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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지사의 힘? 100% 재난지원금·황교익 사장 내정

입력 2021-08-13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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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12일) 민주당 대선주자들이 쇼호스트로 나서 '정책 완판' 대결을 펼쳤죠. 보험왕을 자처한 이재명 경기지사는 '경제기본권 보험'을 판매하며 "성과로 증명했다"고 강조했는데요. 오늘 모든 경기도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치 공방이 상당히 뜨거운데요. 관련 내용, 조익신 멘토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민주당 대선주자들이 '정책 완판'의 꿈을 안고 쇼호스트로 나섰습니다. 상품 자체도 중요하지만, 판매 스킬은 절대 무시 못 할 요소이죠. 각자의 개성을 살려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가장 눈에 띈 건 정세균 전 총리입니다. 배바지를 입은 게 아닌가 싶었는데, 요리사 복장이란 후문인데요. 흥겨운 어깨춤에 폭죽까지 동원했습니다.

[정세균/전 국무총리 (어제) : (부동산 공급 폭탄이 투하되고 있습니다.) 주택 공급 폭탄으로 집값을 확실히 잡겠습니다. 야심차게 준비했습니다. 280만 호 공급 폭탄으로 서민께 집을 드리겠습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북극곰'을 등장시켰습니다. 기후 위기를 설명하기 위해서입니다.

[추미애/전 법무부 장관 (어제) : 이제 기후 위기는 생존의 위기로 바로 우리 앞에 다가왔습니다. 에코 정치, 정의로운 대전환의 기반, 바로 녹색 헌법입니다.]

[(북극곰이 굉장히 열심히 상담 전화를 지금 받고 있습니다. 화면에 잠깐 비춰주시겠어요? 상담전화가 많이 오는 편인가요? 오나요?)]

균형 발전의 원조 맛집이란 점을 강조하고 있죠. 김두관 의원은 방송 기자로 변신했습니다.

[김두관/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김두관 기자, 지금 눈이 많이 오는데 버스를 기다리신다고요?) 네, 지방은 인구가 적어서 버스가 가끔씩 옵니다. 제가 그 버스를 기다려보겠습니다. (지금 눈이 많이 오는데 아직 버스가 안 왔습니까?) 네. 한 시간이 지났는데도 버스가 오지 않고 있습니다.]

콧물까지 그려줬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합니다. 박용진 의원은 본인의 얼굴이 담긴 책을 매대에 올렸는데요. 하필 웃음기라곤 찾아볼 수 없는 사진이었습니다.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여기 지금 무섭게 생긴 얼굴이 하나 있는데요. '정치혁명' 박용진의 책을 가운데 두고요. 정책을 배치했습니다. 제가 이번 대선 레이스에서 뜨거운 여름, 핫한 경선을 약속드렸는데 그렇게 한번 만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잔재미는 쏙 뺀 엄근진 모드. 판넬만 들었다 놨다 반복을 했는데요. 효과가 있었을까요? '원조 엄근진'이죠, 이낙연 의원은 전통적인 판매 방식을 차용했습니다. 맞춤형 주거 패키지 상품에 '원 플러스 원' 구성을 추가했습니다.

[이낙연/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 (국민 맞춤형 주거 패키지를 선택하게 되면 거기에 맞는 신복지 상품을 추가로 드린다고 하는데 맞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주거 패키지 상품을 선택하시는 국민들의 상황에 딱 맞는 신복지정책도 추가로 드리겠습니다. (오~ 원 플러스 원이네요.)]

이재명 경기지사는 '보험왕' 타이틀을 내걸었는데요. 이른바 '경제기본권 보험 3종 세트' 여기에 특약까지 내걸었습니다.

[이재명/경기지사 (어제) : 대한민국 청년이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연 100만원씩 청년 기본소득을 추가로 보장해드립니다. (자 그럼 이쯤 되면 정말 보장이 가능한지 의구심을 갖는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아, 의심은 이제 멈춰! 이미 성과로 증명을 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립니다.]

의심은 이제 멈춰, 행동으로도 보여줬는데요. 경기도민 100% 재난지원금 지급을 발표했죠.

[이재명/경기지사 (화면출처: 유튜브 '경기도청') : 시군과 도의회의 건의를 바탕으로 재난지원금 보편 지급의 당위성과 경제적 효과를 고려해서 모든 도민들께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자 합니다.]

여야 모두에서 뜨거운 반응이 쏟아졌는데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반역이다", "매표용 빚잔치다" 비판이 잇따랐습니다. 이 지사는 개의치 않는 분위기입니다.

[이재명/경기지사 (화면출처: 유튜브 '경기도청') : 당·정·청 합의를 무시한다는 주장은 지방자치를 무시하는 주장입니다. 매표 행위라는데 그럼 정부도 매표행위를 하는 겁니까?]

