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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사법행정 남용' 문건 추가 공개…대법원장은 신중

입력 2018-06-05 17:48 수정 2018-06-05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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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법원 사법행정권 남용 특별조사단이 오늘(5일) 98건의 문건을 추가로 공개했습니다. 양승태 대법원의 숙원 사업이었던 상고법원 도입을 어필하기 위한 내용이 다수인 것으로 드러났죠. 이러한 가운데 김명수 대법원장은 논란의 후속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 법원 안팎의 의견을 오늘도 수렴하고 있습니다. 최 반장 발제에서는 파문이 더욱 커지고 있는 재판거래 논란을 집중적으로 다뤄보겠습니다.
 

[기자]

[양승태/전 대법원장 (지난 1일) : 지금 제가 오늘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전 대법원과 현 대법원 간의 갈등 내지는 대립을 심화시키고 이런 목적으로 제가 이야기를 드리는 것이 아니고…]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현 대법원과 전 대법원 간의 갈등은 아니라고 선을 그엇지만 의도와는 달리 신·구, 전·현 대법원 사이에는 이미 갈등 국면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양 전 대법원장이 모든 의혹을 부인하면서 보인 태도야 말로 현 대법원을 향한 선전포고와도 같았습니다.

[양승태/전 대법원장 (지난 1일) : 내가 가야 됩니까? 그 이상 뭐가 밝혀지겠습니까? 모든 것을 사법부의 수장이 다 분명하게 알리라, 그거는 말이 옳은 말은 아니죠. 검찰에서 수사를 한답니까?]

"검찰에서 수사를 한답니까?"라고 물었는데요. 서울중앙지검에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상대로 하는 고발장이 차곡차곡 쌓여 가고 있습니다. 오늘 소위 사법농단 피해자들이 민변과 함께 제출한 고발장 하나가 더 늘었습니다.

[사법피해자 공동고발 기자회견 : 양승태를 구속하라! (구속하라! 구속하라! 구속하라!)]

[사법피해자 17개 단체 공동 고발장 제출 : 이 사건은 대법원장에 의한 사법농단 사건입니다. 헌정 질서 유린 사건입니다. 저희들은 검찰이 이 사건을 신속하고 공정하게 수사해주시기 부탁드리겠습니다.]

중앙지검은 앞서 고발된 사건의 배당을 마쳤고 특별조사단의 보고서를 분석하는 등 내부 검토에 착수했습니다. 다만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되면 전직 대법원장은 물론이고 대법원 전체로의 수사 확대가 불가피한 만큼 현 사법부 수장인 김명수 대법원장의 최종 결단이 필요해 보이는데요. 김 대법원장은 법원 내 의견을 종합적으로 들은 뒤 판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 대법원장은 오늘 '사법발전위원회'에 참석해 재판 거래 의혹에 대한 의견을 듣고 있습니다. 위원회는 대법관을 역임한 이홍훈 위원장과 법원행정처와 법원, 그리고 법무부 현직 그리고 변호사와 교수, 언론인 등 법원 안팎의 인사들이 고루 참여하고 있습니다.

[김명수/대법원장 : 외부에서 아주 훌륭하신 분 오시는 것이라 제가 직접 참석해서 말씀을 듣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해서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예의 차원이라고 했지만 회의에 참석해서 위원 개개인의 의견을 직접 듣기 위해서였을 것입니다. 회의가 끝나고 위원회가 의결한 내용만 전달받을 경우에는 다수결로 정해지는 의견만 듣게 되기 때문에 생생하고 다양한 의견을 직접 듣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김 대법원장이 신중한 이유는요, 법원 내 의견이 나뉘기 때문입니다. 전국 각급 법원에서 판사회의가 열리고 있는데요. 어제 서울중앙지법, 서울가정법원, 서울남부지법, 인천지법, 대구지법 등에서 열렸고요. 오늘은 부산고법과 부산지법, 서울회생법원, 대전지법, 울산지법, 수원지법 등에서 이렇게 판사들 회의가 열렸습니다. 여기에다 차관급 고위 법관인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들도 오늘 회의를 가졌습니다.

법원 내 의견은 크게 검찰 수사를 촉구하는 '강경론'과 또 부작용을 우려하면서 법원 문제는 법원 내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신중론'으로 나뉩니다. 정확하게 나눌 수는 없겠지만 대체로 배석 등 젊은 판사들은 '성역 없는 수사'를 그리고 중진급 이상 판사들은 '수사는 부적절'하다라는 의견을 보이고 있는데요. 마치 이 장면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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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장판사 (JTBC '미스 함무라비' 5회) : 우선 자네들이 먼저 자제를 좀 해야될 거 같아.]

[임바른 (JTBC '미스 함무라비' 5회) : 판사회의 말씀이십니까?]

[부장판사 (JTBC '미스 함무라비' 5회) : 다들 젊은 판사님들, 심정에 공감하지. 왜 모르겠어? 당신들 고생하는 거. 근데 말이야. 큰 그림을 봐야지. 지금 사회 전체적으로 법원에 대한 불만의 소리가 높은 시기야. 국민은 뭔가 큰 변화를 바라고 있어요. 조직 내부의 문제일 뿐이지. 지금은 더 큰 틀 안에서의 구조적인 개혁이 요구되는 시점이야. 크게 보자,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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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7일에는 전국 법원장들이 참여하는 전국법원장간담회가 예고돼 있습니다. 또 11일에는요, 각급 법원을 대표하는 판사들이 참여하는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열리는데요. 구성원들의 성격을 고려하면 법원장 간담회와 법관대표회의 의견 또한 엇갈리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같은 모임을 앞두고 특별조사단은 오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이 제기된 문건들을 전격적으로 공개했습니다. 410개 가운데 재판과 법관의 독립을 침해할 수 있는 문건을 제외한 98건을 비실명으로 공개를 했습니다.

앞서 특조단 보고서에서도 인용되지 않았던 새로운 문건도 포함이 돼 있는데요. 예를 들면 '세월호 사건 관련 적정 관할 법원 및 재판부 배당 방안' 또는 'BH 민주적 정상성 부여 방안' 그리고 'BH 배제결정 설명자료', 'VIP 보고서' 등입니다.

그 가운데 하나인 세월호 문건은요. 이미 일부 내용이 알려진 바 있습니다. 사법부가 세월호 사건에 "관심과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는 홍보 효과를 노리기 위해 재판부를 어디에 맡길지 검토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특별재판부나 수석재판부에 맡기기 위해서 사무분담을 바꿔야 한다"는 제안이 포함돼 논란이 일었습니다. 다른 문서들 또한 BH, VIP라는 단어에서부터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 사법행정 남용 문건 추가 공개…대법원장 의견 수렴 나서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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