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입학생의 수가 점점 줄면서 대학들은 저마다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죠. 학과를 통폐합하거나 아예 없애는 건데, 지난 6년동안 1000개의 학과가 없어졌습니다. 아무래도 가장 많이 손을 보는 건 인문, 사회, 예술 계열입니다.
박현주 기자입니다.
[기자]
건국대 영화학과 실습실.
새 학기지만 텅 비어있습니다.
12년 동안 유지되다 지난해 폐지돼, 더 이상 신입생을 받지 않게 됐기 때문입니다.
[윤형민/대학생 : 1학년 마치고 군대를 갔다 오니까 영상과랑 통폐합돼서. 연기를 정말 해야 하는데….]
역시 지난해 없어진 소비자정보학과 학회실.
북적이는 다른 학회실과는 다른 모습입니다.
이미 절반이 넘는 학생이 전과했습니다.
[송차은/지난해 대학 신입생 : (입학하고) 3월 중순쯤, 과 단톡방(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우리 과가 없어졌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당황스럽고 이게 뭔가 싶고.]
대학 측은 취업률에 따라 학과 구조를 개편해달라는 교육부 정책에 따른 조치라고 말합니다.
[이긍원 기획처장/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 교육부에서 인문사회계열의 정원을 줄이고 공학계열의 정원을 늘리는 것이 학생들을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런 것들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국가 지원을 받기 힘들어집니다.]
학생들은 대학과 정부의 근시안적 정책이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최성욱/대학생 : 충분히 제 미래나 직업에 대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학교가 설명해주는 부분도 만족하고 왔는데, 배신감이 듭니다.]
이미 사회인이 된 졸업생도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합니다.
[김매일/대학졸업생 (31세) : 졸업생들도 많이 당황했죠. (학교가) 전통을 지켜주지 못하고 학교 측에서 오히려 단절시키려고 하는 게 저희로서는 황당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