지사라는 자리는 임명권도 쥐고 있죠.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를 내정했다는 소식도 들려왔는데요. 황 내정자, 최근 이른바 이 지사의 '형수 욕설' 논란에 이런 발언을 해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황교익/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자 (CBS '한판승부' / 지난달 30일) : 이재명의 삶이 어릴 때. (어려웠죠.) 빈민의 삶이잖아요. 그러면 그 주변에 욕하고 뭐 하고 이러니까 조금 거칠게 사는 사람들이 많죠. 이재명이 내가 그렇게 태어나고 싶어서 그런 거는 아니잖아요. 그래서 각자의 유년기, 어린 시절의 그 삶에 대해서 너무 야박하게 굴지를 말자. 이해하자.]

당장 야당에선 '보은 인사를 하려고 경기지사 사퇴를 거부한 거냐, 전형적인 알박기 신공이다' 날을 세웠는데요. 경기지사직 유지 문제,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관련해서 여론조사 결과도 발표됐는데요. 이 지사가 지사직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습니다. 다만 민주당 지지층으로 한정해서 보면 정반대였는데요. 사퇴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54.8%였습니다.

네거티브가 퇴출된 민주당 경선. 대신 '이미지 전쟁'이 빈자리를 차지했습니다. '꿩 잡는 매'처럼 각인 효과를 노린 건데요. 추미애 전 장관이 본인을 추켜세웠다면, 요즘 대세는 다른 주자를 '디스'하는 겁니다.

[정세균/전 국무총리 (지난 11일) : 이 후보님, 봉이 김선달이나 가능한 말씀을 지금 하고 계시는 겁니다.]

'봉이 김선달' 이 지사의 기본 시리즈엔 상당한 재정이 필요하죠. 이걸 어떻게 감당할 거냐, 한마디로 파고든 겁니다. 김두관 의원도 '아수라 백작'을 소환해 이낙연 대표를 꼬집었습니다.

[김두관/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 11일) : 최성해가 2020년 12월에 측근과 통화해서 '이낙연은 조국을 친 사람이다. 이낙연이는 나한테 고맙다고 연락한 사람'이라고 녹취록을 공개했잖아요. 열린공감TV에서.]

이미지보단 실리 챙기기에 나선 분도 있습니다. 추미애 전 장관인데요. 열린민주당과 통합을 주장하고 있죠. 일단 당내에선 이재명 지사를 제외하곤 반대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입니다.

[이상민/더불어민주당 선거관리위원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지난 10일) : 정당이 또 정치 세력들이 필요하다고 그래서 무조건 이합집산하는 것은 별로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지금까지.]

추 전 장관에게 열린민주당이 필요한 이유, 바로 지지세인데요. 열린민주당 지지자들, 보시는 것처럼 이 지사와 추 전 장관에 대한 지지도가 다른 후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숫자상으론 이 지사에게 좀 더 유리하지만, 추 전 장관에게도 나쁠 건 없습니다. 목표는 결선 투표죠. 2위 자리를 노리는 데는 확실한 '플러스 알파'입니다.

그런데 당 지도부 입장에선 다른 이유로 열린민주당이 필요합니다. 범여권이긴 하지만, 어찌 됐든 엄연한 야당이죠. 국회에서 절대 다수당인 민주당의 장애물 가운데 하나가 '안건조정위'인데요. 여야 3대 3 동수로 꾸려지는 이 조정위에 열린민주당이 야당 몫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겁니다. 열린민주당이 야당으로 존재하고 있어야 원내 입법 활동이 훨씬 수월하다는 계산입니다.

여기에 열린민주당의 강성 이미지도 부담이란 평가입니다. 대선이라는 전쟁, 결국은 중원 싸움인데요. 열린민주당과의 통합이 민주당의 중도 확장에 '마이너스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더욱이 최강욱 대표의 송사와 김의겸 의원의 잦은 설화도 정치적 부담입니다.

[김의겸/열린민주당 의원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지난달 12일) : MBC 고발을 하셨던데, 기자가 수사권이 없으니까 경찰을 사칭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그건 잘못된 거죠. 그런데 저희들, 이제 좀 나이가 든 기자 출신들은 사실 굉장히 흔한 일이었고요.]

이낙연 전 대표는 이재명 전 지사의 기본소득 문제를 거론하며 영화 '기생충'을 소환했었죠.

[이낙연/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11일) : 송강호의 집은 반지하여서 비가 오면 비가 그대로 집에 쏟아져요. 이선균 집은 비가 오면 그 비를 감상하죠? 그런데 이선균과 송강호, 두 분에게 똑같이 8만원씩 주는 것이 정의로운 것인가.]

영화 속 송광호 가족의 돈벌이 수단, 피자 박스 접기였는데요. 오늘 온라인에선 이 피자 박스가 화제가 됐습니다. "부담 갖지 마시고, 또 따님이 피자 먹고 싶다고 하면 연락주세요" 딸의 생일이었지만, 수중에 단돈 571원밖에 없었던 기초생활수급자. 피자 가게 주인의 따뜻한 마음 덕분에 사랑하는 딸에게 피자를 선물할 수 있었습니다. 기분 좋은 미담이지만, 이 기초수급자분, 언제까지 누군가의 선행에 기대야 하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 민주당 대선주자들, 경쟁도 좋지만 누구를 위해 다투고 있는지는 잊지 말아야겠죠?

오늘의 톡 쏘는 정치, 이 피자 박스 사진으로 갈음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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