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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서 울던 파독 광부·간호사, 구미에서 울다

입력 2013-10-26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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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서 울던 파독 광부·간호사, 구미에서 울다


독일서 울던 파독 광부·간호사, 구미에서 울다


50년 전 독일에 건너가 20대 꽃다운 청춘을 조국에 바치며 수 많은 세월을 눈물로 보냈던 파독 광부와 간호사 224명이 구미를 찾아 또 다시 울었다.

26일 경북 구미시를 방문한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은 구미공단, 박정희대통령생가, 금오산, 동락공원 등을 돌아보며 향수에 젖은 눈물을 흘렸다.

우리나라 산업발전에 1등 공신이었던 이들이 구미시를 전격 방문한 것은 최근 언론매체의 보도가 잇따르면서 시작됐다.

파독(派獨) 50주년을 맞아 지난 22일 고국을 찾은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은 언론에 이들을 초청한 '정수코리아'라는 단체의 사기극에 휘말려 꼼짝할 수 없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정수코리아는 고 박정희 대통령과 부인 육영수 여사의 이름을 따 만든 '정수장학회'와는 무관한 단체다.

호텔과 식당, 행사일정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23~30일 7박8일간의 일정으로 고국을 방문한 이들이 눈물겨운 투어를 하게 됐다는 소식에 정부가 지원에 나섰다.

핀란드를 방문중인 정홍원 국무총리는 현지에서 이같은 내용을 보고 받고 정부 차원의 적극 지원을 지시했고, 관광공사와 한전, 구미시도 이들을 돕는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구미시 역시 당초 이들을 초청한 '정수코리아'라는 단체가 지원을 하지 않아 꼼짝하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에 이들을 맞이하기로 결정했다.

박정희 대통령 고향이자 새마을운동 종주 도시인 구미시가 이들의 아픔을 외면한다면 도리가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다.

방문단은 26일 오전 구미에 도착해 구미코에서 점심식사를 한 후 김관용 경북도지사, 남유진 구미시장을 만나 타국에서의 힘들었던 생활을 소회했다.

20대 젊은 청춘 대신 백발이 성성한 모습으로 26일 구미 박정희대통령 생가를 찾은 김남용(74)씨는 "따뜻한 온정을 보여 준 구미 시민에 대해 감사할 뿐"이라며 "새마을운동 종주도시 구미시 발전도 그저 놀랍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이어 박 대통령 생가에서 헌화하고, 민족중흥관, 동상 등을 둘러보고 오후 6시엔 구미공단 센츄리호텔에서 구미시가 주최하는 만찬 및 공연을 관람하고 27일 오전 포항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이번에 고국을 찾은 광부와 간호사들은 1963년부터 1980년까지 우리나라 실업문제와 외화획득을 위해 독일로 건너간 광부와 간호사 2만여명 중 일부다.

박정희 대통령이 지난 1964년 12월 10일 경제개발 차관을 얻기 위해 독일 방문중 이들을 만나 함께 오열했던 일은 지금도 유명한 일화로 남아있다.

루르 지방 함버른 탄광을 방문한 박 대통령은 광부와 간호사 300여명을 만나 "비록 우리 생전에는 이룩하지 못하더라도 후손을 위해 남들과 같은 번영의 터전만이라도 닦아 놓읍시다"라며 말을 잊지 못하고 끝내 눈물로 인사를 마쳤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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