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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려다 다시 탔는데…중국 동포 예비부부, 못다한 인연

입력 2014-04-24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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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월호에 탔던 승객 중엔 결혼을 앞두고 제주도로 여행을 가던 중국 동포 예비 부부도 있었는데요. 안타깝게도 이 생에서 함께 떠난 마지막 여행이 됐습니다. 이들은 원래 출발 전에 배에서 내리려다가 다시 탄 것으로 확인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송지영 기자입니다.

[기자]

중국동포 이도남 씨와 한금희 씨는 경기도 안산의 한 공장에서 같이 일하며 사랑을 키워왔습니다.

이들은 오는 6월 결혼을 앞두고 제주도로 추억 여행을 떠났습니다.

출발 당일 안개로 출항이 늦어지자 배에서 내리기로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화물칸에 넣은 차를 다시 꺼낼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배에 몸을 다시 실었습니다.

[이도남씨 삼촌 : 우리는 모든걸 다 포기하고는 안 갈테니 차를 실었으니까 빼줘라. 못 가겠다 했을 때 차를 빼줬으면 이런 상황은 안오잖아요.]

역시 한국에서 사는 이씨의 어머니는 진도에서 아들의 구조소식을 간절히 기다렸지만, 지난 21일, 아들은 결국 시신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도남씨 고모 : (손이나 발은) 그냥 그대로예요, 산 사람 모습 그대로. 얼굴이랑 보면 그대로인데 뭐 뽀얀 게. 잘생긴 모습으로…]

이씨는 경기도 광명의 한 장례식장에 안치됐습니다.

그런데 어젯(23일) 밤 예비 아내 한금희씨도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손엔 남편이 될 이씨의 이름이 적힌 배표를 꼭 쥐고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행복한 신혼을 꿈꾸던 예비부부의 못다한 인연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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