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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고 해진 천막서 20개월째…동거차도의 유가족들

입력 2017-03-27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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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가족들 이야기도 들어보겠습니다. 2년전 여름 이후 벌써 1년 7개월째, 동거차도에서 현장을 지켜봤고, 두 번의 봄을 맞은 끝에 물 밖으로 올라온 세월호를 보게 됐습니다.

신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노란 리본을 달아놓은 나무마다 봄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세월호 참사로 아이를 잃은 아버지는 오늘도 지게를 지고 산을 오릅니다.

세월호 인양 작업을 지켜보기 위해서입니다.

이렇게 좁은 산길을 20분 정도 올라가면 가족들이 머무는 곳이 나옵니다.

원래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는 곳인데 가족들이 일부러 길을 만든 겁니다.

동거차도 산중턱에 천막이 만들어진 건 2015년 8월. 가족들은 이제 두번째 봄을 맞았습니다.

[신창식/고 신호성 군 아버지 : 아이를 앞세운 죄 많은 부모지만, 아이들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 할 수 있는 건 이거밖에 없죠.]

인양이 수차례 미뤄지는 동안 동거차도의 풍경도 바뀌었습니다.

노란 리본과 추모 글귀도 바래졌고 천막은 곳곳이 해지고 기울어졌습니다.

참사 해역이 정면으로 보이는 낭떠러지에 달아놓은 플래카드는 거센 바닷바람을 이기지 못해 찢어졌습니다.

'9명의 미수습자를 기다린다'는 글귀마저 희미해진 두번째 봄, 마침내 세월호가 올라왔습니다.

[신창식/고 신호성 군 아버지 : 한마디로 아무 생각이 없었어요. 먹먹하고… 한편으론 이렇게 쉽게 올릴 수 있는 것을 어떻게 3년 동안 못 했을까…]

유가족들은 세월호가 떠난 뒤에도 해저면 탐색이 끝날 때까지 천막을 유지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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