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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용 검사 vs 총장 대변인"…검찰 인사에 거센 설전

입력 2020-08-10 18:26

5시 정치부회의 #여당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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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여당 발제

[앵커]

지난 주 발표된 검사장급 이상 검찰 인사가 내일(11일)자로 단행됩니다. 오늘 인사 대상자들과 법무부 장관, 그리고 검찰총장이 만나는 자리도 진행되고 있는데요. 정치권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거센 설전들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통합당에선 정권의 심기 경호가 경력인 검사들이 득세한다고 비난했고, 민주당은 그동안 비정상적이었던 인사 관행을 바꾼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오늘 최종혁 반장 발제에서는 검찰 인사 후폭풍을 다뤄보겠습니다.

[기자]

이번 인사를 단행한 추미애 장관은 검사장 승진 원칙으로 네 가지를 꼽았습니다. 검찰개혁 의지를 펼칠 수 있고 그동안 검찰계 요직을 독식해온 특수·공안통에서 형사·공판부를 중용해 균형을 맞추고, 출신 지역을 골고루 안배하고 우수한 여성 검사에게도 승진 기회를 준 것이라고 말입니다. 총평으로는 "인사가 만사다" 즉, 알맞은 인재를 알맞은 자리에 등용함으로써 모든 일 잘 풀리게 됐다고 했는데요. 그러면서 이제 "누구누구 사단은 사라져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그러나 통합당은 "장관의 정신세계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꼬았는데요.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렇게 말합니다.

[주호영/미래통합당 원내대표 : 참 웃음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산 권력을 수사한 검사들은 세 차례나 걸쳐서 집요하게 한직으로 내보내거나 옷을 벗기고 정권 관련 비리 수사에서 정권의 입맛에 맞게 무리하게 부실 수사한 검사들은 모두 승진하고 출세시켰습니다. 이러한 무리를 알고도 인사가 만사고 잘 된 인사라고 했다면 궤변이고 정말로 본인이 그렇게 믿고 있다면 인지부조화라고밖에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여야 의원들의 시각차도 뚜렷했는데요. 법사위원들이죠. 통합당 전주혜 의원은 "누가 보더라도  추미애 사단, 추미애 키즈의 약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관행을 바꾼 것이지, 장관과 가까워 승진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또 다른 법사위원들도 이렇게 말합니다.

[유상범/미래통합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정권에 순치된 수사를 적극적으로 이행했다가 이번에 영전된, 영전하거나 승진한 이런 검사장들은 지금 언론에서 추미애 사단이니 이성윤 사단이니 하면서 호칭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건 또 사단 아닌가요? 본인들이 없어야 된다는 사단이 만들어진 것 아닌가 싶은데요.]

[박범계/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형사 전문 인증 검사, 또 유사수신 수사의 공인인증을 받은 검사, 또 부정의약품에 대한 공인인증을 받은 검사, 다 나름대로 다 특징이 있고 다 경력이 좋은 분들입니다. 각 분야에서 나름 성실하게 일해 온 사람들을 약진시킨 거지 그걸 가지고 무슨 추미애 무슨 사단이니, 너무 참 그렇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이번에 검사장으로 승진한 대검 간부들을 보면, 이종근 신임 형사부장은 금융사기·다단계 분야의 1급 공인인증검사이고, 이철희 과학수사부장은 부정의약품 분야 2급 공인인증검사입니다. 신성식 반부패·강력부장은 공정거래법 수사 전문가로 꼽히죠. 그러니까 모두 각자 분야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검사라는 겁니다.

한편 좌천성 인사에 반발해 곧바로 사표를 던진 문찬석 광주지검장은 사퇴의 글을 통해 추미애 장관을 겨냥했는데요. 전국시대 조나라가 진나라에 크게 패한 건 옹졸하고 무능한 군주가 무능한 장수를 등용한 그릇된 용인술 때문이라고 했는데요. 사실상 추 장관을 옹졸하고 무능한 군주, 이번 인사에서 요직을 차지한 검사장들을 무능한 장수에 빗댄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를 두고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자신이 불이익을 받았기 때문에 이번 인사도 잘못됐다고 주장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찌질하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유아처럼 자신의 불이익만 보지 말고, 그동안 인정받지 못한 동료 검사들도 돌아봐야 한다"며 "문찬석 씨가 검찰서 나가주는 게 참으로 다행"이라고 꼬집었습니다.

반면 통합당 김웅 의원은 "여의도 저승사자라 했던 검사 문찬석은 가고 정권의 앞잡이, 정권의 심기 경호가 유일한 경력인 애완용 검사들이 득세하는 세상이 됐다"며 이번 인사를 강하게 비난했는데요. 그러자 민주당 김남국 의원은 "오랜 세월 공직자로 헌신해, 어렵게 승진한 검사들에게, 결코 해서는 안 될 막말을 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윤석열 총장의 측근들이 승진하지 못하면 잘못된 것이냐"며, 김웅 의원을 향해 "윤석열 대변인이냐"며 공세를 펼쳤는데요. 참고로, 김남국 의원은 법사위에서 추미애 장관을 옹호하는 과정에서 이런 얘길 들은 바 있죠. 

[윤한홍/미래통합당 의원 (지난달 27일) : 장관이 그 자리에 앉아서 '소설을 쓰고 있네'? 우리가 소설가입니까? 국회의원들이?]

[추미애/법무부 장관 (지난달 27일) : 질문도 질문 같은 질문을 하세요.]

[윤한홍/미래통합당 의원 (지난달 27일) : 하, 참 내가 지금…]

[추미애/법무부 장관 (지난달 27일) : 국정에 대해서 질문을 하시면서 동부지검장을 차관으로 인사 발령한 것이…]

[그렇게 질문하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여기서 질문하는 게 뭔데?]
[적절하지 않은 질문이지 않습니까.]
[김 위원님은 뭐 하는 분이에요. 여기서? 법무부 직원입니까?]
[법무부 직원 아닙니다. 국회의원입니다.]
[장관 비서실장이에요?]
[국회의원입니다.]
[추미애 장관 비서실장입니까?]
[아니, 예의를 갖춰서 질문을 해야지요.]

이렇게 검사장급 인사를 놓고 후폭풍이 거센 가운데 이달 말 예정된 중간 간부 인사와 대검 직제 개편을 통해 검찰엔 또 한 차례 폭풍이 몰아닥칠 것으로 보입니다.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을 놓고 중앙지검 수사팀과 이견을 보인 대검 형사과 검사들의 자리 이동이 있을지 여부입니다. 또 검찰의 직접 수사를 줄인다는 기조에 따라 대검 내 검찰총장의 참모인 기획관·정책관·선임연구관 등을 폐지하는 안이 검토되고 있는 만큼 윤석열 총장의 고립은 한층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발제 정리하겠습니다. < "애완용 검사 vs 총장 대변인"…검찰 인사에 정치권 '후폭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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