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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수농가, 농약 피해에 폭염까지 '이중고'…대책 마련 시급

입력 2018-08-03 09:35 수정 2018-08-03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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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폭염 때문에 물가가 들썩이고 있다는 소식 계속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가축들이 집단 폐사하고, 채소들이 말라 죽고 있기 때문이죠. 오늘(3일) 밀착카메라는 폭염 때문에 한해 농사를 망친 과수농가 모습을 담았습니다.

손광균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경남의 대표 사과 재배지인 밀양 얼음골입니다.

사과 한 쪽이 불에 탄 것처럼 까맣습니다.

바닥에 떨어진 열매들은 뜨거운 날씨에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변했습니다.

이 지역 일부 과수원들은 이미 '동녹현상'으로 홍역을 치르는 중인데, 폭염까지 덮쳤습니다.

동녹현상은 사과 껍질이 누렇고 거칠게 변하는 것으로, 해당 과일은 상품성이 없어 폐기처분을 해야 합니다.

[김병연/경남 밀양시 산내면 : 사과 보면 일할 마음이 없거든. 내년 농사가 문제가 아니고 생활 자체가 벌써 파탄이 나. 가정이 파탄 나는 거지.]

피해 농가들은 한 농약제조회사의 살균제가 동녹현상의 원인이라고 주장합니다.

이번에 발생한 동녹현상이 자연적인 게 아니라 농약 때문이라고 의심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여기 열매를 보면요, 특정 면에만 색깔 변화가 더 심하게 나타나는데요.

농민들은 이 과일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농약이 직접 닿는 곳에 피해가 심각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실제 해당 회사의 제품을 쓴 곳과 쓰지 않은 곳을 비교해봤습니다.

1m가 조금 넘는 거리를 두고 한쪽 사과는 껍질이 변했고, 다른 한쪽은 멀쩡합니다.

업체 측은 자체 조사 결과 농약 때문이 아니라, 올 초 발생한 저온 현상 때문이라며 원인 규명을 먼저 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업체 관계자 : 제품의 문제라기보다는 4월에 있었던 기온 급강하에 따른 냉해 동해로…]

보상은 커녕, 피해조사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폭염까지 덮치며 농가들의 피해는 커지고 있습니다.

[이상만/경남 밀양시 산내면 : 어떻게 약 친 데 하고 안 친 데 하고 차이가 확연히 차이가 나는데. (업체 주장대로) 저온 피해라고 하면 같이 일어나야 될 거 아닙니까.]

폭염으로 이중고를 겪는 농가는 이곳만이 아닙니다.

경북 영주에서는 수박이 대량으로 검게 변하고 물러지는 현상이 올해 처음 발견됐습니다.

이 수박 농가에서는 이렇게 임시로 신문지를 덮어놨는데요.

열이 얼마나 심한지 신문지를 덮어놓은 곳도 하얗게 색이 바랬습니다.

그 옆에 있는 수박은 상태가 더 안 좋아 보이는데요, 신문지를 찢어서 보면 수박이 완전히 짓물러서 형태가 변해버렸습니다.

이른바 '피수박'은 그동안 극히 일부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대부분이 팔기는커녕 먹지도 못할 상태입니다.

이 지역 일부 농가들은 올 초 새로 심은 모종으로 피해를 겪기도 했습니다.

폭염까지 이어지면서 농사를 망친 수박밭만 이 지역에 60만 평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석도진/경북 영주시 이산면 : 모이면 앉아서 하는 소리가 앞으로는 수박 농사 못 짓겠다. 수확을 하나도 못하면 이 타격이 올해만 있는 게 아니라 한 2~3년 갑니다. 경제적으로.]

사과나 수박뿐만 아니라 배와 포도 상황도 마찬가지입니다.

올 초 저온현상으로 한차례 홍역을 앓았던 과수 농가들이 폭염으로 이중고를 겪게 된 겁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 추석 채소와 과일 출하량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면서, 수급 상황을 매일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농약 피해에 폭염까지 겹치면서 농민들 마음도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업체의 보다 책임 있는 자세와 지자체의 대책 마련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합니다. 

(영상취재 : 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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