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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의협 '원점 재논의' 합의문…전공의 반발 '진통'

입력 2020-09-04 18:33

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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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앵커]

당·정과 대한의사협회가 밤샘 협의 끝에 합의문에 서명했습니다. 의사들은 집단 휴진을, 정부와 여당은 의료 정책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갈등의 도화선이 됐던 공공의대 설립에 대해선 원점에서 재논의하기로 했습니다. 문제는 벌써 보름째 진료를 거부하고 있는 전공의들인데요. '정책 철회'를 명문화하지 않았다며 합의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관련 내용, 조익신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 당·정-의협 '원점 재논의' 합의문…전공의 반발 '진통' >

여당과 대한의사협회가 모처럼 같은 곳을 바라봤습니다. 보름째 이어온 집단 휴진을 접고 코로나19 방역에 최선을 다하기로 말입니다. 오늘(4일) 새벽에 어렵게 결론을 낸 정책협약 이행 합의서에도 서명했습니다. 갈등의 도화선이 됐죠. 의대 정원과 공공의대 설립 문제는 합의문 첫 번째 항에 담았습니다. 코로나19 확산이 안정화될 때까지 관련 논의를 중단한다. 그리고 원점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재논의한다. 이렇게 명문화했습니다.

[한정애/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 모든 사항을 감안하여서 균형 있게 우리가 추진할 내용들을 담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최대집/대한의사협회장 : 정책 철회가 들어가 있지는 않지만 '철회 후 원점 재논의' 그런 내용하고 '중단 후 원점 재논의' 사실상 같은 의미로 생각하기 때문에…]

사실 정부와 의협 간의 1차 협상 때 이미 들어간 문구였죠. 최대집 의협 회장은 "코로나19 확산이 안정화 될 때까지 논의를 중단한다"는 것만으로 만족을 했었습니다. 협상을 엎은 건 전공의들이었습니다. 철회나 원점 재검토란 표현이 명문화돼야 한다는 겁니다. 이번 대화의 물꼬를 텄죠.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와 의협 사이에 우회로를 열었습니다.

[한정애/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지난 1일) : (원점 재검토는 국회에서 명문화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지 않나요?) 원점 재검토 아니 그런 뜻을 담은 단어는 쓸 수 있는 거죠. 그런 뜻을.]

그렇게 해서 나온 합의문이 '중단 후 원점 재논의'인 겁니다. 전공의들은 이번 합의안에도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내부 합의가 없었다는 겁니다. 박지현 대한전문의협의회 회장은 "자고 일어났는데 나도 모르는 보도자료가 나왔다. 회장이 패싱 당한 건지, 거짓 보도자료를 뿌린 건지, 나 없이 합의문을 진행한다는 것인지"란 글을 올렸습니다. 최대집 회장의 소셜미디어엔 전공의들이 비난 댓글이 잇따라 달렸습니다. 정책 '중단'이 아니라 '철회'라는 단어가 들어갔어야 한다는 겁니다. "전공의 뒤통수에 총알을 날렸다", "감방 대신 간다 하지 않았냐", "프락치였냐" 거친 표현들이 올라왔습니다. 전공의들은 진료 거부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대해 최대집 회장은 더 이상의 집단 행동은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최대집/대한의사협회장 : 오늘 중으로 해서 이제 파업을 중단하고 우리가 진료현장에 복귀를 해야 되겠다 그런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정부와 여당은 '전공의 달래기'에 나섰습니다.

[이낙연/더불어민주당 대표 : 의사 국가고시의 우려가 해소되고 정상화되기를 바랍니다. 전공의 고발의 문제도 최선의 방법으로 해결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정세균/국무총리 : 2주 넘게 의료 현장을 떠났던 전공의들도 곧 복귀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정부도 이에 합당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하지만 전공의들은 끝까지 반발했습니다. 여당에 이어 정부와 의협 간의 합의서 서명식이 예정됐던 행사장에 몰려들었는데요. 졸속합의에 반대한다며 최대집 회장의 입장을 막았습니다. 결국 장소와 시간을 바꿔 서명식을 진행했습니다.

