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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김병현은 불편했고, 류현진은 편한 것은?

입력 2013-02-23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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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김병현은 불편했고, 류현진은 편한 것은?


"편할 것 같다."

지난해 6월 5일 대구구장. 심판은 박찬호(40·전 한화)에게 보크를 선언했다. 주자가 있는 상태에서 투구판에 발을 딛은 채 공을 놓쳤다는 것이 이유였다. 박찬호는 '투구 동작 전'이라고 주장했지만 심판은 "투수판을 밟으면 무조건 투구동작"이라고 설명했다. 같은달 26일 두산전에서는 김병현(34·넥센)이 보크를 범한 것이 아니냐는 판정을 받았다. 1루에 주자가 있는 상태에서 세트포지션의 축이 되는 오른발을 살짝 뗐다가 다시 밟고 던지는 것이 주자를 현혹한다는 주장이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해외에서 뛰다가 한국프로야구를 처음 경험했다는 것이다. 2011년 오릭스(일본)에서 뛰던 시절에도 보크로 곤혹을 치른 박찬호는 "야구 문화의 차이"라고 말했다. 일본이나 한국이 미국보다 보크에 대해 엄격하다는 이야기였다.

한국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최초의 선수 류현진(26·LA다저스)은 정반대의 경험을 했다. 그는 14일 애리조나 글렌데일 다저스 스프링캠프에서 견제구 훈련을 한 뒤 "릭 허니컷 다저스 투수코치와 견제동작을 얘기했다. 한국과는 조금 다른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편할 수 있다"고 했다. 류현진은 "1루 견제를 할 때 (발의 방향과 디딤발 위치가) 한국보다 차이가 나도 보크를 주지 않는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야구규칙 8.05 (c)에 따르면 투수판을 딛고 있는 투수가 베이스에 송구하기 전 발을 똑바로 그 베이스로 내닫지 않으면 보크가 선언된다. 왼손투수들이 투구를 할 때는 발 모양을 홈플레이트 쪽을 향해야 하며, 1루 견제를 할 때는 발이 1루 쪽으로 향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투수들은 주자에게 혼동을 주기 위해 디딤발 위치를 홈과 1루 쪽의 사이로 내딛거나 홈플레이트 쪽으로 약간 발을 기울이면서 1루에 견제구를 던기지도 한다. 자연히 외국인투수나 해외에서 뛰다 한국으로 돌아온 선수들은 까다롭다고 느끼기 십상이다. 실제로 2011년 KIA에서 뛴 좌완 트레비스는 디딤발 위치 때문에 여러 차례 보크를 지적당하자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보크의 경우 '편한' 룰이 적용되지만 류현진도 야구 문화의 차이를 배워가는 것이 중요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류현진은 "견제를 할 때 축으로 삼은 왼쪽 다리가 투수판에서 떨어져도 메이저리그 심판들은 보크 판정을 잘 내리지 않는다더라"며 "2루 견제 때도 공을 천천히 던지더라도 견제를 하는 동작은 빨리 해야한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한국에서보다 좀 더 적극적으로 1루 주자 견제를 시도할 것 같다"는 의지도 밝혔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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