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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법무팀이 혐의점 분류"…민간이 영장 집행?

입력 2014-10-08 20:16 수정 2014-10-08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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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른 소식이긴 한데, 비슷한 소식이기도 합니다. 정진우 노동당 부대표의 카카오톡 메시지 사찰 논란과 관련해서 수사기관이 직접 압수수색을 한 게 아니라, 카카오톡 법무팀을 통해 혐의 사실과 관련된 내용만 넘겨받았다고 검찰이 밝혔습니다. 이게 무슨 얘기일까요? 검찰 얘기대로라면 민간업체가 고객의 카톡 대화 내용 가운데 혐의 사실을 판단해 대신 집행했다는 얘기가 됩니다. 커다란 파장이 예상됩니다.

김선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1일, 노동당 정진우 부대표는 경찰이 자신을 수사하며 카카오톡을 압수수색해 메시지를 확인했는데, 이 과정에서 사실상 수천명을 사찰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정진우/노동당 부대표 (지난 1일) :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개인정보와 정치적인 입장을 표현하는 것 (이런 내용이 공개돼) 많이 부담되고요.]

그런데 경찰이 직접 카카오톡 서버를 압수수색 한 게 아니라, 카카오톡 법무팀에 요청해 혐의와 관련된 내용을 제출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보통 수사기관이 직접 서버를 복사하는 등 압수수색을 해야 하지만 카카오톡 법무팀이 혐의점을 판단해 집회와 관련된 부분만 경찰에 넘겼다"고 밝혔습니다.

검찰 설명대로라면 수사당국이 아니라 법무팀이 내용을 들여다보고 혐의점을 분류했다는 얘기입니다.

경찰은 이에 대해 서버를 중단할 경우 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에 협조를 받아 처리하는 지침을 따른 것이라고 밝혔고, 카카오톡 측은 자의적인 기준으로 자료를 선별해 제공하지 않는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민간 기업의 법무팀이 고객의 대화 내용을 보면서 혐의 사실과 관계있는지를 판단했다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됩니다.

+++

▶검찰 관계자와의 일문일답

Q. 카카오톡 측이 준 대화 내용을 받았다고 했는데 한 명과의 대화만인가, 일정 기간에 해당하는 대화 전부인가?
-요청은 5월 1일부터 6월 10일까지로 기간으로 했다. 경찰이 서버를 직접 압수해야 하는데, 이 경우엔 사안을 가볍게 봐서 그런지.

Q. 특정인과의 대화만 뽑아서 온 건가?
-그날 집회와 관련해 주변 사람들에게 카톡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Q. 범죄 관련성은 경찰이 아닌 법무팀이 판단한 건가?
-이 사안에 있어서는 그렇다. 집회와 관련된 것만 보냈다. 원래는 경찰이 직원 입회하에 하겠지만 이번에는 사안 자체가 복잡한 걸 입증하는 게 아니고, 집회 현장에서 주고받은 내용 위주였기 때문에 그렇게 판단했을 거다.

Q. 집회와 상관없이 다른 사람과 나눈 사적인 내용은?
-전혀 없다. 그런 걸 법무팀이 넘겨줄 이유도 전혀 없다. 영장에 보면 '범죄 혐의와 관련 없는 부분은 제한'이라고 쓰여 있다.

Q. 이 사건 외에 카카오톡 수사할 땐 항상 현장에서 직접 가져오나?
-그런 식으로 한다. 수사 기관뿐 아니라 서버 관리자, 압수 대상자, 변호인도 와서 한다.

Q. 법무팀은 어떤 기준으로 집회와 관련됐다고 봤나?
-받은 것은 그 시간에 어디로 진격하자거나 어디로 모이자는 내용이다. 그런 정도 위주로만 몇 개 받은 것에 불과하다.

Q. 혐의와 관련된 것만 내용만 정확히 뽑아낸다는 것이 불가능한 것 아닌가?
-상식적으로 정리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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