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왜 메르스를 초기에 진정시키지 못하고 장기화됐을까요? 방역당국의 무능력을 꼽고 있습니다. 질병관리본부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그럴 수 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가 있었습니다. 전면적인 개혁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이어서 황수연 기자입니다.
[기자]
[양병국/질병관리본부장 (지난달 21일) : 방역 시스템을 최대한 동원해서 다른 나라처럼 잘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의사 출신 질병관리본부장의 호언장담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조직과 인력의 총체적 부실로 제구실을 못하면서 대응에 줄줄이 실패하게 된 겁니다.
질병관리본부 내 병원 감염을 전담할 부서가 전무한 데다, 조직의 수장인 본부장이 1급에 불과해 병원 봉쇄나 격리 등 타 부처 협조가 필요한 선제조치에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예산 부족으로 정규직 연구원을 뽑지 못해 전 직원의 60% 이상이 비정규직으로 채워진 점도 문제였습니다.
이처럼 질병관리본부가 제역할을 못하자 이내 사령관의 역할은 복지부로 넘어갔지만, 복지부도 총대를 메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경제학을 전공한 연금 전문가 장관이 이끄는 조직 내에서 의사 출신은 3%도 안 되는 18명에 불과합니다.
전체 예산에서 보건 분야 비중은 18%에 그치고 그나마 건보 예산을 빼면 4%에 불과합니다.
사실상 보건은 없고 복지만 남은 겁니다.
때문에 보건의료를 전담으로 하는 보건부를 따로 떼어 내거나 최소한 질병관리본부를 외청으로 분리해 전문인력과 예산을 확보해야 한단 지적이 나옵니다.
[박은철 교수/연세대 보건대학원 : 일본·프랑스 정도만 복지하고 보건이 합쳐져 있고요. OECD 34개 국가 중 27개 국가는 다 보건부가 독립돼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