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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부터 웬 클래식 공연…조성진, 공연장 풍경도 바꿨다

입력 2016-02-02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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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부터 웬 클래식 공연…조성진, 공연장 풍경도 바꿨다


대낮부터 웬 클래식 공연…조성진, 공연장 풍경도 바꿨다


쇼팽 콩쿠르 한국인 첫 우승자인 피아니스트 조성진(22)이 클래식음악 공연 풍경을 바꾸고 있다.

2일 낮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로비. 보통 때면 한산할 이 곳으로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오후 2시 이곳 콘서트홀에서 '제17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자 갈라 콘서트'가 펼쳐진다. 한국에서 이 콩쿠르의 갈라 콘서트가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오후 8시 공연만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50분 만에 2500석이 모두 팔려나갔다. 표를 구하지 못한 이들의 공연 문의가 쇄도, 공연기획사 크레디아와 주최측은 오후 2시 공연을 추가했다. 오후 2시 공연의 2500석도 35분 만에 매진됐다.

클래식음악 공연이 50분, 35분 만에 매진된 상황에 클래식계는 경이롭다는 반응까지 내놓고 있다. 한국에서 열린 클래식 공연 중 가장 강력한 티켓 파워를 자랑한 무대는 러시아 피아니스트 예프게니 키신의 공연이다. 키신이 2006년 4월8일 예술의전당에서 펼친 첫 내한 공연은 약 한 달 전 매진됐고, 2009년 1월8일 두 번째 내한공연은 5시간 만에 매진됐다. 지난해 3월 세 번째 내한공연은 재작년 11월 1주 만에 표가 모두 팔렸다.

주말이나 공휴일이 아닌 화요일 오후 2시에 클래식 공연이 열리는 것은 이례적이다. 최근 'JYJ' 멤버 김준수가 나오는 뮤지컬 '드라큘라' 정도다. 하지만 뮤지컬 낮 공연은 한류 관광객 때문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쇼팽 갈라콘서트에 대한 관심은 놀라울 정도다.

공연뿐 아니다. 유니버설뮤직이 세계적인 클래식 레이블인 도이치그라모폰(DG)을 통해 발매한 '2015 쇼팽 콩쿠르 우승 앨범'은 1주 만에 5만장이 완판됐다. 보통 국내외 클래식 연주자는 1000장, 유명 연주자는 2000장 정도의 초도 물량을 찍는다. 5만장은 무려 20배에 가까운 수치다. 10만장 판매를 목전에 두고 있다.

조성진의 쇼팽 콩쿠르 우승 이후 클래식은 특히 젊은층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날 공연장에도 젊은이들이 부쩍 늘었다. 힘겨운 티케팅을 뚫고 온 터라 안도감과 함께 설렘으로 가득했다. 대학생 박은지(25)씨는 "조성진씨가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이후 그에게 큰 관심을 갖게 됐다"며 "집중력 있게 연주하는 모습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본래 클래식 음악에 관심이 있었는데 조성진씨 때문에 더 늘었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버스를 타고 올라왔다는 대학생 박소은(22)씨는 "원래 쇼팽에 관심이 있었는데 조성진씨 우승 이후 더 큰 관심을 갖게 됐다"며 "연주할 때 주변을 신경 쓰지 않고 연주에만 집중하는 모습으로 클래식 음악에 대한 매력을 더 알게 됐다"고 전했다.

앞서 인터넷에는 이날 연차를 내고 쇼팽 갈라콘서트를 보러 간다는 글들이 속속 올라왔다. 직장인으로 보이는 청중도 많았다. 어느 회사원은 "조성진씨 연주를 직접 듣고 싶어 시간을 힘들게 냈다"며 웃었다.

조성진 인기에는 남녀노소 구분도 없다. 경기 일산에서 왔다는 50대 중반의 여성 여모씨는 오후 2·8시 공연을 모두 본다. 여씨는 "티켓 예매가 힘들어 혼자 왔다"며 "조성진씨의 팬은 아니었는데 콩쿠르 우승 후 대단한다는 생각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조성진은 전날 "나로 인해서 클래식 음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클래식 연주가에게는 정말 좋은 소식이 아닐까 싶다. 정말 기쁘게 생각하고 있고, 앞으로도 클래식 음악에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바랐다. 이날 연주에 대해서는 "콩쿠르가 끝나고 첫 한국 무대이니만큼 기대되고 긴장되고 설렌다"고 말했다.

조성진이 한국을 찾은 건 지난해 10월 쇼팽 콩쿠르 우승 이후 처음이다. 약 1년 만이기도 하다.

한편 이날 쇼팽 콩쿠르 갈라 콘서트는 오후 2시 공연과 오후 8시 공연이 다른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오후 2시 공연을 조성진은 쇼팽 녹턴 13번, 쇼팽 환상곡, 쇼팽의 영웅 폴로네이즈 등 콩쿠르에서 호평을 받은 곡들로 채운다. 오후 8시 공연에서 조성진은 결선에서 우승할 때 연주한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을 들려준다.

조성진을 비롯해 샤를 리샤르 아믈랭(2위), 케이트 리우(3위), 에릭 루(4위), 이케 토니양(5위), 드미트리 시쉬킨(6위)까지 모든 입상자가 출연한다. 야체크 카스프치크가 지휘하는 바르샤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협주곡에서 힘을 보탠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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