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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 때 가져간 7000만원 뭐했길래…기막힌 '특활비' 실체

입력 2018-07-04 21:46 수정 2018-07-05 02:44

'의원 쌈짓돈 논란' 특활비 내역 들여다보니
'폐지' 주장 계속되지만…찬성 의원 10명도 못 채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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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쌈짓돈 논란' 특활비 내역 들여다보니
'폐지' 주장 계속되지만…찬성 의원 10명도 못 채워

[앵커]

국회의원들의 특수활동비 내역이 처음으로 공개가 됐습니다. 저희들이 이 자료를 입수해서 꽤 오랜 기간 동안 분석을 해왔는데, 취재기자와 함께 한 걸음 더 들어가서 짚어볼텐데요, 여러가지 기가 막힌 얘기들이 좀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아까 저희가 1부에서 전해드린바로는 의원이 출장 한 번 가는데, 한 번에 7000만 원의 현금을 받아간 사례도 있습니다. 거의 1억 원에 가까운 돈이죠. 그렇죠? 누구였습니까?
 

[기자]

네, 2011년 박희태 국회의장이 해외 순방을 나갔을 때입니다.

당시에 의장 앞으로 특활비 6만 4000달러 우리돈 약 7280만 원이 나갔습니다.

이 돈은 항공료와 호텔비, 식비 등을 제외한 돈으로 별도로 현금 7000만 원을 넘게 받아서 쓴 것입니다.

[앵커]

그냥 현금만 7000만 원이라는 얘기군요, 그러니까. 제반 경비 다 제하고도. 대개 출장비 하면 항공료, 호텔비, 식비 이게 전부 아닌가요?

[기자]

그래서 저희가 취재를 좀 해봤습니다. 그런데 명확하게 알 수는 없었지만요.

'공관 등에 금일봉으로 주로 줬다' 이렇게 알려지기도 했었습니다.

사실 그 부분도 준게 맞는지, 또 줬다면 얼마를 줬는지도 알 수가 없습니다.

또 같이 동행한 의원과 국회 직원등에게도 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나눠썼다. 그러면 공관이 얼마를 받았는지 그것을 확인하면 되는데 그것은 잘 얘기 안하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국회 사무처 측에 그 부분을 여러차례 취재를 해봤지만, 정확한 답변을 듣지는 못했습니다.

[앵커]

한 번 나가는데 1억 원 가까운 돈을 썼다는 얘기인데, 하여간 놀랍습니다. 그것 한 번 뿐이었을까요, 아니면 또 있었을까요?

[기자]

2013년 사례가 또 있는데요. 

2013년 3월에 강창희 국회의장의 브라질, 페루, G20 국회의장회의 참석때 4만 5000달러, 우리돈 약 5000만 원이 지급됐습니다.

그런데 강창희 전 의장은 임기동안 의원외교 명목으로 수억 원을 별도로 지급받았습니다.

외교비 명목이라지만 수억 원이 어디 쓰였는지는 역시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이것 지금 환율로 계산을 한 것이죠? (당시…) 그 당시 환율입니까? 알았습니다. 지금 국회의장 말고도 국회의원들도 적지 않은 돈을 타서 썼습니다. 한 달에 세비, 그러니까 임금이 한 1000만 원 정도 인것으로 알고 있는데, 특수활동비가 월 600만 원. 이것도 그냥 집에 갔다 줬다는 얘기도 나오지 않았습니까? 그렇다면 이게 거의 매달 한 60% 정도의 보너스를 계속 받았다는 얘기잖아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런 돈은 또 세금이 붙지 않는 돈이라고 할 수가 있는데요.

시민단체도 이 부분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합니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는 것인데, 특활비는 또 그 영역에서 벗어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내역을 보면 적지 않은 돈이 지급되는데, 2013년을 제가 예로 들어보면 상임위원장을 하면서 우수 국회의원 연구단체 상금, 또 의원연구단체 특활비 명목으로 1300만 원이 지급된 의원도 있었습니다.

월급보다 특활비로 그 달에 더 많은 돈이 지급됐던 것이죠.

[앵커]

문제는 이 내역만 가지고는 어디에 썼는지 도저히 알 수 없다는 것이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런 돈을 출처를 증빙해야 하는 다른 예산 항목으로 바꿔야 한다, 이런 주장은 아주 오래 전 부터 제기가 됐습니다.

그리고 취재과정에서 만난 한 정당관계자 발언이 참 인상적이었는데요. 

"프린터 잉크 하나 떨어져도 특수활동비로 막는다, 당 살림살이를 다 그걸로 한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그래서 아예 '특수활동비를 없애자' 이런 얘기도 있잖아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정의당 노회찬 의원이 국회 특활비 폐지를 위한 법안을 준비중입니다.

법안이 어떻게 되고 있나 제가 며칠 전에 취재를 좀 했었는데, 법안에 내는데 필요한 의원 10명의 서명을 채우지 못해서 아직 발의를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합니다.

[앵커]

이번에 공개된 것이 2011년 부터 2013년, 3년 치 밖에 안됩니다. 왜 그거 밖에 안됩니까?

[기자]

참여연대가 특수활동비 공개 소송에 나선 것이 지난 2015년이었습니다.

홍준표 전 대표가 성완종 리스트 관련 해명을 하면서 한 발언이 발단이었는데요. 잠깐 준비를 했습니다.

[홍준표/전 자유한국당 대표 (지난 2015년) : 내 활동비 중에서 남은 돈은 내 집 생활비로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준 돈을 전부 집사람이 현금으로 모은 모양입니다.]

[앵커]

그 때 굉장히 논란이 됐던 발언이기도 합니다.

[기자]

그리고 그 이후에 신계륜 전 의원이 재판 과정에서 상임위원장 앞으로 나오는 직책비를 아들 유학자금으로 썼다, 이런 식의 설명을 하기도 했습니다.

참여연대는 그래서 2015년 당시 기준으로 결산이 끝난 가장 최근의 자료를 요구 했던 것입니다.

[앵커]

그런데 아무튼 국회가 계속 소송전을 벌이면서 지금 3년이나 시간이 끌어진 상황입니다. 2014년 이후의 내역들도 그러면 공개가 될까요?

[기자]

아직 국회의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은 상태인데, 이 소송을 해왔던 참여연대 측은 건건이 소송을 벌여서 내역을 받아야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입장입니다.

국회 사무처가 2014년 이후 내역에 대해서도 이번 일을 계기로 스스로 공개를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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