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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주 LG 스카우트 "아마 선수들, 멘탈부터 본다"

입력 2014-09-14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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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주 LG 육성팀 차장은 19년째 스카우트 일을 하고 있다.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팀이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좋은 선수들을 찾아내는 것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지금 현재'가 아닌, '미래'를 봐야 한다. 선택에 따라 그 결과는 천지차이가 나기도 한다. 그래서 아마추어 선수를 보는 그의 눈은 조금 다르다. 그간 쌓아온 것들은 물론, 그 안에 숨겨진 미래까지 찾아내는 것이 그의 일이다. 이도형 베이스볼긱 위원이 정성주 차장을 만났다.


이도형 베이스볼긱 위원(이하 이)="스카우트 생활을 오래 하시다가 이번에 2군 쪽으로 옮기셨는데, 2군에서는 주로 어떤 일을 하고 계세요?"

정성주 차장(이하 정)="2군 선수단 전체를 관리를 하면서 또 선수 키우는 일을 하는 거죠. 2군 쪽에서 관리도 하고 책임도 지고 그러면서 보호 체계도 있어야 되고, 그 다음에 돌아가는 상황도 체크를 해야 되고. 그쪽 관리자로 온 거죠."


이="이번에 LG가 이천에 야구장도 새로 지으면서 시설도 어마어마한데요. 정말 이게 또 스카우트를 하고, 2군 육성까지 같이 하게 되시니까 굉장히 효율적인 시스템이 될 것 같은데. 이번에 신인 2차 지명이 얼마 전에 끝났잖아요. 결과는 만족스러우신 편인가요?"

정="저희 팀에서는 예상한 선수는 다 뽑은 것 같습니다."


이="스카우트 생활을 오래 하셨잖아요. 현장에서 스카우트로서 조금 어려운 점이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정="우선 아무래도 결과니까, 그 선수의 과정보다도 결과니까요. 예를 들어서 좋은 선수를 영입했어도 그 선수가 1군에서 크고 잘 됐으면 되는데, 그 선수가 결과적으로 아파서 중간에 야구를 그만뒀다든지, 그랬을 경우. 그 여파가 모여지는 거니까요."


이="근데 그게 제 생각에는, 제가 잘 몰라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지만, 스카우트하고 선수를 또 키우는 현장에 있는 코칭스태프하고의 커뮤니케이션도 중요한 부분 아닌가요?"

정="그게 상당히 중요하죠. 중요하기 때문에 그래서 또 이쪽(2군)으로 오게 된 거니까."


이="그런 부분의 중요성을 많이 활용하기 위해서 오셨다고 볼 수 있겠네요. 예전의 선수들과 요즘 선수들하고 좀 달라진 점이 있을까요?"

정="제가 지금 스카우트 경력이 19년째인데, 19년 전에 보면 아무래도 투수의 경우는 완투, 연투를 하고 그러니까 강한 투수들이 많이 있었어요. 근데 스피드는 시속 140㎞만 하면 빠르다고 했는데 지금은 140 갖고는 양이 안 차고. 그 대신 그런 연투나 완투나 구질, 그런 것들은 그때 투수들이 참 다양했었는데 지금은 그런 면이 조금 떨어져요. 체격적으로는 크지만 몸이 조금 약하고요. 그리고 야수의 경우에는 그때는 알루미늄으로 치니까 홈런도 많이 나오고 장타도 많이 나왔어요. 지금은 나무 배트를 쓰다 보니까 좀 정교해야 되니까 아무래도 컨택트 위주나 그런 배팅을 하기 때문에 좀 시원한 야구는 볼 수는 없지만 그래도 또 아마에서 나무 배트를 적응을 하기 때문에 프로 와서 적응하는 시기는 상당히 빠르지 않나."


