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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 안 드는 부위만 골라"…구미 K대학교 경호학과 군기잡기 '논란'

입력 2016-09-28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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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구미 K대학교 경호학과에서 가혹 행위 등 과도한 군기잡기가 횡행했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고 있다.

이 학교의 군기잡기 실태는 지난 22일 학생 2명이 구미경찰서에 3·4학년 학생이 1·2학년 학생 90여명을 교내 체육관으로 불러들여 엎드려뻗쳐를 시키는 등의 가혹 행위를 했다고 고발하며 수면 위에 드러났다.

28일 K대학교 경호학과 학생이라고 밝힌 익명의 제보자에 따르면 이 과의 학생들은 밝은 반바지와 치마, 나시(팔이 없는 상의), 샌들 착용 금지 등의 복장 규제를 받았다.

선배와의 대화 말끝에는 군대식 어투인 '다·나·까'를 사용해야 했다.

전화를 걸 때는 "선배님 안녕하십니까. ○○학번 ○○○입니다. 통화 가능하십니까"라고 물어야 하고 전화의 끝맺음은 후배가 먼저 하면 안 된다.

불시에 이뤄지는 강제집합도 빈번히 이뤄졌다.

집합은 주로 유도장과 합기도장에서 이뤄졌으며 기합을 받는 날은 선배들이 증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 내부에 설치된 CCTV 화면을 일부러 다른 방향으로 돌리고 얼차려(기합)를 가했다.

이때 학생들은 바닥에 머리를 대고 엎드려뻗치는 기합은 물론 무릎을 꿇은 상태로 폭언과 욕설을 들어야만 했다.

또 그는 "예전에는 죽도로 엉덩이를 때렸지만 요즘은 멍이 남으면 폭행이 들통난다며 주먹으로 상대적으로 멍이 안 드는 허벅지 등을 때렸다"고 주장했다.

이 과의 학생들은 음식도 마음껏 먹지 못했다. 길을 걸어다니면서 음식을 먹는 것도 선배로부터 제약됐기 때문이다. 한여름에 음료수 음용도 제지당했다.

또 수강 신청도 조교실에서 시간표를 맞추면 그대로 따라야 했고, 개인적 사유로 과목을 변경하면 선배들의 폭언이 이어졌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경찰 조사가 실시되자 지난 26일 해당 학과의 교수들이 학년별로 학생들을 모아 "일 더 크게 만들지 말고 여기서 끝내자"며 입단속을 시킨 것.

이에 대해 대학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더 이상 할 이야기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논란은 쉽사리 수그러들 분위기 아니다. 빈번하게 일어난 과도한 군기잡기로 학생들의 원성이 곪을 때로 곪은 상태기 때문이다.

한편 해당 학과는 지난 2014년에도 여선배 3명이 후배를 때려 모두 퇴학 조치됐었다.

또한 올해 초에는 신입생의 학부모가 학교로 지나친 얼차려에 대해 항의해 학생회 측에서 한차례 사과한 바 있지만 여전히 군기잡기는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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