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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플러스] ② 새로운 갈등 '보복스피커'…직접 설치해보니

입력 2019-05-04 21:23 수정 2019-05-05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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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저희 취재진이 보복스피커가 뭔지 또 소리는 얼마나 큰지 직접 사서 달아봤는데요. 윗집은 물론이고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소음도 만만치 않습니다. 실제 이렇게 '보복'에 나선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오죽하면 그랬겠냐, 방법이 없었다'고 하는데요. 보복스피커가 새로운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잘못하면 법적 처벌까지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어서 하혜빈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강동구에 사는 김모 씨는 2년 전부터 이웃집에서 들려 오는 소음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합니다.

[김모 씨/서울 강일동 : 엄청나게 큰 소리로 들려서, 절구를 이렇게 내리찧는 소리. '무슨 소리지?' 해서 TV 다 끄고 조용히 들어보면 이렇게 '쿠쿠쿠쿵' 이런 소리가 들릴 정도로.]

우연히 아랫집 문 앞에서 소리가 크게 들리는 것을 확인한 이후, '보복스피커'를 사용하는 것 같다고 의심하게 됐습니다.

서울 성북구에 사는 차모 씨 역시 비슷한 피해를 겪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차모 씨/서울 안암동 : 청소기를 돌리는데 총소리가 들리고, '탕탕탕' 그러면서, 식탁 의자에서도 이렇게 일어나다가 드르륵 소리가 나면 그 소리에도 '탕탕탕' 거려요.]

여러 온라인 사이트에서는 층간소음 문제의 해결법이라며 '보복스피커'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웃에게 효과적으로 복수하기 위한 소음을 골라 소개하는가 하면, 세부적인 행동지침도 있습니다.

온라인에서 층간소음 보복용으로 판매되고 있는 스피커를 실제로 아파트에 한번 설치해 보겠습니다.

설명서대로 이렇게 스피커를 설치해 봤는데요.

최고 음량으로 노래를 틀었더니, 윗집에서는 오랜 시간 들으면 스트레스를 받을 만큼 노랫소리가 이렇게 선명하게 들립니다.

스피커 구매자들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주장합니다.

[백모 씨/'보복스피커' 구매자 : 대화를 시도했는데 해결책도 없었고 민원센터에서도 적절한 대처를 잘 못해주니까, 저도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우니까 그걸로 뭔가 위안을 얻으려고 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본인 역시 큰 소음을 감당해야 하고, 심하면 형사 처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 충북 청주의 한 아파트에선 보복스피커를 크게 틀었다가 지난달 경범죄로 10만원의 벌금을 내게 됐습니다.

[김명수/법무법인 케이앤엘 변호사 : 윗집 입주민에게 뭔가 불편을 끼칠 만한 아주 높은 음량의 스피커를 트는 것이기 때문에 경범죄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이 될 수가 있고요, 나아가서 소음 규제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 성립할 여지가 있는 거죠.]

정부도 지자체도 층간소음 문제에 대한 해법을 못 찾는 동안 이웃 간의 갈등만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화면제공 : 충북 청주청원경찰서)
(영상디자인 : 신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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