이="그 전에 선수들이 알루미늄 배트를 쓸 때하고 나무 배트를 쓸 때하고 보면, 말씀하신 대로 장타력 부분에서 많이 떨어졌는데, 스윙 자체가 너무 갖다 맞추는 식의 스윙으로 변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정="좀 그렇죠. 아무래도.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요. 사실 그렇기도 하고요. 왜냐하면 선수들은 이겨야 되니까 컨택트를 가져가야 되고, 나무 배트라는 게 정교하지 않으면 부러지기도 하고 손도 아프고 이러니까요. 그런 정교함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그런 스윙 쪽으로 가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아까 초반에 잠깐 말씀하셨는데, 거액의 계약금을 주고 스카우트 한 선수들이 잘 못하거나 그러면 신경도 많이 쓰이실 텐데 지금까지 스카우트 한 선수 중에 별로 기대를 안 했는데 굉장히 잘했던 선수, 아니면 굉장히 잘 할 거라고 자신하고 스카우트 했는데 조금 기대에 못 미쳤던 선수가 있나요. 스카우트로서 성공과 실패의 경험, 예전의 선수들 중에 기억나는 선수들이 있으면."

정="성공한 선수들은 많은데 '의외로 성공했다' 이런 선수는 좀 찾아봐야 될 것 같아요. 일단 이대형(현 KIA) 선수 같은 경우는, 2번(2003년 2차 2라운드 11순위)에 찍혔어요. 발이 빨랐거든요. 근데 그 선수가 프로에 와서 도루의 한 획을 그었잖아요. 그리고 또 그 해에 찍은 선수 중에서 우규민(2003년 2차 3라운드 19순위)이 있어요. 우규민, 이대형 다 그때 찍은 선수들인데. 서른이 다 되어가니까 이제 되잖아요. 그 대신 박경수(2003년 1차)라는 선수가 생각보다 좀…. 그때 참 최고의 유격수이고, 또 고등학교 때 방망이 치고 그런 능력을 봤을 때는 '프로 와서 박진만(SK) 이상 되지 않을까' 했는데 또 의외로 그렇게 안 됐고. 그거 말고 그 외에 묻혀진 선수들도 많죠."


이="최근에 보면 1군 선수들의 기량과 신인 선수들의 기량이 시간이 지날수록 격차가 벌어지는 것 같아요. 예전만 해도 신인 선수 중 1명 정도는 1군에 바로 즉시 전력감 선수들이 있었던 것 같은데, 최근에는 조금 신인들이 와서 바로 뛸 정도의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 예전보다는 많이 부족한 것 같은데요."

정="네, 맞습니다. 그게 제가 볼 때는 그래요. 전에는 선수층이 아주 두껍지가 않았지만 지금은 선수층이 두껍다 보니까 신인들도 그 실력을 갖고 와서 바로 적응하기가 쉽지가 않아요. 또 그 기라성 같은 선배들을 제치기가 쉽지 않단 말예요. 구단에서도 또 자원이 어느 정도 있고 조급해하지를 않고. 그러니까 그때 당시에는, 특히 제가 예를 들자면 1994년 우리가 우승할 때 보면 신인들이 다 했어요. 유지현, 김재현, 서용빈에다 인현배라고 아실지 모르겠는데, 그 인현배라는 신인 투수도 10승을 했단 말예요. 그러니까 그 신인들의 역할이 상당히 컸고 엄청 큰 비중을 차지했었는데. 그때는 진짜 열악했었거든요. 선수층이 다 노장들이 많았었고. 근데 지금은 구단마다 다 좋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그래서 지금 신인들이 와서 당장 뛴다든지 그런 건 쉽지 않을 거고. 그 다음에 또 한 가지는 지금 대어급 선수들이 요즘 축구, 월드컵을 해서 조금 좋지가 않아요."


이="스카우트 할 때 보면 금방 '한 1, 2년 안에 쟤는 되겠다. 아니면 좀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 계산도 다 하시죠?"

정="그럼요. '쟤는 장기적으로 육성, 쟤는 단기적인 육성하면 되겠다'를 보죠. 예를 들자면 오지환 선수 같은 경우는 한 1, 2년 안에 2군에서 열심히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역시 예상대로 맞고. 그 다음에 어떤 친구는' 5, 6년 걸리겠다'하는 친구들은 좀 시간을 두고."


이="장기적인 계획으로 스카우트하고 육성이 또 병행이 되고 있고."

정="네. 그런 게 있어요."


이="선수를 스카우트할 때 물론 팀 사정하고 여러 가지를 고려하시겠지만 대부분의 스카우트들이 중점적으로 보는 부분이 뭐가 있나요?"