[박능후/보건복지부 장관 : 대화와 협의의 장으로 들어오기로 한 대한의사협회의 결정을 환영하며 전공의, 전임의 등도 조속히 진료 현장으로 복귀하여 최선을 다해 의료인의 사명을 다해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진통 끝에 합의 절차는 마무리됐습니다. 문제는 합의 이행입니다. 전공의들이 진료 현장으로 복귀하지 않는 이상, 의료 공백은 계속될 걸로 보입니다. 최대집 회장은 이번 합의와 관련해 별도의 입장문을 했는데요. "오해와 비난을 감수하더라도 더 나은 방향을 선택하는 것이 협회장의 역할"이라고 밝혔습니다.

[최대집/대한의사협회장 : 내일이라도 차분히 대화를 좀 하고 싶었는데 할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지 않습니까. 그래서 저희가 한번 전공의, 지역대표자 전공의들 한번 모아서, 전임의들도 그렇고 여러 차례 한번 대화를 가져보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후배들을 설득해 내는 일도 최 회장에게 남겨진 역할일 듯합니다.

< 코로나19 예방? 마스크 허위·과대광고 대거 적발 >

지난달 21일이었죠. 국민의힘 지도부가 질병관리본부를 방문했었는데요. 김미애 의원이 썼던 저 마스크, 일명 '망사 마스크'가 논란이 됐습니다. 시원은 해 보입니다만, 과연 비말 차단 효과가 있겠느냐는 겁니다. 더욱이 김 의원 맞은편엔 '코로나 전사'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앉아있었습니다. 당장 온라인엔 "방역본부를 테러한 거냐", "의료를 붕괴시키려고 작정했느냐" 비난 글이 이어졌습니다. 일부에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부도 썼었다, 옹호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김 의원, 본인이 욕을 먹는 상황이 조금 억울했나 봅니다. 국회에 해당 마스크를 들고나와 이런 질의를 했습니다.

[김미애/국민의힘 의원 (지난달 26일) : 제 지지자 한 분이 본인이 써보니까 좋다면서 저한테 주셔서 저는 저기 포장지에 보니까 0.44 마이크로 저거를 97.1%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 해서 제가 믿고 썼는데 이게 논란의 중심이 됐습니다. 자세히 보면 이거 3단으로 되어 있습니다. 나노 소재도 있고요. 그다음에 FITI 시험연구원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연구소로 알고 있는데 맞습니까?]

[이의경/식품의약품안전처장 (지난달 26일) : 의원님께서 지금 말씀하신 그거는 식약처에서 관리하는 의약외품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식약처에서 허가 낸 거는 비말 차단 성능 분진포집효율이라는 차단력을 저희가 입증해 관리하고 있습니다.]

김 의원이 크게 착각한 게 하나 있습니다. 비말은 액체, 분진은 먼지입니다. 쉽게 말해 방수 기능이 있는 마스크를 착용해야지, 방진 기능이 있는 마스크를 써 봤자, 3단이든 나노소재든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겁니다. 그런데 김 의원 말 가운데 일리가 있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그냥 광고만 믿고 마스크를 사는 국민들이 많다는 점입니다.

[김미애/국민의힘 의원 (지난달 26일) : 저처럼 많은 국민들도 어느 것을 써야지 비말 차단 효과가 있는지 모를 것 같습니다.]

때문에 식약처와 한국소비자원이 일제 점검에 나섰는데요. 일반 '공산품 마스크'를 코로나19 예방용이라고 속여 판 허위·과대광고 446건을 적발했습니다. 적발된 게시물은 방통위와 쇼핑몰에 사이트 차단을 요청했습니다. 식약처는 마스크를 구매할 땐 '의약외품' 표시를 꼭 확인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오늘 국회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당·정-의협 '원점 재논의' 합의문…전공의 반발 '진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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