하고 있었다.

이 서한에서 익명의 제보자는 캐버노 지명자가 1998년 워싱턴에서 술에 취한 상태에서 한 여성을 벽으로 밀치며 신체적으로, 성적으로 폭행하는 것을 목격하는 것을 자신의 딸과 다른 이들이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제보자는 그 피해 여성이 자기 딸의 친구였다면서 "내 딸을 포함해 최소 4명의 목격자가 있었다"며 "피해자는 여전히 큰 충격 속에 있다"고 전했다.

또 캐버노 지명자가 1985년 보트에서 친구와 함께 한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내용을 담은 익명의 제보전화가 셸던 화이트하우스(민주·로드아일랜드) 상원의원에게 걸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로드아일랜드에 사는 한 남성은 화이트하우스 의원실과의 통화에서 자신과 가까운 지인이 당시 뉴포트 항구에 있던 배 위에서 만취한 두 명의 남성으로부터 성폭행당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는 두 남성의 이름을 '브렛'과 '마크'라고 전했다고 한다. '마크'는 캐버노 지명자의 친구인 마크 저지를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제보자는 이 사실을 알게 되자 또 다른 지인과 함께 항구로 찾아가 가해 남성 2명과 물리적으로 충돌, 이들에게 중상을 입혔다고 말했다.

그러나 캐버노 지명자는 법사위 조사관들과의 콘퍼런스콜에서 "중상모략"이라면서 "터무니없고 말도 안 되며, 아마도 조작된 주장"이라고 추가 의혹들을 부인했다.

캐버노 지명자에 대한 성폭력 스캔들은 앞서 팰로앨토 대학교수인 크리스틴 포드가 1980년대 고교 시절 그가 자신을 성폭행하려 했었다고 폭로하면서 일파만파로 번지기 시작했다.

포드 교수와 캐버노 지명자는 27일 상원 법사위 청문회에 출석해 이에 관해 증언할 예정이다.

여기에 데버라 라미레스라는 여성 역시 1980년대 예일대 재학 시절 한 파티에서 캐버노 지명자가 자신에게 성적으로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고 주장, 민주당 상원의원들이 조사하고 있다고 미 시사주간지 뉴요커가 보도했다.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그동안 캐버노 지명자를 엄호했던 트럼프 대통령도 한 발 빼는 듯한 분위기다.

그는 이날 뉴욕 유엔총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캐버노 지명자에 관한 질문에 "제기된 의혹들은 내게 모두 거짓으로 들린다"면서도 법사위 청문회를 지켜보고 나서 지명에 대한 결정을 바꿀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을 무대로 숨가쁜 외교전이 펼쳐지는 한가운데서 이례적으로 1시간이 넘는 기자회견을 열어 국내 현안인 캐버노 지명자에 관해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는 등 이번 사태를 진화하는 데 애쓰는 모습이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캐버노 지명자에 관한 각종 의혹들을 가리켜 민주당이 우수한 법관을 낙마시키기 위해 "커다란 사기극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하며 역공을 펴기도 했다.

연이은 성 추문으로 캐버노 지명자가 의회 인준을 받기는 더욱 위태로워진 형국이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캐버노 지명자의 스캔들은 미 정계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공화당은 예정대로 27일 의회 청문회를 거쳐 곧이어 법사위 표결 및 상원 전체 표결 절차를 추진한다는 방침이지만 일부 공화당 의원들도 잇따른 성추문 폭로에 표결 절차 강행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화당이 상원에서 51 대 49로 근소한 수적 우위를 지키는 가운데 캐버노 지명자의 성폭력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상원의원들은 인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이날 청문회를 주목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민주당 척 슈머(뉴욕) 상원 원내대표는 캐버노 지명자에게 사퇴를 요구하는 한편, 상원의 인준 투표 전 이 같은 의혹에 대한 연방수사국(FBI)의 수사를 요구했다.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 10명 전원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캐버노 지명을 철회하거나 FBI 수사를 명령하라고 촉구했다.

해당 사건의 발생지인 메릴랜드주에서는 민주당 소속 주(州) 의원 11명이 몽고메리 카운티 경찰서장에게 서한을 보내 캐버노 지명자를 둘러싼 성폭행 의혹을 조사하라고 요구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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