정="다른 스카우트들이 어떻게 보는지는 저도 사실은 자세히는 모르겠고, 일단 야구장에 무척 열심히 나와 계세요. 하루에 4경기 하면 아침에 1시간 전부터 나와서 끝날 때까지 계속 앉아 계시고. 진짜 스카우트도 엄청 큰 노동이에요. 힘든 일인데, 일단 기량적인 부분은 기본적으로 체크를 해야 되는 부분이니까 아마 그렇게 할 것 같고. 그 다음에 저 같은 경우는 기량도 보지만 기량은 일단 기본적인 거고, 사실상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멘탈이에요. 야구는 멘탈 게임이라고 얘기를 많이 하지 않습니까. 그 멘탈이 상당히 중요한 게, 제가 조금 전에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1년, 2년 안에 바로 투입되는 게 아니란 말예요. 아주 진짜 스타급 선수, 아마에서 배출된 스타급 선수 한두 명 빼놓고는 다 2군에서 한 3년에서 길게는 5년, 7년까지 2군 생활을 해야 되는데, 이 2군 생활을 견디기가…. 많은 훈련량과 1군도 못 올라가고 걸 견딘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에요. 근데 그 안에서 그걸 버텨낼 수 있는 것은 멘탈이 강해야 되고, 그만큼 또 성실해야 되고. 그런 게 갖춰지지 않으면 그걸 극복할 수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멘탈 부분을 많이 보고 있습니다."


이="선수들이나 현장에서 너무 기술적인 부분만 신경을 쓸 수 있는데 오히려 그런 멘탈 쪽, 정신적인 부분이 강한 선수들이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되겠네요."

정="그렇죠. 실제로도 보면 사실 주력이 조금 더 빠르고, 조금 덜 빠르고 이런 차이가 있고, 또 방망이를 아마추어에서 얘는 3할 치고 얘는 2할 5푼 친다고 그런 차이가 있지만, 여기와서는 멘탈이 좋은 애가 앞질러요. 진짜 특출한 스타급 빼놓고는 그런 선수들이 앞질러요."


이="많은 선수들이 앞으로 더 좋은 연습을 하면서 또 좋은 팀에 스카우트 될 수 있게, 내년 이후 지명 대상 선수들한테 조언을 한 마디만 해주신다면 어떤 얘기를 해주실 수 있을까요?"

정="일단 제가 항상 강조하는 게 기본. 기본에 충실해라. 일단 기본기가 잘 되어있는 선수들을 스카우트들이 좋아해요. 이도형 위원도 아시겠지만 기본기가 안 되어 있으면 아무리 잘해도 별로 매력이 없어 보이잖아요."


이="화려한 플레이보다는 오히려 기본기에 충실하는."

정="네. 기본기에 충실한 걸 좋아하고. 어차피 우리는 선수를 뽑는 데에 있어서 잘하는 선수를 뽑는 게 아니라 앞으로 프로에 와서 잘 할 수 있는 선수를 뽑는 것이기 때문에 그게 달라요. '아니, 난 아마에서 3할 쳤는데 왜 지명 안 되고, 2할 친 애가 지명 돼?' 그건 우리는 아마추어 야구에서 잘하는 애를 뽑는 게 목적이 아니라 프로에 와서 1군 선수가 되어서 1군에서 잘할 수 있는 애를 뽑는 거니까 그 확률을 보고 뽑는 거죠. 그러니까 보는 관점이 달라요. 그렇기 때문에 대학선수 같은 경우는 조금 즉시 전력에 가까운 선수들, 백업이라든지 이런 쪽으로. 고등학교 애들은 대형급이라든지, 아니면 장기적으로 키워볼 선수들, 이런 쪽으로 포커스를 맞춰서 몇 년을 두고 보는 거지. 당장 '아, 얘는 대학에서 3할 5푼 치니까 앞으로 우리 팀에 와서도 잘하겠다' 그렇게 생각을 하는 건 아닙니다. 그러니까 기본에 충실하는 게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제가 항상 강조하는 부분이고요. 두 번째는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해야 됩니다. 선수들이 일단 스카우트들이 와서 보고 할 때 본 수업 열심히 안 하고 꼭 보충수업 열심히 하는 사람들 있잖아요. 본 수업에서 충실히 해야 되는 거죠. 스카우트들이 야구장을 찾는 이유가 관심 있는 선수의 일거수일투족을 보려고 그러는 건데 치고 잘 안 맞아서 1루까지 열심히 안 뛰어? 그럼 그 열심히 안 뛰는 걸 보는 거예요. 이도형 선수가 1루까지 열심히 안 뛰었어. 본인 마음은 이해하지. 너무 좋은 공이 왔는데 그걸 너무 힘이 들어가서 치다 보니까 그게 내야 플라이가 된 거예요. 그럼 그거 내야 플라이 친 거는 친 거고 그 다음 플레이를 해야죠. 그 다음은 열심히 뛰어야죠. 그러다 놓칠 수도 있는 거고. 그런 장면들, 항상 열심히 허슬 플레이 하는 모습이 좋지, 고등학생들이 털레털레 프로 15년차 같은 플레이 하는 모습 보면 좀 실망이 크잖아요. 그런 학생다운 야구들, 그래서 그게 두 번째고. 세 번째는 기본기랑 다음으로 연관이 되어 있는데 예의도 바르고, 학생다운 그런 것도 있고. 용모, 복장도 단정하고."


