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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 5·18 진상조사 시작…진실 밝히는 증언·기록들

입력 2017-09-06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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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음 주 시작될 예정인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국방부 특별조사를 앞두고 JTBC는 5.18 당시 광주에 머물렀던 미국 시민들을 인터뷰했습니다. 이들은 당시 공군이 광주 폭격을 준비했었다는 정황을 구체적으로 전했습니다. 정치부 김민관 기자가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김 기자, 당시 광주에 머물렀던 미국인들로부터 광주 폭격에 대한 추가 증언들이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저희 취재진은 5.18 당시 광주에 머물던 선교사 가족과 자원봉사단원 등으로부터 당시 우리 공군이 광주폭격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는 구체적인 정황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들은 당시 한국에 머물던 외신 기자나 미군들로부터 관련 내용을 직접 들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앵커]

이들 미국인이 전한 당시 광주의 상황, 어땠습니까? 구체적으로 살펴보죠.

[기자]

당시 광주의 공군 폭격설은 미국 시민들 사이에서 단순한 뜬소문이 아니었습니다.

우선 당시 평화봉사단 단원으로 광주에 머물던 데이비드 돌린저가 뉴욕 타임즈 기자로부터 전해 들었다는 계획을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데이비드 돌린저/당시 평화봉사단 단원 : 한국 정부가 광주를 폭격하겠다는 계획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공격 대상은) 구체적으로 (전남)도청과 시민들이 군인들을 막기 위해 벽을 쌓아둔 다른 지역들이었습니다.]

이런 계획을 들은 건 데이비드 뿐만이 아닙니다. 허철선이라는 한국 이름을 사용한 선교사 찰스 헌틀리의 부인 마르타 헌틀리도 당시 기억을 생생하게 전했습니다.

[마르타 헌틀리/찰스 헌틀리 (허철선) 선교사 부인 : (미국) 공군 기지에서 가족 영화 상영을 한다며 선교사 가족들을 초대했고, (광주 전투기 폭격 계획은) 거기서 들은 말입니다. 장교를 포함해 서너 명의 다른 군인들로부터 들었습니다. 폭탄을 실은 전투기들이 있었고, 전두환 군대가 광주를 폭격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는데 미군이 승인하지 않았다고 들었습니다.]

[앵커]

그동안 우리 시민들로부터는 당시 광주 상황에 대한 증언이 많이 나왔지만 미국 시민들의 증언은 드물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광주와 큰 이해관계가 없는 외국 시민들에게서 나온 증언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는 큽니다.

오늘 전달해 드린 두 시민의 증언 뿐 아니라 저희는 앞서 미국 국적의 평화봉사단원인 팀 원버그와 아놀드 피터슨 목사 등이 광주 폭격과 관련해 작성한 수기 등을 전해드렸습니다.

광주 폭격설이 미국시민 한 두명에게만 알려진 소문이 아니라는 겁니다.

[앵커]

자, 이렇게 전투기 폭격 작전에 대한 정황들이 하나 둘씩 확인되고 있는데…공중 폭격은 말 그대로 민간인들을 한번에 대량 살상하겠다는 것 아닙니까?… 당시 군 내부에서 이에 대한 우려는 없었습니까?

[기자]

군 내부에서 이에 대한 우려가 전혀 없던 건 아닙니다.

5·18 당시 보안부대가 작성한 '광주사태 소탕작전 회의 동정' 문건을 살펴보게 되면, 1980년 5월 23일 이희성 계엄사령관이 주관한 이 회의에서 진종채 2군 사령관이 광주에 대한 무력 공격을 제안했고 참석자 대부분은 이에 찬성한 것으로 나와있습니다.

그런데 딱 한 명, 당시 육군본부 보급운영처장이던 박춘식 준장이 회의가 끝난 후 계엄사령관에게 면담을 요청합니다.

[앵커]

박춘식 준장이 당시에 문제를 제기했다는 것인데 결과는 어땠습니까?

[기자]

박 준장은 군이 무력공격을 하면 광주시가 피바다가 된다며 본인이 직접 시민들을 설득해보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희성 계엄사령관은 "박 장군 밑에 영관장교가 없느냐"고 못마땅하게 대답했고, 박준장은 "내가 장군이라서가 아니라 나 하나 죽어서 유혈사태 없이 평온을 찾는다면 그 이상의 영광이 없겠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박 준장의 제안은 묵살됐고 신군부는 나흘 뒤인 5월 27일, 전남도청에 무력으로 돌입하면서 수많은 희생자를 발생시켰습니다.

[앵커]

5·18과 관련된 이같은 모든 정황과 의혹들… 이제 다음주부터 국방부가 본격적으로 진상조사에 들어간다는 거죠? 한 번 기대를 해봐도 될까요?

[기자]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큰 상황입니다. 공군 조종사 뿐 아니라 당시 광주에 머물던 미국 시민들의 증언이 하나 둘 나오기 시작했고, 무엇보다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라'는 대통령의 특별지시까지 국방부에 내려온 상황입니다.

앞선 진상규명 시도보다는 진실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40년 가까이 묻혀있던 진실들이 이번에는 꼭 밝혀질 수 있기를 기대하겠습니다. 계속해서 취재해 주시기 바랍니다. 김민관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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