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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별 재난기본소득 지급…대상도 금액도 '제각각'

입력 2020-03-25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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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실 코로나 사태가 길어지면서 당장 일거리도 없어지고 그러다 보니 소득이 없고 또 그러다 보니 월세도 제대로 내기 힘들고 생필품 구입도 힘든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이름이 무어든 직접 긴급 생활비를 주민들에게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경기도가 광역단체로는 처음으로 도민 1인당 10만 원씩을 전부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다른 지자체도 관련 정책을 추진 중인데 누굴 대상으로 할지, 액수는 얼마가 적절한지 공방도 적지 않습니다. 어느 지자체는 주고, 어디는 안 주고 이것도 형평성 시비가 일 소지가 있어 보이죠. 관련 소식, 신혜원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송한준/경기도의회 의장 :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지급 조례안을 표결하겠습니다. 재석의원 123명 중 찬성 123명으로 의사일정 제2항은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경기도가 다음 달부터 도민 1인당 10만 원씩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소득수준 등을 감안한 선별적 지급이 아니라 천만 명이 넘는 경기도민 전체가 대상입니다. 1인당 10만 원씩, 그러니까 4인 가구는 40만 원을 받을 수 있고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사용기한이 3개월인 지역화폐로 지급합니다.

[이재명/경기지사 : 여러 가지 논란들이 있지만 재난기본소득은 가장 유용한 수요를 창출하고 확대하는 경제정책으로 역사적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국가적 차원의 기본소득 논의에 있어서 단초가 되리라 확신합니다.}]

경기도 거주자로 등록된 사람은 1364만여 명입니다. 1인당 10만 원씩이니까 필요한 재원이 모두 1조 3천 642억이죠. 경기도는 재난 관리기금과 재해구호기금, 지역개발기금 등으로 모은 자체 예산을 사용하겠단 입장입니다. 

또 앞서 말했지만, 경기도민이면 재산과 소득에 관계없이 다 주겠다고 했습니다. "부자들은 빼고, 어려운 사람 더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에 이재명 지사는 "사회의 재정 기여자들을 제외하는 것이야말로 정치고 포퓰리즘, 그야말로 과거의 생각"이라고 답했습니다.

[이재명/경기지사 (어제) : (선별 지급은) 고액 납세자에 대한 이중차별인 데다가 선별 비용이 과다한 점, 미성년자도 세금을 내는 도민이고 소비지출 수요는 성인과 다를 바 없다는 점에서…]

경기도뿐이 아닙니다. 주로 여당 소속 지자체장이 있는 곳을 중심으로 관련 정책이 우후죽순 나오고 있는데요. 지금 이 표를 보시면 지자체별로 지급 대상도, 금액도 전부 다 제각각입니다. 경기도는 도민 전체, 서울, 경남은 중위소득 100% 이하 부산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대상입니다. 액수도 경기도는 인당 10만 원, 서울은 가구당 30에서 50만 원 꽤 차이가 있죠. 명칭도 '기본소득', '긴급생활비' 다 다르고요. 

특히 같은 광역단체 내 시민들조차 지원받는 금액이 차이 나는 경우가 있는데요. 경기 여주시가 경기도와는 별도로 재난기본수당 1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모든 여주 시민은 다른 경기지역 시·군민과 달리 1인당 총 20만 원의 재난기본수당을 받게 됩니다. 이렇게 지자체별로 제각기 추진되다 보니까 형평성 논란 등 혼선이 빚어질 우려도 나오는데요. 때문에 중앙 정부가 기준을 마련해서 불필요한 논란을 방지해야 한단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제2차 비상경제회의 (어제) : 다음 3차 회의에서는 실효성 있는 생계 지원 방안에 대해 재정 소요를 종합 고려하여 신속한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준비해 주기 바랍니다. 코로나19 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는 국민입니다.]

청와대 기류는 소득 하위계층 등 '필요한 곳'에 우선 지원하는 방식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국민 모두에게 지급하는 재난기본소득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을 거듭 밝힌 바 있는데요. "실제 사용처가 없는 상태에서 돈을 푸는 '엇박자 정책'이 될 가능성도 지적된다"며 "급하더라도 재정·세제·금융 패키지, 지역경제 회복지원 그리고 금융안정까지 전략적 대응이 피해를 최소화하는 길"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재원 마련 측면에서도 청와대는 '더 논의해봐야 한다'는 입장인데요. 물론 신중할 수밖에 없지만 지자체 간 혼선을 막기 위해서 선제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줬다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은 남습니다. 

마지막으로요. 지금 거론되는 재난기본소득은 엄밀하게 사전적 의미의 '기본소득'과는 다른 개념입니다. 기본소득은 보편성과 지속성이 특징인데 지금 거론되는 건 위기상황에서 경제를 살리고 보호하는 한시적인 '긴급 구호자금'에 가깝습니다. 두 개념을 구분해서 본다면 일각의 소모적인 정쟁은 피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관련 얘기 들어가서 좀 더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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