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러는 사이, 의료 공백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5대 병원 중에서도 수술 일정을 절반 넘게 미루거나, 외래 환자는 아예 받지 못하는 곳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당장 항암치료를 받고 있던 암 환자마저 갑자기 치료가 연기됐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환자들은 망연자실해 하며 다시 병원으로 돌아와 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서준석 기자입니다.
[기자]
유길환 씨는 사흘 전 병원으로부터 갑자기 전화를 받았습니다.
의사 파업으로 인해 오늘(29일) 받기로 한 항암 치료가 2주 뒤로 연기됐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유길환 씨 : 환자들은 하루 한시가 급한데…파업을 하고 있으니깐 굉장히 답답하죠. 화가 나기도 하고.]
유씨는 3년 전 신장암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해 신장 제거 수술을 받고 항암 치료를 이어가며 버텼지만, 암은 뇌와 폐로 전이됐습니다.
뇌에 있는 암세포는 수술을 받았지만, 폐로 번진 암은 반드시 항암 치료를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유길환 씨 : 환자들을 생각하지 않는 처사라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일단은 환자들이 우선이라고…제 입장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2주 뒤 치료를 받을 수 있을지도 불투명합니다.
전공의와 전임의 대부분이 사직서를 작성해 제출을 앞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게다가 다음 달 7일부터는 의사들의 무기한 총파업이 예정돼 있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과 암 환자 커뮤니티에는 수술이 밀린 암 환자들의 사연과 함께 의사들에게 "다시 병원으로 돌아와 달라"는 글이 올라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