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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 지진 발생한 줄" 광주 옹벽 붕괴 현장 아수라장

입력 2015-02-05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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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 지진 발생한 줄" 광주 옹벽 붕괴 현장 아수라장


"쾅하는 굉음과 함께 옹벽이 순식간에 무너졌어요"

5일 오전 옹벽이 무너져 수십대의 차량이 깔린 광주의 한 아파트. 장마철 산사태를 맞은 듯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이날 오전 3시50분께 광주 남구 봉선동 모 아파트 뒷편 높이 30m가량의 옹벽이 무너졌다.

전체 길이 200여m 가운데 20여m가 무너진 이 사고로 옹벽 콘크리트와 토사가 바로 아래 주차된 차량 50여대를 덮쳤다. 이 중 10여대가 매몰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를 입은 차량은 새벽 시간대 아파트와 10m 가량 떨어진 빈 공간에 주차돼 있어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파트 인근 제석산에서 흘러내리는 토사를 막기 위해 설치된 15m 높이, 30m 길이의 옹벽은 철근이 드러날 정도로 종잇장처럼 찢겨졌다.

육안으로 식별이 가능한 차량 10여대도 무너진 옹벽에 눌려 대형 사고를 당한 것처럼 일그러졌으며, 차량 안 까지 토사가 흘러들어가 있었다.

굉음을 내며 옹벽이 무너지자 아파트 주민 300여명은 옷가지도 제대로 챙기지 못한 채 인근 초등학교로 긴급 대피했다.

최초 신고자는 "지진이 난 것처럼 큰 소리가 났다"며 "놀라서 관리사무소에 알리고 긴급 대피 방송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옹벽이 무너진 앞동 7층에 사는 박모(60·여)씨는 "우르르쾅하는 소리가 나 잠에서 깨 복도로 나가보니 옹벽이 순식간에 무너졌다"며 "아파트까지 덮치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10분 뒤 옹벽 가운데 부분이 또 무너져 내렸고 2시간 뒤에도 쾅하는 소리가 났다"며 "3번째 쾅하는 소리를 들었을 땐 불안해 집에서 뛰쳐나왔다"고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같은 동 9층에 사는 김모(52·여)씨도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김씨는 "우지직하는 소리를 듣고 밖을 보니 아들의 승용차가 토사에 깔리고 있어 경악을 금치 못했다"면서 "가족들을 깨워 인근 초등학교로 황급히 대피했지만 추위에 떨어야 했다"고 전했다.

주민 이모(50·여)씨는 "지난해 여름에 비가 많이 오면 옹벽 배수관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났다"며 "밤새 내린 눈으로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아 무너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의 옹벽은 지난 1993년 건설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중장비 수십대를 동원해 무너진 콘크리트와 토사를 정리하는 한편 2차 붕괴에 대비, 사고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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