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정치권 금품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최측근 나모(50) 경남도청 서울본부장을 5일 참고인으로 소환했다.
검찰은 나씨가 홍 지사의 국회의원 시절부터 오랫동안 보좌한 만큼 나씨를 상대로 홍 지사의 금품수수 의혹과 관련한 사실 관계를 좀 더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이날 오후 1시50분께 홍 지사가 과거 한나라당 원내대표로 재직했을 당시 수석보좌관을 맡았던 나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서울고검 청사에 도착한 나씨는 '홍 지사가 윤 전 부사장에게 1억원 받은 사실이 있느냐' '윤 전 부사장 회유(시도) 했느냐' '(소환 전에) 홍 지사와 어떤 말씀 나누고 왔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하고는 조사실로 들어갔다.
나씨는 지난 2011년 6월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 경선 당시 홍 지사 캠프에서 실무를 총괄했던 인물이다.
검찰은 캠프 업무를 총괄하는 총 책임자 역할을 했던 나씨를 상대로 성 전 회장 측이 당시 당 대표 후보로 나섰던 홍 지사에게 1억원을 전달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검찰은 이날 나씨를 상대로 앞선 홍 지사의 측근들이 제출한 일정표와 의원회관 출입기록 등을 바탕으로 금품이 전달된 것으로 알려진 시기와 장소, 전달 경위 등에 관해 집중 추궁할 예정이다.
나씨가 당시 경선 캠프에서 회계 업무도 담당했던 점을 고려할 때 검찰이 홍 지사 측의 자금 흐름과 관련된 증거를 확보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울러 검찰은 홍 지사 측 인사들이 '전달자'로 지목된 윤 전 부사장 등을 회유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이에 대한 조사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은 홍 지사에게 '1억원'을 전달했다고 주장하는 윤승모(52) 전 경남기업 부사장을 지난 주말에 이어 사흘 연속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벌였다.
윤 전 부사장은 검찰 조사에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 경선이 진행 중이던 2011년 6월 당시 후보로 나섰던 홍 지사에게 1억원이 담긴 쇼핑백을 전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일관되게 펼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홍 지사 측근에 대해 사실상 첫 공개 소환조사를 시작한 만큼 홍 지사의 검찰 소환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 안팎에선 빠르면 이번 주말께 출석해 조사를 받을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