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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설명서] '80번 차단되고 81번 문 여는' 불법 웹툰 사이트들…1주일용 불법 사이트 성행

입력 2020-11-15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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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설명서] '80번 차단되고 81번 문 여는' 불법 웹툰 사이트들…1주일용 불법 사이트 성행

"만화 한 편 보는데 200원이 부담스러워서…"
"친구들이 공짜로 볼 수 있다고 알려줘서…"

이렇게 무심코 이용하는 불법 웹툰 사이트는 오늘도 계속 생겨나고 있습니다.
 
[취재설명서] '80번 차단되고 81번 문 여는' 불법 웹툰 사이트들…1주일용 불법 사이트 성행

이 불법 웹툰 사이트 주소 뒤에 81이라는 숫자가 적혀 있었습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80번 차단했는데 81번 문을 열었다는 의미입니다.

방송 후 며칠이 지난 지금은 85로 바뀌어 있습니다.

그 사이 4번을 더 차단했고 85번째 문을 연 겁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국내 웹툰을 유통하는 6개 회사에서 만든 웹툰 불법유통 대응 협의체(이하 협의체)에선 이렇게 설명합니다.

저작권 침해 사이트 차단 권한을 갖고 있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는 일주일에 두 번 불법 사이트 여부를 심사합니다.
 
[취재설명서] '80번 차단되고 81번 문 여는' 불법 웹툰 사이트들…1주일용 불법 사이트 성행

금요일 저녁에 불법 도메인을 만든다면 그 다음주에야 심사를 받게 됩니다.

문제는 불법 사이트를 운영하는 이들이 이 사실을 잘 알고 이용한단 겁니다.

'일주일짜리' 불법 도메인을 만들고 방심위가 차단하면 또 새로운 도메인을 만드는 식입니다.

올 상반기 방심위가 차단한 새 불법 웹툰 사이트는 112개, 차단 뒤 주소만 바꾼 사이트는 3767개입니다.

미처 차단못한 사이트는 훨씬 더 많습니다.

피해는 웹툰 작가와 웹툰 서비스 업체가 고스란히 감당하고 있습니다.

2년 전 적발된 불법 웹툰 사이트와 소송을 이어가고 있는 김동훈 작가의 이야기입니다.
 

작가님들의 노력이 아무 가치가 없어지는 거예요.

 
[취재설명서] '80번 차단되고 81번 문 여는' 불법 웹툰 사이트들…1주일용 불법 사이트 성행

며칠 밤을 새서 만든 작품이 몇 시간만에 불법 웹툰 사이트에 무료로 풀려버리는 겁니다.

수입이 6분의 1로 줄어든 작가도 있습니다.

허탈함과 우울증에 시달리는 작가들도 많습니다.

"정말 이제 극단적인 선택까지 생각할 정도로 그렇게 심각하신 분도 한 분 계셨고."
 
[취재설명서] '80번 차단되고 81번 문 여는' 불법 웹툰 사이트들…1주일용 불법 사이트 성행

몰래 빼돌린 작가들의 창작물은 도박이나 성인물 사이트에 끌어들이기 위한 미끼로 이용됩니다.

불법 웹툰 시장 규모는 가늠하기도 어려운 수준입니다.

최근 1년 간 한국어로 된 불법 웹툰사이트 23곳은 326억 페이지뷰를 기록했습니다.

국내 합법 웹툰 사이트 전체의 페이지 뷰와 맞먹습니다.

지난 2018년 정부 합동 단속으로 적발한 불법 웹툰 사이트 '밤토끼'의 3배가 넘는데 당시 피해액은 1조8600억여원이었습니다.

해외까지 따지면 피해는 훨씬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협의체는 국내 불법 사이트를 신속하게 차단하는 일부터 서둘러야 한다고 말합니다.

방심위 심사를 일주일에 두 번이 아니라 매일 해야한단 겁니다.
 
[취재설명서] '80번 차단되고 81번 문 여는' 불법 웹툰 사이트들…1주일용 불법 사이트 성행

'만화의 날'이었던 지난 3일, 문재인 대통령은 웹툰이 그려진 마스크를 쓰고 K웹툰의 높아진 위상을 이야기했습니다.

이제는 그 위상에 걸맞은 저작권 보호 대책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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