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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일제에 갇힌 손기정…일 '올림픽 역사왜곡관'

입력 2021-06-17 20:58 수정 2021-06-18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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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 올림픽 박물관에 고 손기정 선수의 사진이 내걸렸습니다. 일본의 금메달리스트로 일본의 역사로 소개됐습니다. 손기정 선수의 가족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준승/손기정기념재단 사무총장 (손기정 외손자) : 진짜 손기정 선수의 아픔을 자기네들도 생각을 했다고 하면 이런 식의 표현들은 예의가 아니다라고 생각을 하고…]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의 슬픈 마라토너는 85년이 흘러도 여전히 잘못된 역사에 갇혀있는 것 같습니다.

온누리 기자입니다.

[기자]

올림픽 무대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끊었던 손기정은 시상대 위, 가장 슬픈 표정의 금메달리스트로 남았습니다.

일장기가 올라가고, 기미가요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월계수 화분으로 일장기를 가리고 선 우승자.

선수에게는 치욕의 역사였지만, 일본은 지난해 새로 문을 연 '올림픽 박물관'에 손기정을 '일본의 역대 메달리스트'로 소개했습니다.

'1936년 베를린 대회 육상경기 남자 마라톤'이란 설명만 일본어로 달아놨기에 모르는 사람들은 일본인이라 오해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준승/손기정기념재단 사무총장 : 일본에서 손기정 선수에 대한 기억을 안 했었던 걸 비춰본다고 하면 이런 식의 표현들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을 하고…]

당시, 일본 국적으로 대회에 출전한 건 사실이지만, 시대의 아픔 때문에 어쩔 수 없었던 걸 감안한다면 최소한 '한국인'이란 설명은 붙였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실제 국제올림픽위원회, IOC 홈페이지도 손기정 선수를 소개할 때는 "당시 한국은 일제 강점시기를 겪었다"는 역사적 설명과 함께 우리 국적 선수임을 밝혀두고 있습니다.

[손기정/1936년 우승 당시 : 이 승리는 결코 내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우리 일본 국민의 승리라고… (크게, 크게 해라!)]

'크게 말하라'고 재촉하는 일본의 강압 속에 원치 않는 소감까지 읽어야 했던 금메달리스트는 8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굴레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이준승/손기정기념재단 사무총장 : 슬픈 우승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환경이 사실 일제 강점에 의해 만들어진 건데 아직도 슬픈 우승자로 두는 것 같은 그런 인상도 들고 그렇습니다.]

(영상그래픽 : 박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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