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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미 FTA 폐기 발언 파장…정부 대응 전략은?

입력 2017-09-04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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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에 이어 6차 핵실험까지, 한미간 공조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죠. 그런데 지난 주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앞서 전해드린 것 처럼 한미 FTA 폐기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북한 핵실험 발표 이후 상황이 조금 달라지긴 했지만, 이르면 당장 내일 열리는 백악관 참모진 회의에서 한미 FTA 폐기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경제산업부 박영우 기자와 함께 한 걸음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박 기자. 한반도 긴장이 이렇게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FTA 폐기 발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합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FTA를 정말로 폐기하려고 말을 꺼낸 것인지 아니면 협상용에서 유리한 입장을 차지하기 위해 엄포를 놓는 것 뿐인지 아직은 정확하게 확인은 안되고 있습니다.

미국 국내 정치용으로 꺼낸 말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기존 자유무역협정들이 미국 노동자들의 이익에 반한다며 폐기나 재협상을 공약했었습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이 30% 중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지층 확장보다는 핵심 지지층 결집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 FTA 폐기 협박을 정치적 카드로 쓸 수도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엄포성 이야기일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인데, 미국이 일방적으로 원한다고 해서 한미 FTA를 폐기할 수 있습니까, 시청자들께서는 이 부분이 많이 궁금하실 것 같습니다.

[기자]

이론적으로는 가능합니다. 처음부터 두 나라 가운데 어느 한 쪽만 원해도 폐기할 수 있게 해놓았습니다.

이번 경우 미국 정부가 한국 측에 종료 의사를 서면으로 통보하고, 우리 정부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180일 후에 한미FTA는 자동 종료됩니다.

하지만 통보 30일 이내에 우리 측이 협의를 요청할 수 있고, 요청 30일 안에 협의를 진행하도록 돼있습니다.

결국 협상이 결렬돼서 한미 FTA가 폐기되는 상황까지 가더라도 그 과정에서 상당히 시간이 걸린다는 얘기입니다.

[앵커]

미국 여론은 어떻습니까,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처럼 한미 FTA를 폐기해야 한다는 분위기인가요?

[기자]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주장과는 달리 실제로 미국은 한미FTA를 통해 경제적으로 이득을 보고 있기 때문인데요, 항공우주나 농업 분야가 대표적입니다.

미국 상공회의소와 전미제조업자협회, 미국축산협회 등 미국 산업계 전반이 나서서 한미FTA 폐기는 막아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미국 정치권에도 압력을 넣고 있는 상황이고요, 대표적으로 여당인 공화당 의원 중에서도 지역구가 한미 FTA 수혜를 입은 경우 반대 입장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결국 한미FTA가 폐기 되면 양쪽 모두 손해를 보고 우리보다 오히려 미국이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래서 우리 정부의 입장에서는 현재 FTA를 그대로 유지하기를 바라는 거죠, 우리 정부 지금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아직은 차분한 분위기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는 "차분하고 당당하게 대응해 나가겠다" "국익과 국격을 위해 당당하게 한미 FTA 협상에 임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한미FTA 폐기에 대해 언급한 만큼 실제 협정 폐기까지 포함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응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 측 반응에 너무 일희일비하지 말고 장기적으로 개정 협상을 이끌어나가는 전략을 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부터 한미FTA에 대한 불만과 재협상 할 필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는데도 불구하고 좀더 미리 대응책을 준비해서 협상을 보다 유리하게 끌고 가지 못한 부분은 아쉽다는 지적이 되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이르면 내일 백악관 참모진 회의가 열린다고 하니까, 트럼프 대통령의 속뜻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겠죠? 박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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