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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운영주체 놓고 갈등

입력 2015-09-15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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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하철 출입구에서 바로 인근 건물로 갈 수 있도록 에스컬레이터로 연결이 된 곳들이 있는데 운행이 안 되는 경우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누가 관리를 할 것인가. 이 문제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고석승 기자가 밀착카메라로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지하철 6호선 월곡역 1번 출구, 바로 옆 주상복합건물 때문에 평소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곳입니다.

하지만 출입구 에스컬레이터는 운행을 하지 않는 상태.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걸어서 에스컬레이터를 오르내립니다.

에스컬레이터를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곳곳에 씹고 버린 껌이나 담배꽁초가 끼어 있고요. 또 벽쪽을 보시면 전체적으로 녹이 슬어 있어서 한눈에 보더라도 아주 오랜 기간 동안 관리가 안 돼 온 것으로 보입니다.

에스컬레이터는 2011년 완공 이후 제대로 운영된 적이 거의 없습니다.

애초 에스컬레이트 유지를 맡기로 한 주상복합건물 사업자가 이를 거부한 겁니다.

"시민들이 더 많이 이용하는 에스컬레이터 관리 비용을 입주민들이 부담할 수 없다"는 게 이유입니다.

해당 지하철역은 소송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월곡역 관계자 : 청소를 뜯고 하고 싶어도 우리가 손을 대면 법적으로 걸리기 때문에 안 된대요. 우리는 운행을 하고 싶어도 마음대로 못해요.]

몇 년째 그대로 방치되면서 에스컬레이터 틈 사이에는 먼지가 수북하고 곳곳에 금도 가 있습니다.

[조현주/서울 종암동 : 항상 '언제쯤 되나' 이런 생각을 했었고 위험하다는 생각도 들죠.]

7호선 이수역 9번 출구도 사정이 비슷합니다.

아파트와 연결된 출구의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가 운행을 멈췄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버튼을 눌러보지만 꿈쩍도 안 합니다.

무거운 짐을 들고 에스컬레이터를 걸어 내려가는 시민들도 쉽게 눈에 띕니다.

[이범홍/서울 사당동 : 매일 점검 중이라고 쓰여 있고 중단해놓고 막 그래요. 어머님, 아버님이 연세가 많으세요. 여기로 올라오는데 계단이 있어서 많이 힘들어 하셨어요.]

이렇게 운행이 중단된 엘리베이터 옆에 작은 공고문이 하나 붙어있는데요. 전기료를 인근 아파트 입주민들이 내고 있기 때문에 운행시간을 단축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줄에 지하철을 이용하는 외부인은 사용을 아예 자제해달라는 당부도 포함돼 있습니다.

전기료 절약 등을 이유로 운행 시간을 단축한 겁니다.

[해당 아파트 관계자 : 빨리 정상화시키려고요. 비가 와서 물이 들어가면 고장이 잘 나요.]

해당 역에는 시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습니다.

[이수역 관계자 : 민원 때문에 직원들이 스트레스가 보통이 아니죠. 그런데 저희가 할 수 있는 상황이 하나도 없거든요.]

9호선 가양역 10번 출구도 관리를 맡은 상가 사업자의 운영난으로 에스컬레이터가 7개월째 멈춰있습니다.

에스컬레이터가 멈추면서 상인들도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

[입주 상인 : 상가 매출이 10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어요. 여기 10번 출구로 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 서울시에서는 "우리 권한이 아니다"라고 하고요.]

해당 지하철을 관리하고 있는 도시철도공사와 서울9호선 운영사 등도 뾰족한 해결책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도시철도공사 관계자 : (출입구가) 분양하는데 훨씬 유리한 조건이 될 수 있죠. (그러다 부담이 되면) 유지, 관리 업무를 기피하는 거죠. (에스컬레이터를) 다시 운영하라고 요구를 하지만 못하겠다고 하면 법적으로 갈 수밖에 없는 거죠.]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는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서 설치된 시설인데요. 에스컬레이터를 둘러싸고 서로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또 다툼이 이어지면서 결국 시민들의 불편만 초래하는 꼴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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