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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행정장관 "중앙정부의 인내심 시험하지 마라"

입력 2014-10-21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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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행정장관 "중앙정부의 인내심 시험하지 마라"


홍콩 렁춘잉(梁振英) 행정장관은 정부와 시위대의 대화를 앞두고 외신과의 공동인터뷰에서 이번 시위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표명했다.

21일 중국 관차저왕(觀察者網)에 따르면 전날 렁 장관이 파이낸셜 타임스(FT), 뉴욕 타임스(NYT), 월 스트리트 저널(WSJ) 등 외국 주요 일간지들과의 공동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가 지금까지 선거제도 개혁을 둘러싼 홍콩 소요 사태에 개입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은 행운이며 시위대는 중국 정부의 인내심을 시험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렁 장관이 시위 사태 이후 외신과 공식 인터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우리가 홍콩에서 하는 것과 중앙정부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혹은 생각할지도 모르는 것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면서 "지금까지 중앙정부는 홍콩 정부에 이번 사안을 처리하도록 허용했다"고 역설했다.

이어 "우리는 이런 방식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해야 한다"며 "이런 어려운 시기에 나(행정장관)에게 도전하고, 홍콩 정부에 도전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으며 홍콩의 높은 수준의 자치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렁 장관은 홍콩특별법에서 언급한 '광범위한 대표권'이란 숫자적인 의미가 아니라 홍콩의 모든 분야의 이익을 대표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며 단순히 숫자적인 대표라면 월 급여가 1800달러(약 190만원)에 못미치는 홍콩 인구 절반을 차지하는 가난한 노동자 계급이 대표권을 가져야 함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때문에 시위대의 요구를 수용하면 빈곤층이 선거 과정에서 힘을 얻게 되며 결국 이는 광범위한 대표권이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지명위원회를 통해 중앙정부의 선별 과정을 거친 행정수반만이 홍콩을 복지도시로 만들수 있고, 경제 불평등을 해소하는 비지니스 친화적인 정책을 펼칠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정부는 지명 과정이 어떻게 변하든 최종 승리자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를 한 언론들은 이런 발언에 관련해 "일반 대중이 홍콩을 잘 통치할 수 있을 것으로 신뢰할 수 없다는 홍콩 엘리트의 시각을 반영한 것"이며 "홍콩 정부의 시스템이 부자들에게 유리하게 돼 있다고 비난하고 있는 사람들을 분노하게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렁 장관은 후보지명위원회 구성에서 학생들이 수용 가능한 타협안이 있을 수 있다면서 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식을 현 홍콩 행정장관 선거위원회처럼 각계 대표로 구성된 1200명으로 선출하는 것이 홍콩 정부의 현 구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대화는 '협상'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며 학생들이 어떤 주장을 하는지 듣어보고 싶다고 했다.

아울러 홍콩의 심각한 빈부 격차와 높은 부동산 가격에 대한 학생들의 좌절을 이해한다면서 문제점을 잘 해결하는 정책을 펴겠다고 약속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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