이="최근 보면 프로야구를 많이 봐서 그런지 프로 선수처럼 행동하는 선수들이 학생야구에서 좀 보이는데 그런 부분도 또 세밀하게 다 관찰하시는 거군요."

정="그렇죠. 그런 것도 다 보고. 옛날에는 일단 야구장에서의 모습 위주로 뽑은 것 같은데 요즘은 야구만 잘하고 멘탈이 갖춰지지 않은 애들이 실패한 사례를 많이 봐왔기 때문에 그런 쪽도 좀 많이 보는 것 같아요."


이="멘탈, 정신적인 부분 또 인성적인 부분 그런 것까지 아주 세밀하게 다."

정="네. 일단 큰 틀에서는 그런 점을 얘기 해주고 싶고, 그것 말고도 여러 가지 많죠.(웃음)"


이="예전에 쓰신 정성주의 스카우트라는 기사도 저희가 참고를 해서 내년도 선수들한테 좋은 정보가 될 수 있도록 전달을 하겠습니다."

정="아까 하나 더 빠졌는데, 사실 복장이나 그런 것은 포괄적으로 되어 있는 것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거랑 맞물려서 될 수 있기 때문에 기본기가 첫째였고. 그 다음에 최선을 다하는, 전력 야구. 어차피 야구장에서 자기가 하는 게 면접 보는 거예요. 면접이나 시험 보는 거예요. 시험이지. 시험이라고 생각하고 해야 되는데 선수들은 보면 조금 안일하게, 한 게임 한 게임을 안일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 게 좀 안타깝더라고요. 그 다음에 뚜렷한 목적이나 자기가 어떻게 되겠다라는 어떤 목적을 갖고 해야지. 그냥 맹목적으로 난 잘해서 프로 선수가 되어서 잘해야지. 이것 보다는 작은 목표, 큰 목표. 진짜 나는 나중에 메이저리거가 되는데 일단은 프로 지명을 받겠다 는 식의.(웃음)"


이="구체적인 장기 목표와 단기 목표가."

정="네. 그렇죠. 그게 있었으면 좋겠는데 선수들이 보면 조금, 어린 선수들이 아직까지 막연하게. 그게 조금. 그래서 큰 틀에서 세 가지 얘기하고 싶어요. 기본기 충실하고, 근성과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 그 다음에 목적의식. 이렇게 크게 세 가지 하면 좋을 것 같아요. 부수적인 것은 학생다운 것. 용모 단정이라든지 그런 것들. 그렇게 당부하고 싶어요."


이="선수들한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정="네. 이렇게 도움이 되어서 진짜 아마추어 선수들도 자꾸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우리나라 프로가 발전하는 것 아니겠어요? 아마추어 선수들이 좋은 선수들이 자꾸 배출되고, 좋은 선수들을 또 많이 뽑아서 프로에서 키우고 하면 우리 한국 프로야구가 발전하는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정리=김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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