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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옹벽에 떨고 범죄에 떨고…불안한 주택가

입력 2015-04-14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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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14일) 밀착카메라는 인천의 주택가 두 곳을 갔습니다. 한 곳은 금방이라도 무너질 위기에, 다른 한곳은 범죄와 방화의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와 지자체가 내놓은 대응을 보면, 이런 걸 대응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김관 기자입니다.

[기자]

인천 남구의 한 공사장입니다. 이 공사장 옆에는 이런 옹벽이 설치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 옹벽이 점차 앞으로 쏠려가면서 기울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이런 옹벽 바로 위에 주민들이 살고 있는 빌라가 있다는 겁니다.

이곳 주민들은 이런 위험을 끌어안고 오늘도 살아가고 있는 건데, 별다른 조치는 취해지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왜 그런 걸까요. 지금부터 확인해 보겠습니다.

이 빌라엔 45가구가 살고 있습니다.

그 아래 옹벽은 길이 27m, 높이 3m 규모입니다.

이렇게 측면으로 와 보면 심각성을 더 잘 알 수 있습니다. 아래서부터 위로 쭉 올라와보면 기존 옆에 있던 옹벽과 쏠려 있는 옹벽이 얼마나 기울어져 있는지 잘 알 수 있는데요, 무려 약 40cm나 기울어져 있는 거라고 합니다. 그래서 틈에는 제 손이 이렇게 다 들어갈 정도고 무성하게 나 있는 잡초가 빠져나와 있습니다.

이 옹벽은 정밀안전진단 결과 최하등급인 E등급이 나왔습니다.

언제 무너져내릴지 모르는 수준입니다.

[빌라 주민 : 가스배관도 저쪽에서 이쪽으로 옮기고요. 몇 년 됐어요. 불안해서, 가스배관 터질까 봐요.]

다가오는 장마철이 더 큰 문제입니다.

[양성환/인천대 도시건축학부 교수 : 지금은 흙의 압력만 작용하지만, 비가 오면 수압이 같이 작용하니까 장마철 되기 전에 조치를 취해야죠.]

구청이 책정한 보강 공사비는 약 1억 7천만 원.

현행법상 공사비의 25%는 주민이 부담해야 합니다.

한 가구 당 백만원 정도 내야 하는데 주민 대다수는 독거노인이나 저소득층입니다.

[빌라 주민 : 나 15년 살았거든, 고쳐야지. 난 그걸 원해. 그런데 노인이라서 (공사비를) 낼 수가 없어.]

구청 측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정재호/인천 남구청 건축관리팀장 : 주민들 협조가 잘 안 이뤄지고 있습니다. 주민들 대표가 구해져서 빨리 옹벽 보강이 되었으면…]

1940년대 만들어진 인천 부평구의 한 주택가.

당시 일제가 미쓰비시중공업 군수공장을 인부 합숙소로 만든 곳입니다.

지붕상태를 보기 위해서 위로 올라와 봤습니다. 이쪽 편을 보면 중간중간 기와가 다 뜯어져 나가서 안쪽의 모습이 훤하게 들여다 보일 정도입니다.

반대편을 보실까요. 지난 2009년 이후엔 사용이 전면 중지된 석면 슬레이트 지붕을 아직 쓰고 있고, 그나마 일부는 이렇게 조각조각 나서 바람이 불면 금방 아래로 떨어질 위험도 있습니다.

하지만 70년 넘도록 보강 공사는 한 번도 없었습니다.

전체 80가구 가운데 30가구만 남고 나머지는 폐가입니다.

[인근 주민 : 어디 갈 데가 없으면 이런 데서 불 피우니까. 담배만 피우면 괜찮은데 술도 먹고 이러면 문제가 생기는 거지.]

정부는 이곳을 취약지역 개선사업 대상으로 선정했지만 주민들은 생색내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합니다.

[박경화/주민 : 지붕에 비가 많이 새고, 여기가 우범지역이에요. 지붕 개량하고 도배만 해준다고 하는데, 여기 이거 도배해서 뭐할 겁니까.]

관련법이 미비하다는 이유로, 또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이유로 아직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흉물스러움과 불안함 속에서 하루하루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아직은 외면할 수 없는 바로 우리 주변의 풍경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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