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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실형 선고에 '눈물'…"구치소서 배려 배워"

입력 2015-02-12 18:47

재판부 "이제라도 타인에 대한 마음의 문을 연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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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이제라도 타인에 대한 마음의 문을 연것 같다"

조현아, 실형 선고에 '눈물'…"구치소서 배려 배워"


조현아, 실형 선고에 '눈물'…"구치소서 배려 배워"


"구치소 30일 동안 주어진 건 휴지·수저·비누·내의·양말 두 켤레가 전부였다."

사상 초유의 '땅콩 회항'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 받은 조현아(41·여)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반성문이 재판장에서 공개됐다.

서울서부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오성우)는 12일 항공보안법상 항공기 항로변경·안전운항 저해 폭행,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업무방해, 강요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조 전 부사장에 대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조 전 부사장은 이날 녹색 수의에 굳은 표정으로 재판장에 들어왔다. 재판장으로 입장한 후 앉아야 하는지 서있어야 하는지 고개를 들고 두리번거리기도 했으나 이내 고개를 숙이고 귀 뒤로 넘겼던 머리카락을 빼내 얼굴을 가렸다.

오 판사는 "한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이해했다면 (승무원과 사무장 등을) 노예처럼 부리지 않았을 것이고, 승객들을 이해했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일"이라며 "견과류 제공 서비스와 연관해 (사무장을) 하기한 것은 승객 안전 볼모로 비상식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사건의 발단이 매뉴얼 위반으로 얘기한 것으로 봐서 진정한 반성 있나 싶다"며 "박창진 사무장과 김 승무원의 고통의 무게가 (조 전 부사장의 고통보다) 더 무겁다"고 강조했다.

이후 조 전 부사장이 제출한 반성문의 일부를 공개했다. 재판부가 반성문을 읽어 내려가는 동안 조 전 부사장은 눈물을 훔치며 어깨를 들썩였다.

조 전 부사장은 반성문에 "모든 일이 제 탓이고 제가 정제도 없이 화를 표출해 여과 없이 드러냈다"며 "김 승무원과 박 사무장에게 내리라 해 마치 그 비행기에 있을 자격이 없는 것 같은 모멸감을 줬다"고 적었다.

이어 "왜 화가 났는지는 변명이 될 수 없고 중요한 건 어린 김 여승무원의 상처, 박창진 사무장의 모멸감"이라고 썼다.

반성문에는 사건 당일에 대한 조 전 부사장의 후회가 묻어났다.

반성문에서 조 전 부사장은 "(그날) 내가 화를 다스렸다면 하는 부질없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날 아무 일 없었더라면, 박 사무장이 언론에 말하지 않았더라면, 오늘 이렇게 회사를 놓아버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치소 안에서의 생활에 대해서도 전했다. "제가 여기 오지 않았더라면 낯선 이로부터 타인의 손길을 고맙게 여길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 든다"며 "30일 동안 구치소에서 내게 주어진 건 두루마리 휴지와 수저, 비누, 내의 양말 두 켤레가 전부"라고 적었다.

또 "물품 구매가 쉽지 않았는데 주위 분들이 샴푸와 린스를 빌려주고 과자도 내어주어 고마웠는데 더 고마웠던 건 사건에 대해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이게 배려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조 전 부사장은 구치소 동료들끼리 비빔국수를 특식으로 만들어 먹은 이야기를 적으면서 "스스럼없이 남들과 어울리고 옳고 그름이 분명하지만 나무라고도 빨리 잊는 화통한 상사가 되고 싶었다"며 "(구치소에서) 반성하고 타인에게 정을 베푸는 걸 아는 사람이 되고 있다"고도 썼다.

재판부는 반성문을 공개한 뒤 "조 전 부사장의 반성문을 보면 반성하는 걸로 보인다"며 "사건이 발생했을 무렵 조 전 부사장은 타인에 대한 마음의 문이 닫혀있었다고 했었는데 이제라도 타인에 대한 마음의 문을 열고 사죄한 점이 보인다"고 말했다.

또 "박 사무장과 김 승무원의 경우도 조 전 부사장에 대한 닫힌 마음의 문을 조금 열면 박 사무장이 얘기한 바와 같이 대한항공이 발전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은 선고를 앞두고 지난 6일부터 11일까지 모두 6차례 반성문을 재판부에 제출한 바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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