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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에게 이 사진을 보여주시오" 우크라 6살 아이의 비극

입력 2022-03-01 13:30 수정 2022-03-0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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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공격으로 희생된 6살 소녀.〈사진-연합뉴스/AP〉러시아 공격으로 희생된 6살 소녀.〈사진-연합뉴스/AP〉
"이 사진을 푸틴에게 보여주시오"

우크라이나 의료진이 한 외신 기자에게 한 말입니다. 이 기자가 찍고 있었던 사진은 6살 소녀. 지난달 27일 러시아의 공격으로 희생됐습니다. 부모가 소녀를 데리고 병원으로 왔고, 의료진은 그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하지만 소녀는 깨어나지 못했습니다.

울고 있는 소녀의 어머니.〈사진-연합뉴스/AP〉울고 있는 소녀의 어머니.〈사진-연합뉴스/AP〉
지난달 28일(현지시간) AP 통신은 우크라이나 동부 항구도시인 마리우폴에 사는 이 소녀의 이야기를 보도했습니다. 소녀는 동네 슈퍼마켓에 갔다가 변을 당했습니다.

공개한 사진을 보면 병원에 도착한 소녀의 상태는 좋지 않습니다. 얼굴은 창백하고 괴로운 모습입니다. 옷에는 피가 묻어 있습니다. 옆에는 소녀의 아버지가 피투성이가 된 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앉아 있습니다. 어머니는 구급차 밖에서 울면서 이를 지켜봤습니다.

응급실로 옮겨지는 소녀.〈사진-연합뉴스/AP〉응급실로 옮겨지는 소녀.〈사진-연합뉴스/AP〉
의료진은 소녀를 응급실로 옮겼습니다. 의사와 간호사들은 소녀를 살리기 위해 애썼습니다. 심폐소생술을 하고 제세동기를 장착했습니다. 눈물을 보이는 의료진도 있었습니다.

응급실 입장이 허용된 외신 기자에게 한 의료진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푸틴에게 이 모습을 보여주시오. 아이의 눈, 그리고 울고 있는 의사들 말입니다."

모두의 간절함에도 소녀는 끝내 눈을 감았습니다. 그녀가 입고 있던 옷에는 상상 속 동물로 불리는 '유니콘'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행운을 의미하기도 한다는데, 소녀의 현실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소녀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의료진들.〈사진-연합뉴스/AP〉소녀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의료진들.〈사진-연합뉴스/AP〉
이처럼 우크라이나에선 어린이 사망자가 늘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군사시설뿐 아니라 민간지역에도 공격을 가하면섭니다. 유치원과 학교 등에서도 피해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달 27일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지금까지 민간인 352명이 숨지고 1684명이 다쳤다고 밝혔습니다. 사망자 중 14명은 어린이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번 침공에서 공식적으로 처음 확인된 어린이 희생자는 수도 키예프에 사는 초등학교 4학년 폴리나입니다.

 첫 공식 확인된 어린이 사망 사례인 초등학교 4학년 폴리나.〈사진-페이스북〉 첫 공식 확인된 어린이 사망 사례인 초등학교 4학년 폴리나.〈사진-페이스북〉
지난달 26일 가족과 함께 차를 타고 키예프를 빠져나가던 중 러시아의 총격을 받았습니다. 부모님과 폴리나는 숨졌고, 두 명의 동생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볼로디미르 본다렌코 키예프 부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폴리나의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분홍색으로 머리카락을 염색한 폴리나는 카메라를 향해 웃고 있습니다.

외신은 러시아의 무차별 침공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한 매체는 위에서 언급된 6살 소녀의 모습을 보며 2015년 터키 해변에서 숨진 채 발견된 3살 시리아 난민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습니다.

가디언은 "우크라이나 아이들이 죽음과 트라우마에 휩싸였다"며 "당장 멈춘다고 해도 아이들은 전쟁으로 인한 공포에 큰 상처를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러시아가 더 잔혹한 전술을 펼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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